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클라(태국)=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이란이 훨씬 잘한 경기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한국 U-23 축구 대표팀. 9회 연속 올림픽 출전을 위한 첫 관문을 무사히 마쳤다. 김학범호는 9일 태국 송클라에서 열린 중국과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1대0 신승을 거뒀다. 조 최약체 중국을 상대로 경기 종료 직전 겨우 결승골을 넣어 이겼기에 경기력에 대한 지적이 나왔다.
하지만 상대를 떠나 낯선 곳에서의 부담스러운 국제대회 첫 경기였고, 오랜만에 치르는 실전이었다. 선수들의 몸에 힘이 들어갈 수밖에 없었고, 또 생각만큼 몸이 가볍지 않을 수 있었다. 어찌됐던 목표로 했던 승점 3점을 따냈기에 스타트를 잘 끊었다고 봐야 한다. 10일 회복 훈련을 마치고 만난 김 감독은 "중국도 전폭적인 지원 속에 수준이 많이 올라왔다"며 쉽지 않은 상대였음을 인정했다.
이제 중국전은 지나간 일. 앞으로가 중요하다. 이란, 우즈베키스탄과의 조별리그 경기가 남아있는데 두 팀이 1차전에 만나 1대1로 비김으로써, 우리는 12일 송클라에서 열리는 2차전 이란전에 승리하면 우즈베키스탄전 결과와 관계 없이 최소 조 2위로 8강 진출을 확정지을 수 있다. 마지막까지 경우의 수를 따지지 않고 편안하게 올라가려면 이란전 승리가 꼭 필요하다.
우즈베키스탄은 지난해 두 차례 평가전도 치렀고, 디펜딩 챔피언으로 잘 알려진 팀. 반면, 이란은 성인 대표팀은 강팀으로 인정받지만 U-23 레벨은 오랜 기간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정확한 수준 파악이 힘들었는데, 우즈베키스탄과의 1차전에서 베일에 싸여졌던 전력이 드러났다.
김 감독도 이 경기를 지켜봤다. 김 감독은 "이란이 훨씬 잘한 경기였다. 우즈베키스탄이 강한 팀인데, 경기에서 우즈베키스탄이 하고자 하는 축구를 못하게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이란은 실제로 공격진의 능력과 움직임이 좋았다. 중원의 압박도 상당했다. 단, 우즈베키스탄전에서는 손 쉬운 찬스에서 골 결정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김 감독은 "이란이 3대1로 이겼어야 할 경기"라고 설명했다.
이제 이란의 패가 어느정도 드러났으니, 경기를 잘 준비하는 일만 남았다. 김 감독은 "더 세밀하게 이란을 분석해보겠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중국전 후 이란전에서는 큰 폭의 라인업 교체가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대회 전부터 이란전에 대한 어느정도의 구상은 짜여져있었다는 뜻.
중국전 승리를 이끈 미드필더 김진규도 "이란은 공격진이 스피드도 좋고, 압박도 좋다. 미드필더들의 피지컬도 좋은 팀으로 알고 있다. 감독님께서 잘 대처해주실 것으로 생각한다. 선수들이 어제 부진했다고 해서 자신감을 잃지 말고, 원래 하던대로 준비한다면 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송클라(태국)=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