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닷컴 정안지 기자] 원로 코미디언 남보원(본명 김덕용)이 향년 84세로 21일 별세한 가운데 연예계에 애도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21일 대한민국방송코미디언협회에 따르면 남보원은 이날 용산구 순천향대병원에서 입원 치료 중 오후 3시 40분께 세상을 떠났다.
남보원은 연초부터 건강에 이상을 보였으며, 이후 회복했지만 다시 의식을 잃는 등 치료와 퇴원을 번복하다가 폐렴에 의한 증상 악화로 세상을 떠났다.
고인은 1년 넘게 감기를 앓으면서도 컨디션이 조금 좋아질 때면 계속 행사 등 일정을 소화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고인의 빈소는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9호실에 마련됐다.
빈소가 차려지자마자 엄용수 대한민국방송코미디협회장이 조문을 하며 고인을 추모했다. 엄용수는 "남보원은 아무도 흉내 못낸 넘버원"이라며 추억했다.
또한 임하룡은 한 매체를 통해 "작년 9월 내가 개인전을 열었을 때 남보원 선배님이 찾아와 주셨던 게 생각난다"며 "그 정도로 후배들을 살뜰히 챙기는 자상한 선배님인데 돌아가셔서 너무 안타깝다"라며 애도했다.
후배들은 SNS를 통해 애도를 표했다.
KBS 김선근 아나운서는 이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누군가 '롤모델이 누구냐'고 물어보면 대답은 늘 남보원 선생님이었다"면서 "어릴 적 선생님의 기차소리와 뱃고동 소리는 원맨쇼라는 존재를 알게 했고, 방송이란 꿈을 꾸게 했다. 더 열심히 노력해서 조금 더 나아진 방송인이 되면 선생님과 꼭 한 번 함께 출연해보고 싶었다"고 적었다. 이어 그는 "선생님이 롤모델이고 닮고싶은 어른이다. 천국에서의 원맨쇼도 선생님답게 유쾌하고 즐거울 것이라고 믿는다. 편히 쉬세요. 고맙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며 추모했다.
1936년생으로 북한 평안남도 순천 출생인 고인은 한국전쟁 당시 월남했다. 1963년 영화인협회가 주최한 '스타탄생 코미디'에서 1위로 입상하며 코미디 무대에 데뷔했다. 활동 당시 전투기 엔진소리와 이륙 모사음, 악기 소리, 출항하는 뱃고동, 기차의 기적소리 등을 흉내내며 '원맨쇼의 달인'으로 불렸다.
또한 지난 2010년 세상을 떠난 코미디언 백남봉과 '성대모사 쌍두마차'로 불리며 경쟁자이면서도 환상의 콤비로 오랜 시간 큰 인기를 누렸다.
생전에는 1996년 예총예술문화상 연예부문, 1997년 제4회 대한민국연예예술상 대상 화관문화훈장, 2015년 제3회 대한민국 신창조인 대상 행복한사회만들기부문, 2016년 제7회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은관문화훈장을 받았다.
한편 고인의 빈소는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9호실에 마련됐으며, 22일부터 19호실로 옮길 예정이다. 관계자 아닌 일반인도 조문할 수 있다.
장례식은 방송코미디언협회장으로 치러지며, 발인은 오는 23일 오전이다. 장지는 남한산성에 있는 가족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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