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떠나지 마세요!"
팀을 떠날 수도 있다는 스티븐 제라드 감독의 깜짝 발언에 스코틀랜드 프로팀 글래스고 레인저스 선수들이 화들짝 놀랐다. 급기야 주장이 공개적으로 '팀을 떠나지 말아달라'는 요청을 했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2일(한국시각) 글래스고 레인저스 주장 제임스 타버니어가 선수단을 대표해 제라드 감독에게 팀을 계속 이끌어달라는 요청을 했다고 보도했다. 타버니어의 코멘트에는 선수들의 절박한 심정이 그대로 담겨있다.
이에 앞서 제라드 감독은 팀을 떠날 수도 있다는 강경발언을 했다. 이유는 전날 열린 하츠와의 스코티시컵 8강 2차전에서 0대1로 패했기 때문. 이로써 레인저스는 2연패로 4강 진출에 실패하며, 스코티시컵 우승 도전에 실패했다. 리그에서도 우승이 멀어진 터라 결국 이번 시즌 아무런 성과를 남기지 못했다.
문제는 이날 패배 후 제라드 감독이 매우 큰 실망감을 표현했다는 점. 그는 "오랜만에 느끼는 최악의 상황이다. 우리 팀이 어디에 있는지 열심히 생각해보겠다. 앞으로 24시간에서 48시간 동안 매우 진지하게 생각해보겠다"며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이어 제라드 감독은 "나는 이기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지만, 오늘 경기를 보니 선수들과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 나와 코칭스태프는 지난 20개월 동안 선수들에게 모든 것을 해주려 애썼다. 경기장 안팎에서 모든 것을 향상시키려 했다"면서 "하지만 오늘 패배는 내가 들어온 이후 가장 힘든 순간이다"라고 말했다. 선수들에 대한 실망감도 담긴 발언이었다. 제라드 감독이 팀을 떠날 수도 있다는 뉘앙스를 보인 것.
이런 인터뷰에 레인저스 선수들은 즉각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주장인 타버니어는 선수들을 대표해 제라드 감독을 실망시켰다는 점을 인정하며 "감독님은 우리에게 모든 것을 줬지만, 우리는 두 시즌 연속 좋은 결과를 내지 못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당연하게도 제라드 감독이 앞으로도 우리와 함께 하기를 원한다"며 제라드 감독에게 팀을 떠나지 말아달라는 간청을 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