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주환 기자]1차 유찰됐던 대한축구협회(KFA)와 한국프로축구연맹(K리그)의 통합 중계권 사업사 선정 입찰이 13일 마감을 앞두고 막판 컨소시엄 구성에 탄력이 붙었다. KFA와 K리그 고위 관계자들은 최근 지상파 3사(KBS MBC SBS)와 접촉을 이어갔고, 종편 채널 JTBC 등과도 미팅을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국내 주요 포털 및 거대 통신사와도 논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스포츠 마케팅 전문가들은 "이번 사업자 선정의 1차 유찰 이유는 큰 금액 부담과 컨소시엄 금지 조항 때문이었다. 축구 국가대표팀 및 K리그 경기는 비록 경기수가 상대적으로 많은 KBO리그에 비해 중계방송사의 마케팅 운신의 폭이 좁지만 콘텐츠 제작 비용이 적게 들고 또 향후 성장 가능성을 고려할 때 남주기 아까운 사업이다"고 말한다.
KFA와 K리그는 작년 12월 9일 1차 유찰을 발표하면서 전략을 수정했다. 1차와 마찬가지로 최소 보장 금액 250억원 한도는 그대로 유지했다. 대신 1차에 제한했던 컨소시엄 구성을 허용했다. 또 적극적인 협상자로 나서 컨소시엄 중재자 역할까지 해주고 있다.
2019년말 종료된 KFA와 K리그의 중계권료는 연간 총 160억원(추정) 정도로 알려져 있다. KFA가 100억원, K리그가 60억원 수준이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총재에 이어 KFA의 수장이 된 정몽규 회장은 대표팀과 K리그의 통합 마케팅을 줄곧 주장하고 있다. 상생의 논리와 시너지 효과를 추구해 축구판을 키워보자는 것이다. 축구계의 목소리는 분명하다. K리그와 프로야구(KBO리그)의 중계권료 차이가 10배 이상 나는 건 맞지 않다는 것이다. 국내 최고 인기 프로스포츠로 통하는 프로야구의 연간 중계권료는 약 650억원(추정)으로 알려져 있다. 별도인 뉴미디어 중계권료는 KBO가 작년 초 5년 총액 1100억원에 계약했다.
KFA와 프로연맹은 작년 A대표팀과 K리그의 상품 가치를 끌어올렸다. A매치에는 소녀팬들이 대거 몰렸고, K리그 1년 총 유료 관중은 처음 230만명을 돌파했다. 1년 최소 중계권료로 250억원은 받아야한다는 입장을 정했다.
중계권료를 지불해야 할 사업자들의 입장은 특정 1개사가 1년에 최소 250억원을 부담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독점 권리를 인정받아 TV 및 뉴미디어 중계권까지 포괄적인 권리를 전부 갖게 되지만 250억원 이상을 뽑아낼 수 있을 지에 대해 확신하지 못했다. 또 한 방송사가 사업자로 선정되더라도 대표팀 경기와 K리그 경기를 전부 제작해 그 콘텐츠를 방영할 채널도 마땅치 않다. 결국 국내 방송 시장 상황은 컨소시엄 구성이 불가피했고, KFA와 프로연맹이 관심을 보인 업체들과 협상을 통해 짝짓기를 해주고 있다. 컨소시엄을 구성하면 250억원을 쪼개서 부담할 수 있다. 이번 사업자 선정 재입찰 마감은 13일 오후 3시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