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선수민 기자] "우승하면, 허수봉이 춤 추겠죠."
임도헌 감독이 이끄는 남자 배구 대표팀이 좋은 분위기 속에서 준결승전을 준비하고 있다.
남자 배구 대표팀은 11일 이란과 2020년 도쿄올림픽 아시아대륙예선 준결승전에서 만난다. 아시아 최강 이란을 넘으면 20년만의 올림픽 출전도 보인다. 선수단은 그 어느 때보다 똘똘 뭉쳐있다. 주전 세터 한선수를 뒤에서 받치는 세터 황택의(KB손해보험)은 "내 할 일을 하면서 분위기를 올려주려고 한다. (한)선수형이 나가서 머리 식히는 시간을 벌어주려는 마음가짐으로 들어가고 있다"고 했다.
다음은 황택의와의 일문일답.
-어떤 각오로 뛰고 있나.
▶(한)선수형이 흔들릴 때 들어가거나 원 포인트 서버로 들어가고 있다. 내가 흔들렸을 때 들어가도 이후에 선수형이 돌아온다. 내 할 일을 하면서 팀 분위기를 올리려고 한다. 선수형이 나가서 머리 식히는 시간을 벌어주려는 마음가짐으로 들어가고 있다. 서브를 때리러 들어갈 때는 서브 하나에 팀 분위기를 바꿀 수 있으니 더 신중하게 한다. 세터로 들어갔을 때보다 서브를 하러 들어갔을 때가 더 부담된다.
-대표팀 분위기가 침체될 때마다 들어가서 서브 에이스로 제 몫을 다 해주고 있다.
▶우리가 분석하면 어떤 선수에게 때리고 누가 리시브가 약한지 안다. 그 쪽을 흔들 수 있게 때리자고 생각한다.
-중국이 잡을 수 있었던 이란전을 서브 범실로 내줬다. 서브에 더 신경 써야 이길 수 있을 것 같다.
▶중국이 서브 미스를 많이 한 것은 이란 리시브를 흔들지 않으면 힘들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도 강하게 때릴 것이기 때문에 서브 미스가 많이 날 수도 있다. 실수 없이 강하게 때릴 것이다.
-막내 라인인데 이란전은 어떤 마음가짐으로 임할 것인가.
▶내 아래가 허수봉 선수다. 거의 막내다. 우리가 시합을 많이 안 뛰지만, 기회가 한 번씩 올 때 우리의 역할을 해주면 팀에 많이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내 역할을 하려고 많이 준비하고 있다.
-이란전을 앞두고 선수들과 무슨 얘기를 했나.
▶이란이라고 겁 먹고 들어갈 필요 없다고 했다. 미팅을 했는데 내 개인적인 의견으로도 우리 형들이 이길 것 같다. 이란이 우리를 만만하게 보고 들어왔을 때 초반에 우리 걸 잘하면 이길 수 있다. 모두가 비장하고 간절하다.
-이란 세터 마루프와 대결하게 된다.
▶마루프가 잘하긴 하는데 (한)선수형이 더 잘한다고 본다. 마루프보다 공격수들이 잘 처리하는 것 같다. 선수형은 센터 블로킹이 못 따라가게 올려주는 데다가, 잘 때릴 수 있게 올려준다고 생각한다. 더 잘하는 것 같다. 형들만 믿고 마음 편하게 하려고 한다. 선수형 만큼은 못해도 팀 분위기가 쳐질 때 형들을 믿고 분위기를 띄우겠다. 지려고 나가는 게 아니다. 당연히 이겨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강소휘 선수가 우승하면 블랙핑크 춤을 춘다고 하던데 이다영 선수와 트러블메이커 춤을 췄던 황택의 선수는 공약이 없나.
▶춤을 못 춘다. 춤을 못 추니까 일부러 더 시키는 것 같다. (허)수봉이가 막내니까 수봉이한테 시키면 될 것 같다.
한편, 허수봉은 "진출만 하면 뭘 시켜도 다 하겠다"고 했다.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