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삼성 라이온즈의 2020 시즌.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변화가 많은 새 시즌. 출발이 중요하다. 삼성은 시즌 초에 유독 약했다. 봄에 약하고, 여름에 강했다.
초반 승수를 많이 쌓아두지 못해 손해를 많이 봤다. 포스트시즌에 갈 수 있었던 2018시즌에도 4월 말까지 11승20패, 최하위로 추락했던 시즌 초 부진이 발목을 잡았다.
허삼영 신임 감독의 부임 첫 해. 그 어느 때보다 시즌 초가 중요하다. 불확실성이 큰 만큼 시즌 초 선전 여부가 시즌을 관통할 분위기 조성을 좌우할 공산이 크다.
현 시점에서 삼성의 유일하고 도드라진 플러스 변화는 불펜진이다. '끝판왕' 오승환이 컴백했다. 뒷문이 든든해졌다. 문제는 오승환 없이 버텨야 하는 4월 한달 간이다.
오승환 없는 시즌 초, 주목할 만한 카드가 있다. 양창섭(21)이다. 덕수고를 졸업하고 프로에 데뷔한 2018년. 양창섭은 삼성 선발진의 희망이었다. 신인 답지 않은 두둑한 배짱과 경기 운영능력 속에 7승6패, 평균자책점 5.05를 기록했다. 2년차 비상은 너무나 당연한 듯 보였다. 하지만 호사다마라고 했던가. 스프링캠프 연습경기 중 갑작스런 팔꿈치 통증이 찾아왔다. 수술이 불가피 하다는 진단. 즉시 팔꿈치 인대접합과 뼛조각 제거 수술을 했다. 2019년, 1년 내내 재활에만 몰두했다.
그리고 2020 시즌. 약속의 해다. 희망찬 복귀를 위해 일찌감치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일본 오키나와에 미리 들어가 오승환 권오준 이승현 등과 함께 개인훈련에 몰두했다.
시즌 개막에 맞춰 복귀하겠다는 의지가 강렬하다. 통상 토미존 서저리는 1년에서 1년 반 정도의 재활 기간이 필요하다. 단계별로 착실하게 피칭을 늘려온 양창섭은 "통증이 전혀 없다"며 밝은 표정이다.
팀의 10년 미래를 이끌어 갈 핵심 선수. 허삼영 감독은 안전운전을 강조한다. "부상에서 돌아오면 일단 불펜에서 조금씩 투구 수를 늘리면서 선발 복귀를 준비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시즌 초를 불펜에서 맞이할 공산이 커진 셈. 오승환이 마운드에 오를 수 없는 시기, 삼성 불펜에 양창섭의 존재는 천군만마다. 가장 큰 고비가 될 수 있는 마의 4월 한 달. 양창섭이 불펜에서 우규민 장필준 임현준 최지광 이승현 등을 도와 팀의 초반 승수 쌓기에 힘을 보탠 뒤 선발로 전환하는 그림이 최상일 수 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