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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물어보살' 투렛증후군 환자 "'아임뚜렛'보고 용기 냈다가 의심만…비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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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윤선 기자] '무엇이든 물어보살' 투렛증후군 환자 이건희 씨의 사연이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9일 방송된 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 투렛증후군을 앓고 있는 이건희 씨가 출연해 고민을 털어놨다.

이날 이건희 씨는 의문의 고함과 함께 등장해 서장훈, 이수근을 의아하게 했다. 알고 보니 이 씨는 음성 틱과 운동 틱을 반복적으로 하는 만성 투렛증후군 환자였다.

5살 무렵부터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이 씨는 과거에는 음성 틱보다 행동 틱이 더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턱으로 쇄골을 반복적으로 때려서 턱과 쇄골이 모두 튀어나오는 후유증이 생기기도 하고, 코피가 날 때까지 코를 친 적도 있다고. 몸 여러 부위에서 증상이 돌아가며 나타났다는 그는 "가장 힘들었던 건 목 꺾임 증상이다. 나는 행동 틱 때문에 목 디스크가 터졌다. 병원에서 틱으로 목 디스크를 만든 사례는 처음 본다고 했다"며 "오랜 논의 끝에 수술해서 목 앞쪽에 티타늄 인공 디스크를 삽입했는데 수술 이후에도 계속 목을 꺾어서 뼈가 으스러져 2차 수술을 했다"고 밝혀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하루 종일 쉼 없이 나타나는 증상 때문에 집에서 쉬지도, 잠을 편하게 자지도 못한다는 이 씨는 "성격이 밝은 편인데도 인생 사는 게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최근까지도 주변의 시선 때문에 눈물을 흘렸다는 그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가 인생의 가장 큰 고민"이라며 눈물을 흘렸다.

학창 시절에는 친구들의 놀림을 받기도 했지만, 대학교 때는 선, 후배 동기들의 이해를 받으며 생활했다는 그는 "하지만 심해지는 증상과 비싼 학비 때문에 졸업하지는 못했다. 졸업장이 의미가 없었다. 취직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니까"라고 담담히 말했다.

어릴 때부터 수많은 병원을 다니고, 종교 단체까지 갈 정도로 절실하게 병을 고치고 싶었지만 지쳐가는 어머니를 보고 마음 아팠다는 이 씨. 그는 "어머니께 아픈 내색을 숨기고 그만하셔도 된다고 했다"며 "그나마 잘 맞는 병원 찾아서 7년째 약을 복용 중이지만 약효가 나타나지는 않는다"고 털어놨다.

투렛증후군을 '악마의 저주'라고 표현한 이 씨는 "시끄러운데 가면 몸을 꺾고, 조용한데 가면 소리를 낸다. 언제 심할지, 안 심할지 30년 넘게 앓았는데도 전혀 예측할 수 없다. 어디 갈 때마다 습관적으로 '죄송합니다'라고 한다"고 밝혔다.

틱 증상 때문에 일자리를 구해도 한 달을 못 버티고 나오기를 반복했다는 이 씨는 최근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어서 유튜브를 시작했다고. 하지만 투렛증후군을 과장해 콘텐츠를 만든 '아임 투렛' 사건 때문에 되레 의심만 받고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난 그분의 영상을 보고 용기 내서 올린 건데 내가 영상 올린 다음 날 사건이 터졌다. 처음에 내가 영상 올렸을 때 첫 댓글이 '주작 잘 볼게요'였는데 무슨 뜻인지도 몰랐다. 다음날 기사 보고 알았다"며 "안 그래도 고통스러운데 이제는 가짜 아니냐는 의심에 해명까지 해야 하는 비참한 상황"이라고 말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또한 이 씨는 유튜브를 시작하게 된 가장 큰 이유가 가족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아침에 일어나면 엄마 울음소리가 들린다. 원망스러운 게 아니라 내가 왜 아프게 태어났을까 싶다. 내 꿈은 효자인데 왜 나는 아플까라는 생각이 든다"며 "부모님은 아직도 생계를 위해서 일하는데 난 내 밥벌이라도 하고 싶지만 방법이 없다. 발버둥 쳐봐도 안 된다"며 눈물을 쏟았다.

이에 이수근은 "너의 아픔을 감히 공감할 수는 없겠지만, 너가 나름대로 즐거움을 찾으려고 하는 게 너무 기특하다"며 "여기 나온 것만으로도 용기 있는 행동"이라고 위로했다. 서장훈도 "건희가 투렛증후군에 대해 사람들에게 알리고 이런 증상이 있다는 걸 알려서 나중에 사람들이 누군가 비슷한 병을 앓는 사람을 만났을 때 잘못된 게 아니라 그저 병을 앓고 있다는 걸 알게 하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격려했다.

supremez@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