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스튜디오형 관찰 프로그램에 추리 프로그램, 그리고 1인 토크쇼를 거쳐 다시 리얼 버라이어티의 시대가 왔다.
요즘 TV 속은 또다시 리얼 버라이어티 천국이 됐다. 나영석 PD 사단이 만들고 있는 tvN '신서유기'가 시즌7까지 방송됐고, 이들은 또다시 옴니버스식 예능 프로그램인 '금요일 금요일 밤'의 론칭을 앞두고 있다. 여기에 13년 전통의 예능 프로그램 KBS2 '1박 2일'이 지난달 부활을 알리며 시즌4로 돌아와 순항 중이고, 7일부터는 '1박 2일' 출신 김성 PD와 제작진이 다시 뭉쳐 MBN '친한예능'을 선보였다.
'1박 2일'을 거쳐간 많은 PD들은 일명 '나영석 키즈'라고 불려도 좋을 정도로, '1박 2일'을 보고 PD의 꿈을 키웠던 이들이다. '1박 2일' 시즌4의 새로운 사령탑을 맡은 방글이 PD나 '친한예능'의 김성 PD도 모두 이 예능 프로그램들을 보며 연출자의 꿈을 키웠다고 했다. 김성 PD는 "'1박 2일'과 '무한도전'을 보면서 예능 버라이어티가 하고 싶다고 생각했고, 예능 PD가 됐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지금의 PD들이 예능 연출자로서의 꿈을 키워올 때 나영석 PD가 만들었던 세계관이 영향을 줄 수밖에 없었다는 얘기다.
현재 예능가에는 세대교체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리얼 버라이어티의 끝에 여행 예능이 한바탕 휩쓸었고, 그 뒤를 쿡방과 먹방, 연애 리얼리티 등이 돌아가며 이었다. 최근에는 1인 토크쇼도 활발하게 만들어졌지만, 이렇다 할 수확을 거두지는 못한 채 방송사들의 눈을 다시 버라이어티쇼로 끌고오게 만들었다. 오래된 포맷이지만, 젊은 PD들의 감각이 더해지며 남다른 재미를 주고 있는 모양새다.
'구관이 명관'이라고 하듯 결국 시청자들도 익숙한 포맷을 찾는 모양새다. 여기에 익숙한 패턴의 포맷은 가져가되, 저마다의 변주로 색다른 매력을 뽐내는 프로그램들이 등장하며 시청자들의 보는 눈도 충족을 시키고 있다. '1박 2일'은 연정훈을 시작으로 문세윤, 딘딘, 김선호, 라비를 영입하며 신선한 판을 새로 짰고, '체험 삶의 현장'을 2020년으로 다시 가져오는 연출로 시청자들의 호평을 얻어냈다.
'친한 예능'은 '1박 2일'의 기본적인 틀은 유지하되, 한국인보다 한국을 더 사랑하는 외국인들과 한국인들이 각자 팀을 이뤄 경쟁한다는 소재를 더하며 시선몰이를 했다. 합류한 멤버들도 '1박 2일'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어오기에는 충분했다. 앞서 불운의 마무리를 해야 했던 팀이 다시 모여 절치부심했다는 점에서도 눈길을 끌었고, 16년 만에 다시 한국 예능을 찾아온 브루노의 새로운 매력과 대표 애처가 최수종의 예능적인 활약도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에 힘입어 '친한예능'은 1.2%(닐슨코리아, 유료가구 전국기준)을 넘어서며 흥행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들의 성장을 만들어준 나영석 PD도 새 예능으로 시청자들을 찾는다. 리얼 버라이어티의 확장판이었던 '신서유기'를 시즌7까지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뒤 새로운 예능을 다시 들고 나온 것. 예능적 측면에서 가장 특화된 PD로 불리는 나영석 PD는 '금요일 금요일 밤에'를 통해 색다른 '숏폼(short-form)' 콘텐츠에 도전할 전망이다.
10일 첫 방송을 앞두고 있는 '금요일 금요일 밤에'는 이승기의 노동, 홍진경의 요리, 은지원, 송민호, 장도연의 상식, 이서진의 여행, 박지윤과 한준희 축구해설가가 함께하는 스포츠까지 다양한 주제로 시청자들을 찾을 예정이라 기대가 모아진다. 짧은 콘텐츠를 바탕으로 유튜브와 TV를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예능을 보여줄 예정으로,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에 가장 민감한 나영석 PD가 이번에는 방송가에 어떤 반향을 일으킬지에 이목이 쏠린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