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롱(호주)=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올해 두산 베어스 스프링캠프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선수가 있다. 바로 신인 외야수 안권수(27)다.
알려져있는대로 안권수는 굴곡이 많은 야구 인생을 보냈다. 재일교포 3세로 태어나 일본에서 야구를 했지만, 일본프로야구(NPB) 입단이 계약 직전 무산되면서 독립리그를 거쳤다. 그리고 한국행을 택했다. 일본에서 나고 자라 한국말이 서툴지만, 어떻게든 야구를 계속 하고싶다는 마음이 크게 작용했다. 해외파 트라이아웃을 통해 KBO리그에 노크한 안권수는 지난해 신인 2차 드래프트에서 10라운드 전체 99번으로 두산의 지명을 받았다.
김태형 감독은 호주 질롱에서 진행 중인 1차 스프링캠프 명단에 안권수를 넣었다. 신인 중에서는 포수 장규빈과 둘 뿐이다. 장규빈은 이제 갓 고등학교를 졸업한 신인이기 때문에 안권수와는 느낌이 또 다르다. 김태형 감독은 "안권수는 나이도 있기 때문에 당장 뭔가를 보여줘야 하는 선수"라고 냉정하게 평가했다. 그런데, 막상 캠프에서 코칭스태프가 직접 눈으로 본 안권수의 능력은 기대 이상이다. 원래도 발이 빠르고, 수비를 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지만 훈련때 보면 강한 어깨를 바탕으로 송구도 좋고, 방망이 컨택 능력도 갖췄다. 안권수는 16일 호주 국가대표팀과의 연습 경기에서도 후반 대주자로 출전해 한 타석을 소화했고, 툭 갖다 대는 타구로 중전 안타를 만들어냈다. 이후 2루 도루에 성공하며 호주 배터리를 흔든 후 폭투가 나오자 주저 없이 3루까지 파고들었다. 공격에 대한 기대는 크지 않았으나 현재 시점에서는 가능성을 보인다는 평가다. 특히 굴곡있었던 야구 인생만큼이나 플레이 하나하나에 간절함이 묻어난다.
김태형 감독은 안권수를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배팅에 대해서는 틈틈이 직접 지도하며 조언을 해주기도 한다. 아직 한국말이 서툴지만 1년 사이 빠르게 늘었다. 듣고 이해하는 것은 말하는 것보다 빠르다. 또 팀내에는 일본에서 유학 경험이 있는 선배 신성현이 있기 때문에 의사소통에도 큰 무리는 없다.
이대로 좋은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앞으로도 기회를 얻을 수 있다. 김태형 감독은 2차 캠프 명단을 1차 캠프보다 4~5명 정도 축소할 예정이다. 생존 경쟁은 여기서부터 시작이다. 주목받는 안권수가 험난한 두산 외야에 당찬 도전장을 내밀었다.
질롱(호주)=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