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다른 해보다 힘든 한 해가 될 것이다"
'디펜딩 챔피언' 두산 베어스가 다시 뛴다. 두산은 15일 잠실구장에서 창단 38주년 기념식을 진행했다. 지난해 정규 시즌 우승,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통합 우승을 일궈낸 두산은 시즌 종료 이후 처음으로 코칭스태프, 선수단, 프런트가 한 자리에 모여 2020시즌 시작을 알렸다. 두산은 이달말 1차 스프링캠프 장소인 호주 질롱으로 출국해 본격적인 시즌 준비에 돌입한다.
창단 기념식에 앞서 두산 베어스 전 풍 사장은 선수들에게 '악착같이'를 강조했다. 전 풍 사장은 "두산이 지난 5년간 성적이 좋다보니 타구단의 표적이 될 수밖에 없다. 다른 구단들은 '타도 두산'을 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연습을 하겠나. 상대팀 입장에서는 올해 두산을 상대로 1승을 한다면, 1승 이상의 가치라고 생각할 것이다. 우리가 1등을 수성하는 것이 훨씬 힘들어질 것"이라면서 "다들 두산을 이기기 위해 매우 노력할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한발짜국 더 뛰고, 땀 한방울 더 흘리는 악착같은 모습을 그라운드에서 보여줘야 한다. 그게 팬들이 원하는 모습"이라고 했다. 또 "당연히 올해 목표도 'V7' 통합 우승이다. 다치지 말고 똘똘 뭉쳐서 우리가 가지고 있는 열정과 끈기로 팬들에게 즐거움을 주자"고 메시지를 전했다.
김태형 감독과 코치진 그리고 선수들의 각오도 똑같았다. 지난해 두산은 정규 시즌을 2위로 마칠뻔 하다가 극적으로 막판 뒤집기에 성공하면서 짜릿한 우승을 경험했다. 그 어느때보다 모두가 기뻐했던 우승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다시 지켜야하는 쫓기는 입장이 됐다. 늘 '도전자'보다 '쫓기는 선두'가 불안한 법이다.
김태형 감독은 "작년에 상위권에 들었던 팀들은 올해도 여전히 좋을 것 같다. 라이벌로 특정 팀을 꼽기가 힘들만큼 이제는 KBO리그가 전체적으로 평준화가 되고있는 것 같다. 팀별 전력 차이가 점점 더 없어진다"고 우려했다. 어느 팀이든 다크호스가 될 수 있고, 두산도 마냥 안심할 수는 없다는 경계다.
두산은 올 시즌 종료 후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는 선수가 최대 8~9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서 선수들의 동기부여가 충분하기 때문에, 이들의 활약이 팀 성적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예비 FA 중 한명인 허경민은 고개를 저으며 "FA가 많다고 해서 우승하는 게 아니다. FA가 아니라 팀을 보면서 야구를 해야 개인 성적도 좋다고 생각한다. FA라고 해서 나만 생각하고 싶지는 않다. 다른 팀 동료도 마찬가지일거라 생각한다. 팀이 잘돼야 선수 가치가 올라간다는 마음을 가져야한다"고 힘줘 말했다.
잠실=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