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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인터뷰]'득녀' 한화 안영명 "울음소리도 귀여운 내 딸…여보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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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딸바보 안영명입니다!"

수화기 너머로 들리는 한화 이글스 안영명(36)의 목소리엔 기쁨이 가득했다. 셋째이자 첫 딸을 품에 안았기 때문이다.

안영명은 27일 "딸이 세상에 나온 건 지난 23일이다. 엄마와 아이 모두 건강하다. 안아본 건 오늘이 처음"이라며 행복을 만끽했다.

"첫 딸이라 그런지 정말 기뻐요. 두 아들은 '남자답구만' 싶을 만큼 우렁차게 울었는데, 딸은 소리부터 다릅니다. 여리여리하고 너무 귀여워요. 아이를 셋이나 낳아준 아내에게 미안하고 고맙죠."

안영명은 '우한 독감' 비상시국인 만큼 거듭 조심한 끝에 출생 나흘 째인 이날 비로소 딸을 품에 안았다. 뿌듯한 기쁨도 잠시, 안영명의 소속팀 한화는 오는 30일 미국 애리조나로 전지훈련을 떠난다. 안영명은 "딸을 만난지 7일만에 스프링캠프다. 갔다오면 훌쩍 커 있을 것"이라며 못내 아쉬워했다.

안영명은 지난 시즌 종료 후 젊은 선수들과 마무리 훈련을 다녀오며 몸 관리에 집중했다. 안영명은 "전에는 시즌 끝나면 2개월 정도 푹 쉬었다. 이번 겨울엔 몸을 쉬게 하고 싶지 않았다. 공은 던지지 않더라도 하체나 전신 운동을 계속 했다. 덕분에 비시즌이 길게 느껴지지 않을 만큼 몸상태가 좋다"고 설명했다.

안영명은 윤규진(36) 송창식 정우람(이상 35) 등과 더불어 한화 투수진 최고참이다. 2003년 한화에서 데뷔한 안영명은 2010년 KIA로 트레이드됐지만, 이해 겨울 자유계약선수(FA) 이범호의 보상선수로 한화에 복귀했다. 덕분에 데뷔 이래 약 8개월을 제외하면 줄곧 한화에만 몸담았다. 안영명은 롱런의 조건을 묻는 질문에 "술부터 끊어야한다. 스스로의 몸을 잘 관리하는 게 프로 선수의 기본"이라고 강조했다.

안영명은 최근 8년간 한화의 단 한 명뿐인 '토종 10승 투수(2015년·10승6패)'다. 안영명 외엔 2011년 류현진(33·토론토 블루제이스)의 11승 7패가 마지막이다. 지난해 '외인 듀오' 워윅 서폴드와 채드벨이 369⅔이닝을 책임지며 23승을 합작했지만, 국내 투수진은 그 뒤를 받쳐주지 못한 결과 한화는 리그 9위로 추락했다. 팀 평균자책점은 4.82, 롯데 자이언츠(4.87)와 큰 차이 없는 리그 9위였다. 안영명은 "작년의 아픔을 잊지 않고 올시즌 더 잘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각오를 다졌다.

"사실 창피한 일이죠. 어떤 팀은 10승 투수가 한 시즌에 2~3명씩 나오는데, 저희는 8년 동안 딱 1번 밖에 없잖아요? 제가 '올해 목표는 10승'이라고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고, 젊은 투수들의 기량이 빨리 올라와주길 바랄 뿐입니다."

2020년 안영명의 자리는 불펜이다. 안영명은 "선발은 향후 한화의 10년을 책임질 어린 선수들의 자리"라고 설명했다. 이어 "프로야구의 팀워크란 각자 자기 자리에서 맡은 일을 잘하는 것"이라며 "전 어린 선수들이 편하게 야구할 수 있도록 (클럽하우스의)먼지 같은 존재가 되겠다"며 웃었다.

안영명은 지난 2018년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맺을 당시의 속내도 가감없이 밝혔다. 매년 겨울 다음 시즌만 생각했던 자신이 진지하게 은퇴 이후를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됐다는 것. 안영명은 지난해 67경기에 마운드에 올라 62이닝 4승7패 13홀드 평균자책점 3.92의 성적을 냈다.

안영명은 "구체적인 기록을 목표로 잡고 싶진 않다. 그런데 협상을 하다보면 결국 돈과 연결되고, 강조되는 건 숫자"라며 올해 목표로 '60경기 60이닝 이상'을 제시했다. 부상 없이 풀시즌을 소화하겠다는 각오를 담았다.

"FA 계약 이후로 전 '매 시즌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을 갖고 뛰고 있어요. '난 이제 노장이다. 내년이면 내 자리가 없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그때 처음 했거든요. 은퇴하고 나면 지금처럼 달리기를 하거나 마운드에 오를 일이 없잖아요? 야구를 언제 그만두더라도 후회가 없을 만큼 열심히 뛸 겁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