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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스토브리그' 하도권 "최고 구속은 시속 108km..강두기로서 만족 못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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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터미네이터처럼 보이는 남자, 국가대표 1선발 강두기를 연기한 하도권(44·본명 김용구)은 사실은 따뜻하고 부드러운 남자다.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SBS 금토드라마 '스토브리그'(이신화 극본, 정동윤 연출)의 주역으로서 시청자들의 사랑을 확실하게 받았던 그는, "실제 우리팀에 있었으면 좋겠다는 투수 1위"로 꼽힐 정도로 야구 팬들에게도 지지를 받고 있다.

서울대학교 성악과를 졸업한 이후 1994년 뮤지컬 '미녀와 야수'로 데뷔한 하도권은 이후 각종 뮤지컬 무대를 섭렵하며 관객들에게 사랑을 받았고, 이후 드라마 SBS '황후의 품격'과 '의사요한' 등을 거치며 시청자들의 '믿고 보는 배우'로 손꼽히기도 했다. 그랬던 그가 '스토브리그'에서는 일명 '국대 1선발' 강두기로 돌아오며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스토브리그'는 무명에 가까웠던 하도권을 단숨에 '믿보 배우'로 만들어준 작품이다. 하도권은 수줍게 웃으며 "이제는 제가 은혜를 갚을 일만 남았다"고 했다. 연기생활을 이어오며 만났던 배우, 감독, 작가들에게 믿음을 지켜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것. 차기작 역시 '황후의 품격'을 함께했던 김순옥 작가의 신작 '펜트하우스'로 성악 선생님 역할로 전공을 제대로 살려 은혜를 갚을 예정이다.

하도권은 최근 서울 양천구 목동에 위치한 스포츠조선 사옥에서 종영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전혀 예측도 못했던 일들이 벌어지고, 감당이 안 될 정도의 사랑을 받고 있는 중"이라며 밝게 웃었다. 시청률도 19.1%(닐슨코리아, 전국기준),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유종의 미를 거둔 '스토브리그'다. 하도권은 "이미 많은 사랑을 받았고, 20%라는 수치가 주는 의미도 있었겠지만 그것과는 상관이 없이 현장 분위기가 정말 좋았다. 저희도 많은 사랑을 받았고 만족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실 '스토브리그'는 시작 전 많은 환영을 받지는 못했던 작품이다. '스포츠드라마'라는 점에서 진입장벽이 있었다. 하도권 역시 "대본을 처음 받았을 때 저는 정말 재미있게 봤는데, 주변에서는 '한국에서 스포츠 드라마는 성공한 적이 거의 없다'고 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야구'라는 매개체 속에서 '삶'을 그려냈다는 점에서 '스토브리그'의 성공이 보장됐던 바. 하도권은 "야구 속에 삶이 녹아들었기 때문에 좋은 반응을 얻은 게 아닌가 싶다"며 "저희 드라마 자체도 그렇다. 무명인 사람들이 모여서 이렇게 큰 사랑을 받은 것 자체가 '스토브리그'의 의미가 아니었나 싶다"는 생각을 드러냈다.

'스토브리그' 속 선수들은 "실제 선수를 데려다 놓은 것 같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완벽한 싱크로율을 자랑했다. 특히 하도권은 박찬호와 양현종을 적당히 섞은 투구폼으로 시청자들의 매의 눈에 쏙 들기도 했다. 하도권은 "야구는 원래 보는 스포츠지 하는 스포츠는 아니라고 생각했었다"는 반전을 보여준 뒤 "그래서 배역을 위해 레슨을 계속 받아야 했다. 그러다 보니 드라마를 하면서 연예인 야구단인 '공놀이야'에도 가입을 했다. 사실 투수 레슨을 받는 배우는 귀하다고 하더라. 그래서 환영을 받으며 가입했고, 워낙 좋은 분들이 많으니 재미있게 야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레슨을 받고 연습을 거듭한 끝에 강두기를 완성한 하도권의 실제 구속은 시속 108km다. 빠른 수준을 자랑하고 있지만, 하도권은 만족하지 못한단 반응. 그는 "제가 강두기에 몰입해 있다 보니, '이게 뭐지? 왜 이거밖에 안 나오지?' 생각을 했다. 주위에서는 저보고 잘한다고 했지만, 강두기로서는 만족하 수 없는 수준이었다"고 강조했다. 실제 강두기처럼 되려고 노력하다 보니 부상도 잇따랐다. 하도권은 "팔꿈치 쪽에 물이 찼다는 진단을 받아서 현재 치료 중"이라며 몸을 회복하기 위해 쉬고 있지만, 실제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의 개막전 시구를 맡을 예정이기 때문에 하도권은 "다시 공을 잡을 예정"이라고 말했다.하도권은 "시청자들이 시구에 대해 기대가 많으실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에 특별히 연습을 좀 해야 될 것 같다. 실제 마운드를 밟고 시구할 예정"이라며 "그러나 저는 강두기가 아니라 하도권으로서 시구를 하기 때문에, 여러분들이 생각하시는 강력한 파워와 스피드는 기대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지만, 제발 잘 봐주시면 좋겠다"며 웃었다.

하도권에게 강두기는 배울 점이 많은 '친구'였다. 하도권은 "강두기가 좋았던 점은, 첫 번째로는 정의로웠던 부분이었고 두 번째로는 자기 팀에 대한 사랑이 개인의 출세보다 앞섰던 거였다. 강두기는 실력이 있으면서도 절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팀의 이익, 선수들의 권익을 위해 움직였다는 부분들에서 10개 구단의 모든 팬들이 팀과 상관없이 강두기를 사랑했던 것이 아니었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제 하도권은 새로운 드라마를 통해 시청자들을 만난다. 하도권은 "강두기로 많은 사랑을 받아서 주변에서도 많은 연락을 주고 계시다. 이런 연락들을 통해 또 새로운 일이 진행될 것 같다. 강두기로서 받은 사랑을 훼손시키지 않고 다시 잘 돌려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