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애연가로 유명한 김학범 올림픽대표팀 감독의 손에서 담배가 떨어지지 않을 것 같다.
2020년 도쿄올림픽 메달을 노리는 김학범호의 준비가 계속해서 꼬이고 있다. 김학범호는 당초 3월 남아공, 코트디부아르와 평가전을 치를 계획이었다. 하지만 양국 축구협회가 코로나19 확산으로 선수단 안전을 이유로 아시아 원정을 거부했다. 결국 대한축구협회는 8일 '3월 A매치 기간 추진했던 올림픽대표팀 평가전은 코로나19의 영향을 취소됐다'고 발표했다.
평가전이 취소되며 3월 소집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아직 완전히 취소가 결정되지는 않았지만, 현재로서는 일단 소집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코로나19의 위험 뿐 아니라 K리그가 개점휴업 상태라 큰 효과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사실 축구시계가 완전히 멈추며 김학범호가 할 수 있는 일 자체가 없다. 일단 경기 자체가 없다. K리그는 물론 학원 축구도 올스톱이다. 연습경기 조차 거의 열리지 않는 상황이다. '흙 속의 진주'를 찾기는 커녕, 기존 선수들의 상태도 체크하기 어렵다. 더 답답한 것은 3월을 건너뛰면 6월이 돼야 소집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1월 최종예선 이후 무려 5개월만에 모이는 셈이다. 중간 4월과 5월 소집도 노려볼만 하지만, 이미 일정이 미뤄진 K리그를 감안하면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 결국 새 얼굴 테스트는 고사하고 기존 선수들의 발을 맞추는데 만족해야 하는 상황이다. 게다가 K리그의 개막 연기로 기존 선수들이 정상 컨디션을 보여줄 수 있을지 조차 불투명하다.
설상가상으로 전력의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와일드카드 후보군들이 부상에 신음하고 있다. 공격진 중 후보 1순위로 꼽히는 권창훈(프라이부르크)은 지난달 22일 뒤셀도르프전에서 오른 다리 근육 파열 부상으로 쓰러졌다. 3월 내 복귀가 가능하다는 전망이지만, 계속된 부상으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골키퍼 구성윤(콘사도레 삿포로)은 갑상샘 항진증으로 팀을 이탈했다.
가뜩이나 최종예선에서는 뛰지 못했지만 본선에서는 에이스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이강인(발렌시아) 마저 부상과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 다행히 또 다른 유럽파인 백승호(다름슈타트)와 정우영(바이에른 뮌헨)이 꾸준히 경기에 나서고 있기는 하지만, 와일드카드 후보군들과 이강인의 상황은 김 감독의 주름을 더욱 깊게 만들고 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