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도상우(32)가 공백기가 '인생의 전환기'가 됐다고 말했다.
도상우는 2008년 패션모델로 먼저 데뷔한 후 배우로 전향, 2014년 방송된 SBS '괜찮아, 사랑이야'에서 극중 지해수(공효진)의 전 남자친구인 최호 역을 맡아 '국민 나쁜놈'에 등극한 바 있는 인물. 여기에 tvN '하늘에서 내리은 일억개의 별'에서도 '미운 전남친'으로 역할을 톡톡히 하며 시청자들의 시선몰이를 제대로 했다. 늘 '나쁜 남자'이자 '세련된 남자'만 연기했기에 그에게 이렇게 수더분한 모습이 있었나 싶지만, 도상우는 최근 종영한 TV CHOSUN 토일드라마 '간택'(최수미 극본, 김정민 연출)에서 시골에 살다가 하루아침에 왕위 계승 서열 1위가 된 남자 이재화 역을 맡아 이전과는 다른 모습도 보여줬다.
뿐만 아니었다. 중반 '흑화' 장면은 시청자들의 박수를 유도한 포인트. 수더분하고 순수한 줄만 알았던 이재화가 사실은 가장 가까운 턱밑에서 왕위를 노리고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안방은 충격으로 빠져들었다. 이런 열연 덕분이었을까. '간택'은 첫 방송시청률 2.6%를 시작으로, 최종회에서는 자체 최고 시청률인 6.3%(닐슨코리아, 유료가구, 전국기준)를 넘어서며 3배에 가까운 상승효과를 누렸다.
최근 종영한 '간택'은 쌍둥이 언니를 죽인 범인을 찾기 위해 왕비가 되려 하는 한 여인과 예지몽을 통해 그 여인을 보는 조선 왕의 로맨스를 그리는 드라마로, 간택 과정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치열하고 애달픈 '궁중 서바이벌 로맨스'를 그린 작품. 도상우는 최근 서울 양천구 목동에 위치한 스포츠조선 사옥을 찾아 '간택'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도상우는 전역 후 4년의 공백기를 거쳐 정규 드라마에 복귀했다. '간택'은 심적으로 힘든 상황에서 만났던 고마운 작품. 도상우는 "3~4년 만에 정규 드라마로 인사를 드렸다. 그 기간이 저에게는 심적으로도 힘든 부분도 있었고, 공백기가 길어서 그랬던 것도 있을 거다. 기다림이라는 시간이 더 힘들다는 것을 알게 됐고, 그 부분에서 조금 더 단단해졌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이후 더 단단해지지 않았나 싶다. 그게 저를 조금 더 성숙하게 만들어준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저는 원래도 긍정적인 성격이었는데, 공백기를 통해서 더 저의 모습으로 다시 돌아왔다는 생각이 든다. 에너지를 더 뿜어보겠다는 마음이다"고 밝혔다.
'간택'은 그에게 '터닝포인트'가 될 수 있던 작품이다. 한눈에 반해 작품을 선택할 정도로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귀중한 캐릭터였다. 도상우는 "이 작품은 저에게 새로운 시작이자 터닝포인트의 느낌이다. 이걸 전환을 삼아서 더 열심히 작품을 해보고 싶은 마음도 생겼다. 제가 항상 올림머리를 했었는데, 머리를 조금 더 길러서 이미지를 바꾸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저를 아직도 '괜찮아 사랑이야' 속 구남친으로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그 작품도 저에게는 천운같은 작품이다"고 말했다. 이어 도상우는 "저에게 '간택'은 뜻깊다. 인생을 살면서 이런 작품을 만나기 힘든데, 거기다 재화 같은 두 얼굴의 인물을 만나서 연기도 해보고 역모도 해봤다. 모두 해볼 수 있어서 힘들지만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도상우는 '간택'을 통해 '연기를 잘한다'는 호평도 들을 수 있었다. 그는 "그렇게 말씀해주시는 것이 너무 감사했다. 제 스스로 부끄러운 부분도 있었지만, 그렇게 말해주시니 너무 감사한 마음이다. 부담감을 빨리 이겨서 새로운 작품으로 만나고 또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그때는 더 냉정하게 봐주실 거라고 믿는다. 칭찬보다는 직설적인 말들이 저는 더 감사하고, 또 칭찬으로 안도하고 싶지 않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 칭찬에 만족하면 나태해지고 자만할 수 있지 않나. 한 계단씩 천천히 오르고 싶은 마음이 더 크다"고 말했다.
칼같은 포마드 헤어스타일로 딱딱한 남자친구 역할을 주로 보여줬지만, 도상우는 '간택'으로 수더분한 매력 역시 선보일 수 있었다. 도상우는 "이제는 조금 더 가벼운 연기를 해보고 싶은 마음이다. 풀어졌을 때 자연스럽게 연기할 수 있는 부분들이 있어서 그걸 저도 추구하게 됐다. 그래서 제가 그동안은 수트를 입고 연기를 많이 했는데, 이제는 망가지는 연기도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크다. 내가 지금 표현할 수 있는 가장 자연스러움을 연기로 보여드리고 싶다는 마음이다"며 "또 사랑도 이뤄보고 싶다. 지금까지는 늘 차였는데 드라마에서 사랑에 빠져 본 적이 없다 보니 완전히 사랑에 빠져보고 싶은 마음도 있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도상우는 마지막으로 "올해는 꼭 영화를 해보고 싶다. 그동안 도전하지 못했던 분야인데 다양한 역할로 저를 소개할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 '믿보배우'가 되고 싶은 마음도 크다. '저 친구가 나오면 봐야지'라는 마음을 좀 드리고 싶다. 조금 더 다듬어서 한 걸음씩 나아간다면, 상상만 했었던 그 얘기를 들을 수 있을 거라고 조심스럽게 생각한다. 가장 듣고 싶은 말은 그 것"이라며 "나중에 늙어서 들어도 상관이 없을 것 같다. 연기는 평생 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으니, 언제가 됐든 '믿고 보는 배우'가 되고 싶은 마음이다"고 포부를 밝혔다.
도상우는 '쉼 없이 달릴 예정'이다. 쉬는 것이 더 싫다는 그는, 짧은 휴식을 취한 후 차기작을 검토한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