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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이슈] "끝나지 않은 레이스"…美아카데미 2월 4일까지 최종 투표..'기생충' 뒷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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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한국 영화 101년 만에 아카데미(오스카) 첫 노미네이트를 기록하며 높은 장벽을 허문 '기생충'(봉준호 감독, 바른손이앤에이 제작)이 아카데미 수상 트로피를 손에 쥐기 위해 마지막 뒷심을 발휘할 때다.

'기생충'은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곽신애·봉준호), 감독상, 각본상(봉준호·한진원), 편집상(양진모), 미술상(이하준·조원우), 국제영화상(외국어영화상) 등 무려 6개 부문 후보에 지명됐다. 아카데미 시상식은 1929년부터 미국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 회원(AMPAS, 이하 아카데미 회원)들이 뽑는 상으로 미국 영화제작에 직접 관여하는 사람들만이 투표권을 가진 영화인에 의한, 영화인을 위한 미국 내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시상식이다.

봉준호 감독의 7번째 장편 영화인 '기생충'은 전원 백수인 기택(송강호)네 장남 기우(최우식)가 가족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박사장(이선균)네 과외선생 면접을 보러 가면서 시작되는 예기치 않은 사건을 따라가는 가족희비극이다. 송강호, 이선균, 조여정, 최우식, 박소담, 장혜진, 이정은, 박명훈 등이 출연했고 지난해 5월 열린 제72회 칸국제영화제에서 한국 영화 최초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면서 전 세계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국내에서는 그해 5월 개봉해 53일 만에 10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작품성과 흥행을 동시에 인정받은 '기생충'은 이후 10월 북미에서 개봉하며 본격적인 '오스카 레이스'를 펼쳐왔다. 전 세계 유수의 비평가협회와 영화제 초청 및 수상 릴레이를 이어가던 '기생충'은 지난 6일 열린 제7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한국 영화 최초 외국어영화상, 각본상, 감독상 부문에 이름을 올린 '기생충'은 최종적으로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하며 또 하나의 기록을 세운 것. 그리고 '기생충'은 마침내 수상 릴레이의 종착지인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또다시 최초의 역사를 만들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제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 및 제작진들은 아카데미 최종 수상 투표를 독려하는 마케팅을 더욱 적극적으로 펼칠 계획이다. 이미 오래전부터 배우 송강호와 함께 상영회 및 GV(관객과의 대화)를 이어가고 있는 봉준호 감독은 북미 배급사인 네온과 함께 아카데미 시상식이 열리는 내달 9일까지 더욱 활발히 '기생충'을 어필할 예정이다.

앞서 아카데미 시상식의 후보작(자)은 아카데미 회원들의 투표로 결정된다. 지난해 12월 기준 아카데미 회원은 9537명으로 이 중 8469명이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 투표권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출품작 중 일정 기간(2019년 1월 1일 12월 31일까지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연속 7일 이상 연속 상영된 영화 기준)을 충족한 영화를 대상으로 투표권을 행사하는데 특히 회원들은 자신이 속한 부문에 오르는 5편, 5명의 배우에게 표를 던진다. 다만 작품상 후보는 모든 부문 소속 회원이 투표하며 투표는 시상식이 열리기 전해 12월부터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진행된다. 회원들이 5작품 혹은 5명의 후보를 투표하면 그중 가장 첫 번째로 선택받은 후보의 득표수에 따라 최종 후보가 결정된다.

수상작은 회원들이 부문별로 한 표씩 투표하고 가장 많은 표를 받은 영화가 최종 수상작(자)로 영예를 얻는다. 특히 아카데미 시상식 수상작은 부문별로 최종 투표 자격이 다르다는 점에서 다른 시상식과 차별을 뒀다. 국제영화상과 다큐멘터리상은 5개 후보작을 모두 본 회원들에게만 투표권이 주어진다. 작품상과 감독상을 비롯한 다른 부문은 아카데미 회원이라면 누구나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다.

아카데미 시상식의 최종 투표는 오는 30일부터 시상식이 개최되는 5일 전인 내달 4일 마감된다. 6일간 최종 투표를 마치면 영광의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 주인공들이 확정되는 것. 봉준호 감독과 '기생충' 팀은 약 한 달여 남은 시간 동안 미국 내 아카데미 회원들은 물론 매체, 평론가, 그리고 관객에게 적극적으로 '기생충'을 알릴 전망이다.

아카데미 시상식의 트로피가 당락이 결정되는 기간. 국내 아카데미 회원들의 활약도 기대를 모은다. 국내 아카데미 회원 수는 약 40명 정도. '기생충'의 송강호를 필두로 최민식, 이병헌, 하정우, 김민희, 조진웅, 배두나와 봉준호·임권택·박찬욱·이창동·김상진·김기덕 감독, 정정훈 촬영감독이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기생충'으로 올해 아카데미 후보에 오른 봉준호 감독과 송강호도 후보자이기 전 아카데미 회원으로서 투표권을 행사한다. 아카데미 '기생충'이 한국 영화 대표로 첫 아카데미 시상식에 도전하는 만큼 국내 아카데미 회원들 또한 어느 때보다 적극적으로 아카데미 투표권을 행사하며 '기생충'에 힘을 실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렇듯 국내는 물론 전 세계의 뜨거운 지지를 받는 '기생충'이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몇 개의 트로피를 손에 쥘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봉준호 감독이 후보에 오른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은 오는 2월 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할리우드 돌비극장(옛 코닥극장)에서 열린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