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태국)=김용 기자] '대구 아이돌' 정승원(23·대구FC)이 약속을 지켰다.
15일(한국시각) 태국 방콕 탐마삿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2020 AFC U-23 챔피언십 C조 조별리그 최종 3차전, 중국, 이란과의 1-2차전에서 2연승으로 8강 진출을 조기확정지은 김학범호는 '디펜딩챔피언' 우즈베키스탄을 상대로도 강한 면모를 유감없이 과시했다.
전반 5분만에 정승원의 발끝이번쩍 빛났다. 박스 앞에서 노려찬 강력한 오른발 슈팅이 오세훈의 등을 스치며 골망을 흔들었다. 정승원은 하트 세리머니로 방콕 경기장을 메운 1000여 명의 교민들에게 감사와 애정을 표했다. 골 장면에서 오세훈의 핸드볼 여부를 VAR로 확인한 확인한 일본 주심이 골을 인정했다.
골 이후에도 공세를 늦추지 않았다. 전반 6분 오세훈이 머리로 떨궈준 볼을 슈팅으로 연결했다. 플레이메이커 정승원은 후반 16분 이동경과 교체될 때까지 61분을 소화하며 중원에서 영리하고 발빠른 움직임으로 끊임없이 공격적인 찬스를 창출했다.
정승원은 우즈벡전을 앞두고 남다른 결의를 다졌다. K리그 대구 3년차로 수려한 외모와 탁월한 실력을 겸비한 '대구 아이돌'로 소녀팬들의 비명을 몰고 다니는 스타플레이어다. 2018시즌 31경기 4골3도움, 지난 시즌 33경기 3골2도움을 기록하며 대구 돌풍을 이끌었다. 이번 대회 현장에서도 태국 현지 소녀팬들을 몰고 다니며 화제가 됐다.
그러나 김학범호의 도쿄올림픽 예선전인 이번 대회 1-2차전, 정승원은 부진했다. 1차전 중국전에 결장했고, 2차전 이란전 기회를 받았지만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우즈벡전을 앞두고 정승원은 "만약 뛰게 된다면, 골도 넣고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며 결의를 다졌다.
8강행을 확정지은 상황에서도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무조건 이긴다는 생각뿐이다. 우리에겐 매경기가 결승전이다. 8강 상대가 누구인지 그런 생각도 안한다. 누굴 만나든 이긴다는 생각만 하고 있다"고 이를 악물었다.더위에 대한 질문에도 K리그에서 가장 더운 '대프리카(대구+아프리카)' 대구 출신 답게 "저는 더운 데서 하는 게 더 좋다. 상대팀이 더 힘들 것"이라는 패기만만한 대답을 내놨었다. 거침없던 약속대로 거침없는 플레이로 약속을 지켰다. 김학범호는 우즈벡에 2대1로 승리하며 첫 3전승, 조1위로 8강에 올랐다. 방콕(태국)=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