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롱(호주)=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선수들 식단에 특별히 신경을 많이 쓰고 있습니다." 두산 베어스 관계자들에게 자부심이 묻어났다. "먹는 것만큼은 잘먹어야 한다"는 지론이다.
두산 선수단은 현재 호주 빅토리아주 질롱에서 스프링캠프를 진행 중이다. 질롱은 대도시 멜버른에서 자동차로 1시간 가량 떨어진 도시다. 두산은 질롱 코리아가 쓰는 야구장을 훈련 구장으로 쓰고 있다. 작은 도시인 질롱은 전체적으로 조용하다. 질롱 뿐만 아니라 호주 내에 캠프를 차린 KBO리그 구단들의 베이스캠프 대부분이 비슷한 환경이다. 30분~1시간 걸리는 시내로 나가야 북적북적 하고, 숙소 인근이나 야구장에서는 특별히 할 수 있는 게 없다.
그래서 두산 구단은 '밥'을 특별히 신경쓰고 있다. 한국에서 '쉐프님'까지 모셔왔다. 올해에는 두산 계열사인 큐벡스 소속 박철준 대리가 스프링캠프 식단 담당으로 특별히 질롱에 파견됐다. 두산은 2년전 호주 블랙타운에서 캠프를 할 때도 한국에서부터 조리 담당자를 함께 데리고 갈만큼 식단 구성에 많은 공을 들인다. 물론 혼자서 수십명을 위한 요리를 다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멜버른의 한식 케이터링 업체와 협업해 선수단 식단을 만들고 있다. 보통 대부분의 구단들이 스프링캠프에서는 현지 케이터링 업체나 한식당을 고용해 식사를 할 수 있게끔 한다. 국내 케이터링 업체를 캠프에 데리고 가는 케이스도 있지만, 한국에서부터 담당 쉐프를 함께 데리고 가는 것은 두산이 유일하다.
식단에 대한 만족도도 높다. 선수들은 물론이고 코칭스태프와 구단 직원들도 야구장에서 먹는 '한국식 밥'에 대한 만족하고 있다. "밥이 맛있다"는 이야기가 자주 들린다. 메뉴는 그날그날 다르고, 대부분 한식 위주다. 짬뽕이나 삼계탕, 탕수육 같은 요리도 맛볼 수 있다. 라울 알칸타라,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 크리스 프렉센 같은 외국인 선수들도 맛있게 잘 먹는다. 캠프에서 한식당이 케이터링을 한다고 해도 간혹 선수단 입맛에 안맞는 경우가 있다. 현지에서 재료를 공수하다보니 100% 만족하기는 쉽지가 않다. 그럴 경우에는 식사를 간단하게 먹고 다른 식당을 나가서 간식을 추가로 사먹는다거나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캠프에서는 열량 소비가 많기 때문에 선수단 입맛에 잘맞는 케이터링 업체를 얼마나 잘 섭외하느냐가 중요한 요소일 수밖에 없다.
질롱(호주)=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