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KBS 간판 예능'1박2일 시즌4'(이하 1박2일)이 간신히 반등했다.
8일 방송한 '1박2일'은 1부 시청률 9.0%(이하 닐슨코리아 집계·전국 기준), 2부 12.8%을 기록했다. 새벽 조업에 나섰다가 갑작스런 복통에 고통스러워하던 연정훈이 배에서 내려 화장실을 가던 순간에는 분당 최고 시청률 18.5%까지 찍었다.
지난 해 12월 8일 첫 방송한 '1박2일'은 첫회에 15.8%라는 놀라운 시청률을 기록하며 그동안 시청자들 사이에 쌓여있던 기대감이 컸음을 방증했다. 하지만 이후 하락세는 꽤 실망스러웠다. 지난 1월 26일 8회 9.2%를 찍을 때까지 꾸준히 하락세를 보였다. 이후 지난 달 16일 11회 12.8%로 다시 반등하긴 했지만 23일 다시 9.4%를 기록하며 하락세를 부추겼다. 시청자가 이탈했다고 볼 수밖에 없는 상황에 멤버들에 대한 질타까지 이어졌다.
예능에서 잔뼈가 굵은 문세윤 딘딘 김종민과 예능초보 연정훈 김선호 등이 너무 '착한' 캐릭터를 고수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사실 '1박2일' 시리즈가 인기를 얻었던 것은 강호동 이수근 은지원 등의 멤버들이 권모술수(?)도 마다하지 않으면서 '독한'모습을 보여 서로 경쟁을 펼쳤기 때문이다. '야생 버라이어티'라는 모토 역시 이에 착안한 것이었다
하지만 새로운 '1박2일'은 '복불복'게임이라는 시그니처는 계속됐지만 그것의 묘미인 '까나리카노'의 독한 매력을 잡지 못했다.
처음 '1박2일' 연출을 맡은 방글이 PD는 "포맷에 급격한 변화를 주지 않아도 충분히 새로운 느낌이 들 것이라 생각했다"며 기본 구성을 강화한 연출의 방향성을 제시했었다. 이어 그는 "오늘의 대한민국 구석구석을 정성스레 잘 담아내 시청자들이 함께 여행하는 것 같은 대리만족을 선사하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독'이 빠진 '1박2일'의 흥미도는 급반감됐다. '반짝' 반등했던 11회에 멤버들은 그나마 '독'을 내뿜었다. 다짜고짜 연정훈이 포졸들에게 연행되고 고소공포증이 있는 김종민은 집라인을 탔다. 멤버들은 모래사장도 뛰어다니며 반등을 이끌었다.
8일 방송은 그동안 방송분 중 가장 눈에 띈다. 이날 방송은 '1박2일'만의 매력을 보여주며 반등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복불복 게임의 반전은 필수 요소였다. 멋지게 게임에서 정답을 맞추며 짜릿한 성취감을 맛봤지만 곧 영수증 복불복에서 아이스크림과 채소만이 적힌 부분을 뽑아 순식간에 천국에서 지옥으로 떨어지는 경험을 했다.
이날은 대결도 피튀겼다. 혹독한 새벽조업이 걸려있기 때문에 멤버들은 필사적일 수밖에 없었다.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승부욕을 불태운 딘딘은 스트레스 측정 게임, 이불 덮기 게임, 물풍선 받기 게임과 균형감각 게임에서도 줄줄이 패배의 쓴맛을 보며 좌절했다.
2대의 차 중에서 사이드 브레이크가 풀린 차량을 선택해 밀어내야 하는 대결에서도 딘딘은 힘이 모자라 아무리 밀어도 꿈쩍 않는 차 앞에서 울상을 지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는 집념 끝에 차가 스르르 움직이기 시작하자 뛸 듯이 기뻐했다.
새벽 조업에 나가게된 연정훈은 갑작스런 복통에 고통스러워하다 배에서 내려 화장실을 가면서 분당 최고 시청률까지 만들어냈다.
'1박2일'은 비록 '퐁당퐁당' 시청률을 기록중이지만 멤버들의 '케미'까지 점차 좋아지는 모습을 볼때 상승 여력을 충분한 상황이다. '1박2일' 고유의 '독한 경쟁' 콘셉트가 살아난다면 다시 일요예능 왕좌를 탈환하는 일도 어렵지 않아 보인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