[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좋은 기량을 갖췄는데 성격까지 훌륭하다. KIA 타이거즈의 새 외국인투수 듀오 애런 브룩스와 드류 가뇽(이상 30)의 인성에 구단 관계자들이 엄지를 세우고 있다.
브룩스와 가뇽은 지난달 1일부터 KIA가 스프링캠프지로 낙점한 미국 플로리다 포트마이어스에서 처음으로 팀에 합류해 45일간 몸 상태를 끌어올렸다. 줄곧 미국에서만 야구를 해왔기 때문에 모든 것이 새로웠을 터. 그러나 브룩스와 가뇽은 특유의 친근한 성격으로 팀에 녹아들었다.
캠프 초반에는 사이드암 투수 임기영에게 체인지업 강의도 했다고. 임기영도 체인지업을 던질 줄 알지만 브룩스와 가뇽의 체인지업이 좋다는 말을 듣고 더 업그레이드시키기 위해 먼저 다가섰다. 그러자 브룩스와 가뇽은 거부감없이 오히려 그립잡는 법과 어떻게 던지는지 등 자세하게 알려줬다.
미국으로 날아가 브룩스, 가뇽과 계약한 조계현 KIA 단장은 "선수들이 워낙 성격이 좋다. 오픈 마인드다. 국내 선수들에게 먼저 다가가 장난도 치고, 잘 어울린다. 휴식일에는 국내 선수들과 함께 놀러 다니기도 하더라. 적응력이 아주 좋다. 생활 면에선 전혀 걱정이 안된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투수들의 성격은 지난해와 비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제이콥 터너와 조 윌랜드가 새로 영입됐지만, 예민한 성격 탓에 국내 선수들이 좀처럼 다가가기 힘들었다. 터너는 한승택 등 포수를 제외하곤 다른 선수들과 대화조차 시도하지 않았다는 후문. 부진으로 인해 항상 표정이 어두웠고, 구단 관계자의 인사도 받지 않았다.
무엇보다 의리 덕분에 별다른 문제도 발생하지 않았다. 한국의 코로나 19 확산 탓에 해외 캠프를 마친 뒤 자국으로 돌아가서 개인훈련을 하다 돌아오려는 외국인 선수들이 많았다. 비난할 건 아니었다. 건강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했다. 이런 상황에서 KIA 외인 삼총사는 한국이 더 안전할 것이라는 구단을 믿었다. 그리고 외국인 타자 프레스턴 터커까지 세 명 모두 지난 16일 선수단 귀국 때 한국 땅을 밟았다. 이후 광주로 이동, 17일 휴식 후 18일부터 첫 국내 훈련을 소화했다. 브룩스는 아내와 아이까지 데리고 들어왔다. 헌데 세계보건기구(WHO)의 팬데믹 선언으로 외국인 선수들이 자국에서 출국 금지 등 발목이 잡히는 경우가 발생했다. 때문에 구단을 믿고 국내 선수들과 함께 입국한 외인 선수들과 조기귀국한 외인 선수들은 더 안전한 한국에서 시즌을 준비할 수 있게 됐다.
KIA 분위기는 최상이다. 브룩스와 가뇽의 좋은 성격도 좋은 분위기 형성에 도움이 되고 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