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코로나19의 확산으로 국내 신작을 비롯해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까지 개봉을 잠정 연기되면서 극장가가 유례없는 보릿고개를 맞았다. 연일 최저 관객수를 기록하고 있는 것은 물론 글로벌 박스오피스 수익 역시 역대 최저치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4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3일 국내 일일 총관객수는 5만9881명을 모으는데 그쳤다. 대구·경북지역의 코로나19 피해가 몰리기 시작한 이후 겨우 7만명대의 일일 관객수를 유지했지만 이 또한 2주가 채 가지 않아 깨지고 만 것. 2010년 영진위가 관객수를 집계한 이래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하게 됐다.
극장가는 지난달 12일 개봉한 '정직한 후보'(장유정 감독), 19일 개봉한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김용훈 감독) '1917'(샘 멘데스 감독) 외에 현재 이렇다 할 신작이 없고 코로나19 공포에 관객도 극장을 찾지 않는다. 2월, 3월 기대작으로 꼽힌 '사냥의 시간'(윤성현 감독) '기생충: 흑백판'(봉준호 감독) '결백'(박상현 감독) '침입자'(손원평 감독) '콜'(이충현 감독) '후쿠오카'(장률 감독) '뮬란'(니키 카로 감독) '주디'(루퍼트 굴드 감독) 등 무려 50여편이 넘는 작품도 발길이 끊긴 관객과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우려해 개봉을 잠정 미뤘다.
국내 대표 멀티플렉스로 손꼽히는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는 현재 대구 지점 영엄을 임시로 중단한 상태며 이외 지역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가 극장에 방문했을시 1~2일 영업을 중단하고 방역을 실시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국내 극장가의 침체가 4월, 5월까지 계속될 것이라는 불안감도 업계를 엄습하고 있다. 볼 사람도, 볼 영화도 없는 극장은 그야말로 파리만 날리게 된 상황. 영화계는 암흑 그 자체에 빠졌다.
영화계의 대공항은 국내 뿐만이 아니다. 글로벌 박스오피스 심각성 또한 만만치 않다. 북미를 제외한 글로벌 박스오피스 최고의 시장인 중국 극장이 폐쇄되면서 가장 큰 타격을 받게 됐고 이어 한국, 일본 등 역시 관객수가 줄어들며 글로벌 박스오피스에 큰 타격을 입혔다.
미국 연예매체 할리우드리포터는 3일(현지시각) 영화시장 분석가들을 인용,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글로벌 영화시장이 최소 50억달러(약 5조9600억원) 손실을 볼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박스오피스 매출 감소 및 영화 개봉과 제작 지연 등에 따른 손실 규모로 추정한 수치다. 지난해 글로벌 박스오피스는 사상 최대치인 310억달러(약 36조7400억원), 매출 425억달러(50조4000억원)를 기록했지만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역대 최하를 기록할 것이라는 예측을 덧붙였다.
무엇보다 할리우드에 이어 제2의 영화 시장으로 꼽히는 중국 극장 7만개가 코로나19로 인해 전면 폐쇄된 이유를 가장 큰 타격의 원인으로 꼽았다. 디즈니 최초 중국을 배경으로한, 배우진 전원 아시아인으로 구성된 라이브 액션 영화 '뮬란'은 중국에서 올해 가장 큰 기대를 모은 블록버스터지만 최근 중국 시사회를 취소했다. 국내와 마찬가지로 신작 개봉 역시 줄줄이 연기되면서 중국 영화 시장 손실 규모는 현재 20억달러(약 2조3706억원) 이상이라는 분석이 전해지고 있다. 비단 중국의 코로나19 상황이 언제 해소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20억달러뿐만 아니라 그 이상의 손실도 생기며 더 나아가 할리우드 영화 제작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