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클라(태국)=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결국 경기를 풀어줘야 하는 선수는 이동경.
이란과의 조별리그 2차전을 앞두고 있는 김학범호. 9일 태국 송클라에서 열린 2020 AFC U-23 챔피언십 중국과의 조별리그 1차전은 살떨리는 경기였다. 하마터면 최약체로 지목되던 중국과 0대0으로 비길 뻔 했지만, 이동준(부산 아이파크)의 극적인 결승골로 어렵게 승점 3점을 획득했다.
중국전 후 경기력에 대한 아쉬움이 남기는 했지만, 어찌됐든 부담스러운 국제대회 첫 경기에서 이겼다는 자체가 대표팀에 큰 힘이 될 듯. 긴장을 풀었으니 이란과의 2차전에서 제 실력을 발휘해 승점 6점을 만들고 조기에 8강 진출을 확정지으면 된다.
중국전을 돌이키면 사실 전반전에 일찌감치 승기를 가져올 수 있었다. 전반에는 중국이 정신을 차리지 못할 정도로 파상 공세를 펼쳤지만, 결정적인 찬스에서 골이 들어가지 않은 게 문제였다. 중원의 플레이메이커로 투입된 이동경은 한 차원 나은 드리블과 침투 패스, 슈팅 능력을 보여줬다. 아쉬운 건 딱 하나, 골로 연결시키지 못했을 뿐이었다.
김학범호에는 이동경 외에 정승원(대구FC) 정우영(프라이브루크) 등이 중원에서 게임을 풀어갈 수 있는 자원들인데, 여러모로 봤을 때 결국 이동경이 이란전에서도 공격을 지휘하는 핵심 역할을 해줘야 경기가 원활히 풀릴 것으로 보인다. 이란전에는 중국전과 비교해 공격 진영에 많은 새 얼굴들이 투입될 것으로 보이는데, 그들과의 호흡 맞추기가 매우 중요하다.
이동경은 "중국전에 득점을 해줬다면 쉽게 풀릴 경기였는데, 그렇게 하지 못해 미안했다"고 말하며 "개인적인 목표보다 팀 우승을 위해, 올림픽 티켓을 따는 것을 위해 희생하면서 준비를 조금 더 철저히 해야할 것 같다"고 밝혔다.
이동경은 23인 엔트리 중 유일하게 A대표팀 경험이 있는 선수다. 파울루 벤투 감독의 부름을 받아 짧게 나마 성인 대표를 경험했다. 이동경은 "영광이었다. 좋은 본보기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솔선수범해 팀을 이끌겠다. 좋은 경험들을 이 팀에 잘 입힌다면,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송클라(태국)=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