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남재륜 기자] '트롯신이 떴다' 트로트 전설들이 K-트로트를 위해 발 벗고 나섰다.
4일 SBS '트롯신이 떴다' 기자간담회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SBS 공식 채널을 통해 온라인 생중계됐다. 이날 남진, 김연자, 설운도, 주현미, 진성, 장윤정, 정용화가 행사에 참석해 이야기를 나눴다.
'트롯신이 떴다'는 단 한 번도 트로트 버스킹 공연을 해본 적 없는 트로트의 전설들이 낯선 해외에서 트로트 무대를 펼쳐야 하는 눈물겨운 도전기다.
먼저 출연진들은 출연하게 된 소감을 밝혔다. 남진은 "공연이야 맨날 방송을 통해서도 하지만, 이번에는 그런 공연이 아니고 함께 멀리 여행을 갔다. 근래 수 십년 만에 처음인 것 같다. 그래서 가장 기대됐고 좋았고 반가웠다. 이 가서 공연도 하고 생활하는 것이 수십 년 만이니까 굉장히 기대하는 마음으로 갔다"고 전했다.
설운도는 "같은 동료들이지만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없었다. 서로가 눈웃음 정도만 하고 지나치다가 오랜 시간을 함께 하면서 서로 너무 좋은 줄 알았다"고 거들었다. 이어 "수확이 컸다"며 "과연 우리 정통 트로트가 외국에서 어떤 관심을 보일까 기대를 했는데, 생각보다 너무 좋아하셔서 기분이 좋았다"고 덧붙였다.
주현미는 "우리나라도 아닌 외국에서 트로트를 부르면 어떤 반응이 나올까 궁금했다. 우리 노래로 외국에서 버스킹을 했는데 정말 30년 넘게 노래해왔지만 이런 경험은 처음이었다. 선후배 동료들과 같이 생활할 수 있는 기회 또한 소중한 경험이었다. 섭외를 받을 때 이 정도까지 기대하지 못했는데 외국에서 희망을 봤고 정말 좋은 에너지를 얻었다"고 감사함을 전했다.
김연자는 "정말 좋았다. 서로 왔다 갔다 인사할 정도지 함께 커피마신 적도 없었다. 닷새라는 시간을 함께한다는 게 너무 좋았다. 저는 무조건 간다고 했다. 저희들 모두 행복했고, 귀중한 시간을 얻었다. 트로트를 어떻게 받아들일지도 궁금했다. 생각외로 여러분들이 좋아하셔서, 앞으로 가수 생활에 큰 힘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진성은 "섭외를 받고 너무 설레서 며칠 밤을 지새웠다. 트로트는 진작 세계화가 됐어야 할 장르 아니겠나. 이 프로그램을 통해서 트로트가 세계 어떤 장르에도 뒤지지 않는 장르로 우뚝 섰다고 감히 말씀드리고 싶다. 사실 섭외 받았을 땐 출연료가 센 다른 방송이 들어왔었다. 하지만 이 방송이 더 중요했다"고 털어놨다.
장윤정은 "트로트가 인기가 많아지다보니 트로트를 소재로 한 방송이 여기저기 많아지고 있다. 그런데 '트롯신이 떴다'는 포커스가 신인들이 아니란 트로트를 지켜주는 선배님들에게 맞춰진 예능이다. 밖에서 어떤 반응을 얻을 거라는 기대보다, 지금까지 단단하게 지켜주신 선배님들께 포커스가 맞춰진 예능이 탄생해 너무 감사하고 의미가 있는 것 같다. 후배로서 힘을 보태고 싶은 마음에 흔쾌히 출연했다"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장윤정은 첫 무대에서 눈물을 흘린 이유를 전하기도 했다. 장윤정은 "내 포지션이 외롭다. 저쪽에 가면 너무 선배고 이쪽에선 너무 아기다. 선배님들이랑 내가 20년차이다. 저쪽 가면 또 20년차이가 난다. 내가 어떻게 해야할지 늘 고민하고 외로워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제가 어렵게 생각하는 선배님들이라 어떻게 지내야하나 걱정을 했다. 근데 노래할 때 선배님들이 박수를 해주시더라. 그 모습을 보고 괜히 어렵게 생각하고 외로워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서 사랑하는 가수들로 임하면 되겠다는 안도감이 들었다. 아니면 그간에 그간에 걱정했던 서러움에 눈물을 흘렸다. 굉장히 복합적인 눈물인 것 같다. 특히 주현미 선배님은 내 꿈이었고, 내 노래 부르며 박수 쳐주셔서 감동했다"고 말했다.
이들의 경력은 도합 222년. 정용화는 선배들의 매니저 역할을 한 것에 대해 "저는 솔직히 밴드음악을 하던 사람이라 트로트 장르에 깊은 견해는 없었다. 그런데 이번에 동고동락하며 레전드 선배님들과 함께 한 것 자체가 처음이라 너무 떨렸다. 선배들이 공연할 때나 연습생들이 첫 데뷔를 하는 모습 같은게 느껴졌다. 아직 멀었다고 생각하며 초심을 다졌다. 아주 뜻깊은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설운도, 주현미는 정용화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사윗감으로 점찍을 정도라고. 설운도는 "정용화 후배를 처음 겪으면서 느낀건 아침 저녁으로 방에 와서 '선배님 뭐 필요한 것 없냐'고 묻더라.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뭘 가져왔다. 이런 사위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계속 점수따려고 잘해줬다. 그런데 주현미씨도 딸을 주겠다며 삼각관계를 형성했다. 나중에 정용화에게 사진도 보내줬는데, 답이 없더라. 마음에 안 드는 모양"이라고 말했다.
해외에서 K트로트가 통할 수 있을까.
설운도는 "트로트가 옛날 음악이라는 시각이 있었는데 최근 새로운 트로트 음악으로 재조명되면서 새로운 세대화가 된 것 같다. 또 처음 듣는 사람들에게는 낯설겠지만 세계화 시대인 만큼 우리의 작은 시도가 인터넷을 통해 좋은 반응을 얻을 수도 있을 것 같다"고 기대를 표했다.
남진은 "방탄소년단이 세계를 누리고 생겼다. 동양 사람이 세계적인 리듬을 했기 때문이다. 우리 트로트도, 프로그램을 통해서 세계적으로 나갈 수 있으려면 멜로디는 트로트 스타일이지만 리듬이 세계적으로 좋아하는 리듬이 아니면 안 된다. 리듬을 더욱 멋지게 연구했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장윤정은 시청률 10%가 넘을시 무보수 트로트 페스티벌을 해보겠다고 했다.
SBS '트롯신이 떴다'는 4일 밤 10시 첫 베일을 벗는다.
남재륜 기자 sj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