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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히어로]소원 이룬 '프로 첫 선발' 하승우 "2020년 2월 16일, 못 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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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2020년 2월 16일, 우리카드의 백업 세터 하승우(25)에게는 잊지 못할 날이 됐다.

꿈이 이뤄졌다. 선발 세터로 투입돼 팀을 이끌고 승리하는 꿈이 16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펼쳐졌다. 하승우는 '허리 통증'을 호소한 주전 세터 노재욱의 결장으로 이날 OK저축은행전에 선발로 투입돼 팀의 세트스코어 3대1(22-25, 25-15, 25-20, 25-20) 역전승을 이끌었다.

이날 하승우는 과감한 토스 뿐만 아니라 날카로운 서브로 상대 리시브 라인을 파괴했다. 서브 에이스 5개와 블로킹 3개를 포함해 9득점을 올렸다. 특히 4세트에선 전위에서 이단공격으로 상대 블로커 터치아웃 득점을 만들어내며 여느 공격수 못지 않은 공격력을 뽐냈다.

2016~2017시즌 드래프트 1라운드 2순위로 우리카드 유니폼을 입은 하승우는 '준비 된 세터'였다. 주로 원포인트 서버로 경기를 뛰었다. 김광국과 노재욱에 밀려 좀처럼 세터로 출전기회를 얻지 못했지만 단 한 차례 찾아온 기회를 잡아내며 명세터 출신 신영철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하승우는 "프로에서 첫 선발이었다. 준비를 많이 했었다. 팀이 많이 도와줬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내가 막 올려줘도 공격수들이 다 처리해준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신 감독은 하승우의 긴장을 풀어주기보다 강력한 메시지로 정신력을 무장시켰다. 신 감독은 "전날 '자신 없으면 집에 가라'고 했다"며 웃은 뒤 "잘하려고 하지 말고 네가 가진 만큼만 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승우의 요청을 들어줬다. 신 감독은 "승우가 (윤)봉우 형, (하)현용이 형 대신 (최)석기 형, (이)수황이 형과 센터 호흡을 맞추고 싶어하더라. 그래서 그렇게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고 전했다.

자신에게 마련된 무대, 하승우는 거침없었다. 공격수를 믿고 공을 배달했다. 공격 배분도 적절했다. 속공 점유율이 다소 떨어지긴 했지만, 펠리페에 편중된 점유율을 보이지 않았다. 나경복의 공격점유율(36.67%)이 펠리페(25.56%)보다 더 높았다. 나경복은 "승우는 (토스가) 빨라서 좋다. 장난스럽게 할 때 더 잘한다. 이날은 긴장이 풀려서 잘 됐던 것 같다"며 하승우를 칭찬했다.

하승우는 자신의 프로 첫 선발경기에 80점을 줬다. 하승우는 "공격수와 호흡이 100% 맞지 않았다. 보완하겠다"며 쑥스러워했다. 그러면서 "선발로 투입돼 경기를 이겨보는 것이 소원이었다. (이날 경기는) 평생 못 잊을 것 같다"고 전했다.

팀 동료들의 다독임 속에 프로 첫 선발전을 잘 치른 하승우는 "다음 목표는 팀 우승이다. 그리고 주전으로 남는 것"이라고 했다. 안산=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