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더 멀리 칠 수 있는데, 제 힘을 다 쓰지 못한 경기가 많았어요. 올해는 장타를 많이 보여드리고 싶어요."
장진혁(27)은 지난해 한화 외야의 희망이었다. 시즌 전 이용규, 막판에는 제라드 호잉까지 빠지며 허허벌판이 된 외야에서 데뷔 첫 풀시즌을 소화했다. 전 포지션을 커버하는 수비력과 자신의 응원가처럼 '호타준족'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장진혁은 "2019년 한 해가 정말 정신없이 지나갔다. 제겐 좋은 경험이 된 1년이었다"며 지난해를 돌아봤다. 올겨울에도 고향인 광주에서 개인훈련에 전념하며 새 시즌을 준비했다.
장진혁은 올해 5800만원의 연봉을 받는다. 지난해 대비 52.6% 증가했다. 연봉 증가율만 놓고 보면 정은원(118.2%), 최재훈(60%)에 이어 팀내 3위다. 비록 지난해 한화는 리그 9위에 그쳤지만, 장진혁이 이뤄낸 성과를 인정받은 것.
하지만 올시즌에는 이름있는 베테랑들과의 치열한 경쟁에 직면했다. 이용규와 호잉이 돌아왔고, 정진호와 김문호가 보강됐다. 김문호는 2016년 4할 타율에도 도전했었고, 통산 타율이 2할8푼3리에 달할 만큼 정교한 타격 능력을 인정받는 선수다. 정진호 또한 풀타임 출전한 2018년 타율 3할을 넘긴 경험이 있다.
이에 맞서는 장진혁의 지난해 성적은 타율 2할5푼4리 1홈런 24타점, OPS(출루율+장타율) 6할6푼6리다. 좌익수를 맡기엔 여러모로 아쉬운 성적임은 분명하다. 다만 제 궤도를 찾은 후반기에는 타율 2할9푼3리, OPS 7할4푼6리의 준수한 성적을 냈다.
프로 입단 후 외야로 전향한 만큼 타구 위치 판단에선 다소 약점이 있다. 하지만 지난해 도루 13개를 기록한 스피드만큼은 선배들보다 우위에 있다. 장진혁은 "준비한 만큼만 하면 올해 한 자리를 차지할만큼의 경쟁력은 있지 않을까"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올해 목표는 컨택이나 선구안 향상보다는 장타입니다. 항상 전 더 멀리 칠 수 있는데, 제 힘을 다 쓰지 못했다고 생각해요. 작년 홈런이 딱 1개라 '두자릿수 홈런 치고 싶다' 이런 말씀까진 못 드리지만, 2루타 3루타를 많이 치고 싶습니다."
팀내에선 하주석과 가장 친하다. 하주석이 부상으로 시즌아웃된 작년에도 자주 연락을 주고받으며 서로를 격려할 만큼 절친이다. 하주석은 비록 큰 부상을 겪긴 했지만, 올시즌 주전 유격수를 맡을 가능성이 높다. 장진혁은 "작년에 여러모로 절 많이 챙겨줘서 고마웠다. 올해는 함께 잘 하고 싶다"는 속내를 드러냈다.
2020년은 한용덕 감독의 계약 마지막 해다. 아직 군복무를 마치지 못한 장진혁에겐 간절한 한 해이기도 하다. 다른 선수들보다 한발 더 앞선 실력을 보여줘야한다.
"외야 어느 포지션이든 다 자신 있습니다. '올해 한화의 가을야구에 장진혁이 큰 도움이 됐다'는 말이 듣고 싶습니다. 응원해주세요."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