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프로 못지 않은 인기를 누려온 일본 고교 야구가 코로나19 변수 속에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일본 스포츠지 데일리스포츠는 3일 '일본고교야구연맹이 4일 오사카 시내에서 위원회를 열고 방향성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번 회의는 오는 19일부터 효고현 니시노미야의 고시엔구장에서 펼쳐질 예정이었던 제92회 선발고교야구대회 진행 여부를 다룬다.
코로나19 공포가 일본에도 엄습했다. 최근 홋카이도 도지사가 확진자 급증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시민 외출 자제를 권고하고 나선 뒤, 일본 정부도 전국 초중고 임시 휴교령을 내렸다. 추계대회를 통해 이번 선발대회에 출전하는 32개 고교팀도 이번 휴교령으로 인해 훈련 진행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전망됐다. 데일리스포츠는 '대부분의 학교가 훈련을 중단한 가운데 위원회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흔히 국내 팬들에 '고시엔', '갑자원'으로 알려진 일본의 전국구 고교 대회는 3월에 진행되는 선발 대회와 8월에 열리는 전국고교야구선수권을 뜻한다. 두 대회 모두 한신 타이거즈의 홈구장인 고시엔구장에서 펼쳐져 이런 명칭이 붙었다. 여름 대회는 1915년, 봄 대회는 1924년부터 시작됐다. 봄 대회는 제2차 세계대전이 격화됐던 1942년부터 1946년까지 중단된 바 있었다. 이번 위원회 결정에 따라 대회가 열리지 않을 경우, 74년 만에 대회가 중단된다.
일본 야구계는 오랜 전통을 자랑하며 팬들의 기대도 큰 고교 대회의 진행을 바라는 눈치지만, 최근 프로야구 무관중 시범경기 및 J리그 중단 등 잇단 조치가 이뤄지는 가운데 대회 강행을 부담스러워하는 눈치다. 개최 후 관중 또는 선수의 코로나19 감염 사태가 벌어질 경우도 감안할 수밖에 없다. 데일리스포츠는 '만약 대회가 강행된다고 해도 선수들의 컨디션이 완벽하다고 말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