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실내=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외국인 선수도 능가하는 토종 투톱의 위력.
전주 KCC의 두 올스타 이정현, 송교창이 팀에 값진 승리를 선물했다.
KCC는 5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서울 삼성과의 4라운드 경기에서 84대66으로 승리했다.
KCC 입장에서는 매우 중요한 경기였다. 하루 전 군산에서 원주 DB에 75대83으로 패하고 상경했다. 질 수는 있지만, 상대에 공격리바운드 20개나 허용하며 허무하게 졌다. 최악의 분위기, 긴 이동 거리, 그리고 백투백 경기였다. 전창진 감독은 "최근 리그가 평준화 되가고 있다. 우리도 연패를 하면 언제 중위권으로 추락할지 모른다"고 말하며 삼성과의 경기 필승을 다짐했다. 그러면서 하루 전 고양 오리온에 1점차 신승을 거둔 삼성에 대해 "최근 수비가 정말 좋아졌다"며 긴장의 끈을 놓치지 않았다.
하지만 KCC에는 삼성의 수비를 뚫어낼 두 날카로운 창이 있었다. 이정현과 송교창이었다. 이정현은 20득점 6리바운드 8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팀 공격을 이끌었다. 주특기인 3점슛은 7개를 던져 단 1개만 들어갔는데, 자신의 슛 컨디션이 좋지 않음을 인정하고 패스 위주로 경기를 풀어나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삼성이 추격을 해올 때마다 이정현이 수비를 붙여놓고 돌파 후 동료들에게 찬스를 만들어줘 KCC는 역전을 허용하지 않을 수 있었다.
이정현이야 늘 제 몫을 하는, 해야 하는 선수. 삼성전에서 더 돋보인 건 송교창이었다. 송교창이 있을 때와, 없을 때 KCC의 경기력은 큰 차이가 났다. 1쿼터를 풀로 뛴 송교창이 2쿼터 2분56초만 뛰고 휴식을 취했는데, 그 때 삼성이 박빙의 경기를 만들었다. 하지만 송교창이 휴식을 마치고 돌아온 후반, 양팀의 스코어 차이가 벌어지기 시작했다. 송교창은 3쿼터 8득점, 4쿼터 6득점을 몰아치며 승부처 해결사 역할을 했다. 3점슛 3개 포함 총 21득점.
득점 뿐 아니라 리바운드도 10개나 걷어낸 게 더 큰 소득이었다. 하루 전 리바운드 싸움에서 투지를 보여주지 못한 KCC였는데 송교창이 팀 내 최다 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오히려 선배들의 투혼을 이끌었다.
특히, 송교창의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플레이에 KCC 팀 플레이가 원활하게 돌아갔다. 외곽에서 쏴야할 때는 쏘고, 돌파할 때는 돌파하고, 빼줘야 할 때는 빼주는 타이밍을 기가 막히게 잡았다. 무리한 플레이가 단 1개도 없었다. 최고의 퍼포먼스였다.
잠실실내=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