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2(2부 리그)에서도 영플레이어상 수상자를 볼 수 있을까.
한국프로축구연맹(K리그)이 K리그2 영플레이어상 신설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K리그 관계자는 15일 "K리그2 영플레이어상 신설과 관련해 긍정적으로 논의하고 있다. 다만 규정을 개정해야 하는 사안인 만큼 곧바로 결정할 수는 없다. 구단 실무자(혹은 대표자 회의) 및 이사회를 거쳐 확정할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K리그는 지난 2013년 신인상을 영플레이어로 전환했다. 이 과정에서 영플레이어상 수상 조건을 완화했다. K리그 정관 제6장 상벌기준에 따르면 ① 한국 국적 선수 ② 만 23세 이하(U-23) ③ K리그 출장횟수 3년 이내 ④ 해당 시즌 50% 이상 출장 ⑤ 과거 영플레이어상 미수상자 중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친 선수에게 영플레이어상을 수여한다.
다만, 영플레이어상 수상자는 K리그1(1부 리그) 출전 선수로 한정했다. 이유가 있다. 첫 번째는 K리그1과 K리그2를 오가며 영플레이어상 수상 가능성을 배제하기 위함이다. K리그1 혹은 K리그2에서 영플레이어상을 받은 선수가 이듬해 팀을 이적해 또 영플레이어상을 받는 것에 대한 적절성 여부를 고려한 것이다. 두 번째는 권위 부여를 위함이다. 연맹은 영플레이어상으로 전환하며 기준이 완화된 만큼 권위를 이어가기 위해 기준을 K리그1에 한정했다고 설명했다.
기류가 바뀌었다. 상대적으로 많은 출전 기회를 잡는 K리그2 U-23 선수들이 펄펄 날고 있다. K리그1에서 뛰는 선수들과 비교해 경쟁력에서 밀리지 않는다. 2018년 K리그2 MVP 나상호(도쿄)는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걸고 해외 진출에 성공했다. 2019년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준우승 멤버도 무려 6명이 K리그2 소속이었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U-23 대표팀에서도 K리그2 어린 선수들의 활약은 계속되고 있다. 지난 2017년 데뷔한 이동준(부산 아이파크)은 세 시즌 동안 74경기를 소화하며 팀의 주축으로 자리 잡았다. 팀의 K리그1 승격 공신이기도 하다. 이동준은 2019년 K리그2 MVP를 거머쥐었다. 기세를 몰아 김학범호에서도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그는 2020년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에서 맹활약을 펼치며 한국을 8강으로 이끌었다.
2019년 데뷔한 조규성(FC안양)은 지난해 안양의 '히트상품'이다. 리그 33경기에서 14골-4도움을 기록했다. 조규성은 데뷔와 동시에 K리그2 베스트11 공격수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프로 입문 전까지 연령별 대표팀 경험도 없던 조규성이 스포트라이트의 중심에 섰다. 이에 힘입어 김학범호에도 입성, '제2의 황의조'로 불리며 골게터 역할을 하고 있다.
K리그2를 넘어 연령별 대표팀에서도 제 몫을 해내는 선수들. 시대가 바뀌고, 환경이 달라졌다. K리그 관계자는 "시대 변화를 감지했다. K리그2 영플레이어상에 대해 내부에서 긍정적으로 검토하며 조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