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봉준호 감독이 미국 TV 시리즈로 제작되는 '기생충'에 대해 귀띔했다.
봉준호 감독은 21일(현지시간) 공개된 미국 매체 더 할리우드 리포터와의 인터뷰에서 '기생충'의 TV 리메이크 작업에 대해 "영화로는 이야기가 두 시간 분량으로 한정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영화 장면 사이사이에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한 수많은 스토리가 있다. 이런 생각들을 5~6시간짜리 필름으로 자유롭게 탐험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TV시리즈를 통해 "고품질의 확대된 영화를 창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봉 감독은 1982년작 영화 '화니와 알렉산더'를 예로 들며 "'기생충' TV시리즈도 그러한 것"이라고 말했다. 1983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우수 외국어 영화상을 수상한 잉마르 베리만의 '화니와 알렉산더'는 원래 312분의 러닝 타임의 TV 4부작 영화로 제작된 작품으로 이후 188분으로 편집된 판본이 극장판으로 개봉한 바 있다.칸 영화제에서 첫 상영된 이후 미국을 비롯한 해외 여러 국가에서 리메이크 러브콜을 받아온 '기생충'은 '왕좌의 게임'을 방송한 미국의 대표 제작사인 미국 방송사인 HBO에서 TV 드라마 시리즈 제작을 최종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봉준호 감독을 비롯해 '빅쇼트'(2015), '바이스'(2018) 등을 연출한 아담 맥케이 감독도 제작에 참여할 예정이다.
봉준호 감독은 이 인터뷰에서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우수 작품상 및 감독상을 포함해 9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된 '아이리시 맨'의 마틴 스콜세지 감독에 대한 '팬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시상식 시즌의 하이라이트에 대해 묻자 그는 "4일간의 일정에서 세 차례나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을 보게 됐던 시간이 있었다. 그런 건 내 인생에서 자주 일어나는 일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서 아카데미 6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된 '기생충'을 언급하며 "우리 모두가 송강호 배우가 남우조연상 후보에 지명되리라고 생각했는데 그 점이 아쉽다. 송강호는 영화 전체 과정에서 늘 함께 있었다. 난 그가 이 영화와 항상 함께 있다고 느낀다"고 말했다.한편, '기생충'은 칸 영화제에서 한국 영화 최초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받은데 이어 골든글로브 외국어 영화상, 미국 배우조합상 앙상블상 등을 연이어 수상했다. 오는 2월 9일 열리는 제 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최우수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편집상, 미술상, 국제 영화상 등 6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됐다.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