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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종합] '특급 신예' 정지소 "'기생충'→'방법' 연속 성공? 얼떨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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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기생충'의 신화를 만들었던 봉준호 감독에 이어 1000만 영화 '부산행'의 연상호 감독까지, 대작 감독들을 사로잡은 정지소(20)는 대중들도 인정하는 '특급 신예'다.

2012년 드라마 '메이퀸'으로 데뷔한 이후 벌써 7년이 넘었다. 배우라는 직업을 택하고 살아왔던 정지소는 차근차근 자신의 길을 닦아왔고,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눈부신 활약을 보여주는 중이다. 지난해 대한민국 영화계를 휩쓸고,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고, 아카데미영화제에서 작품상을 포함한 4관왕을 달성한 작품 '기생충'의 주역으로도 함께한 정지소는 극중 박사장(이선균)의 딸 다혜 역을 맡아 다소 파격적인 러브라인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 영향으로 제26회 미국배우조합상 앙상블상까지 손에 쥐며 영화계의 블루칩으로 떠오른 바 있다.

'기생충'의 영향으로 '방법'의 출연에도 자연스럽게 기대가 쏠렸다. 정지소는 '방법'에서 소녀 방법사 백소진으로 출연, 엄지원, 성동일, 조민수 등 쟁쟁한 선배 배우들과 어깨를 나란히하며 소름 돋는 연상호 세계관으로 시청자들을 안내했다. 그 결과 오컬트 장르의 드라마 중에서도 높은 시청률인 6%를 돌파하는 동 새 역사를 썼고, 17일 방송된 최종회에서는 6.7%라는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닐슨코리아, 유료가구 전국기준)

정지소는 최근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스포츠조선을 만나 '방법'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정지소는 "시청률이 6%가 넘었다는 사실이 너무 신기했고, 실감이 안 난다"며 "시청률에 대한 감이 전혀 없었는데 그 기준도 몰랐던 상황에서 좋은 시청률이 나오니 많이 놀랐다"고 말했다. 정지소에 대한 연상호 감독과 김용완 감독의 믿음도 상당했다. 그는 "현장에서 제가 힘이 없을 때마다 저에게 해주셨던 말씀이 '나는 지소 씨에게서 소진이만의 힘을 느낄 수 있었다. 그걸 보여달라'고 하셨다. 그 '힘'이 대해 아직 잘 느끼지는 못했지만 현장에서는 최선을 다했다"고 밝혔다.

백소진을 연기하기 위해 정지소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을 상상해서 만들어내야 했다. 그 과정이 쉽지는 않았다고. 그는 "사실 촬영을 하면서 창피하기도 했다. CG로 처리가 되다 보니, 제가 굿을 하는 것도 아니고, 펜같은 것을 들고 눈을 감고 부들부들 떨고 있으면 제가 탄 차를 양옆으로 밀어주거나, 제가 손가락 하나를 잡고 있으면 상대 배우분이 몸을 꺾고 그렇게 만들어 주시니 사실은 좀 창피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제가 굿을 보여드리는 것도 아니고, 정적인 연기를 하고, 심오한 느낌까지 혼자 다 품고 폼은 다 잡았는데 고생은 남들을 시키는 느낌이었다. 그렇게 방송으로 본 그림은 정말 좋았다. '이게 바로 CG라는 거구나'라고 깨달았다"고 설명했다.

옆에서 본 선배들의 연기는 훨씬 더 대단했다는 설명이다. 정지소는 "조민수 선배를 방법하는 신에서, 직접 몸을 비트시고 숨이 안 쉬어지는 것을 직접 표현하고, 목에 핏줄까지 서고 얼굴이 빨개지시는데 '민수 선배도 이렇게 하시는데'하는 마음에 숙연해졌었다. 내가 훨씬 더 몸을 바쳐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거다. 그때 그 장면을 더 신경을 썼고, 대사 한마디 한마디, 보는 눈빛이나 동작에도 심혈을 기울였다"며 조민수에 대한 존경심을 표했다.

또한 성동일의 연기를 보며 '응답하라' 시리즈 속의 개딸과 아버지로 만나고 싶기도 하다는 마음을 드러냈고, 엄지원의 칭찬은 자신을 더 춤추게 만들었다는 귀여운 후기를 들려주기도 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조민수에 대해 "조민수 선배님은 제가 처음에 모두 선배님들이시고, 성동일 선배님, 조민수 선배님, 엄지원 선배님, 정문성 선배님이 이렇게 들어오고 대선배님들이니 정신을 못 차리고 말도 걸지 못하고 섞이지 못하는 편이었는데, 먼저 다가와서 툭툭 말을 하시며 연기적으로 붙어보라고 하셨다. 먼저 더 편하게 해주셨기 때문에 어우러져서 더 잘 찍을 수 있던 거 같다. 선배들과 연기에서 지지말고 더 이기려고 하고, 주고받고, 빼앗아 오려고 하려고 말해준 덕분에 어울릴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하며 고마움을 표현했다.

'기생충'과 '방법'을 거치며 칭찬도 많이 받았지만, 정지소는 "제 연기에 대해서는 다양한 시선으로 봐주시는 분들이 계신 거 같다. 마냥 잘한다고 해주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또 제 연기가 부족하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의 댓글도 봤다"며 "촬영하는 중에는 연기에 대한 평가를 안 보려고 노력했다. 제가 멘탈이 흔들릴까봐 걱정이 되더라. 악플이면 악플대로 제가 무너질 수 있고, 잘한다고 하시면 또 칭찬에 쉽게 들뜰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일부러 안보는 편이었다"고 말했다.

흔들리지 않는 성격 때문일까, '기생충'과 '방법'을 연이어 성공한 뒤에도 여전히 부족함을 느끼고 있다는 그다. 정지소는 대작 감독들과 두 작품을 함께한 소감에 대해 "'기생충'을 찍은 것도 실감이 안 나고, 연상호 작가님과 작품을 함께하게 된 것도 실감이 안 나는데 그때그때 내가 이런 분이랑 작업을 했다는 생각을 하기보다는 본분에 충실하고 있는 중이다"고 겸손한 소감을 밝혔다. 주목받는 신예라는 반응을 받고 있지만, 정지소는 오히려 겸손한 반응을 더 내놓는 중 그는 "주변 친구들이 '아카데미 배우'라고 말하는데도 실감이 안 난다. 친구들이 장난을 치면서 '이런거 다 네이트판에 올려 말아!'라며 장난을 치기도 하는데, 아직은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근 정지소는 미국 배우조합상에서 시상하는 앙상블상을 받으며 트로피의 통관을 기다리는 중이다. 그는 "제 트로피도 있다고 하시는데, 사실 저는 '기생충'에서 다른 배우분들처럼 물 속에서 첨벙첨벙하고, 액션을 하거나 땡볕에서 연기를 하지도 않았다. 저는 꼴에 부잣집 딸이라고 시원한 곳에서 마당을 내려다 보거나 육체적으로 힘든 연기를 한적이 없어서 실감이 나지 않는다. 때문에 이름이 같이 올라가는 것에 대해 어쩔 줄 모르는 마음이 있는 상황이다. 사람들이 저를 많이 알아봐주시고 관심을 많이 보여주신 만큼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실망시켜드리지 않기 위해서 열심히 해서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도 있다"는 포부를 밝혔다.

17일 방송된 12회를 끝으로 종영한 '방법'은 이제 영화 작업과 시즌2를 앞두고 있는 상태다. 정지소는 "영화 대본을 아직 보지는 못했지만, 늘 함께하고 싶은 마음이 당연히 있다. 저를 불러주시고 계속 함께하고자 해주신다면 저는 당연히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정도로 '방법' 시리즈에 대한 애착이 있다"는 마음을 드러냈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