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SBS '그것이 알고싶다'가 음원 사재기 의혹을 파헤쳤다.
4일 방송된 '그알'은 음원사재기 의혹과 합리적 의심이 들 수밖에 없는 이유, 음원 사재기 행태 등을 집중조명했다.
음원사재기 의혹이 본격적으로 수면위로 올라온 건 지난해 박경이 SNS를 통해 바이브 송하예 황인욱 임재현 등을 공개저격 한 이후다. 박경이 실명을 저격한 이들은 하나같이 발끈하며 법적대응을 외쳤다. 바이럴 마케팅을 했을 뿐 사재기는 하지 않았다는 게 이들의 공통된 입장이다.
송하예 측은 "진짜 어떤 미친XX하나가 올린 것 때문이 이런 파장이 일어난 건데 내 음원을 팔면 수십억 받는다. 그런데 굳이 (차트조작을) 할 이유가 없다"고 거품을 물었다.
바이브 측은 "본인이 거론 했으면 증거자료를 가지고 나와라. 무슨 근거로 한 회사의 아티스트들을 이렇게 힘들게 만들었는지에 대해 분명히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항인욱 측은 "이런 구설에 오르니 우리도 당황스럽다. 지금 성적은 노력해서 얻은 결과"라고, 임재현 측은 "선동이다. 6시에 음원이 발매되면 7시, 한 시간동안 급 몰리게 광고를 몇 백만원~몇 천만원을 할 수 있다. 그럼 왜 못 올라가냐. 노래가 좋으면 올라가지"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알'이 공개한 음원 사재기 행태는 충격적이었다. 바이럴 마케팅은 명분을 만들기 위한 구실이었고, 실제로는 매크로 프로그램과 ID도용, 밀어내기 등의 저열한 불법 행위를 통해 순위를 조작하고 있었다.
홍보대행업체 관계자는 "업체로부터 포털사이트에 자료도 깔고 500명 밖에 없는 팬클럽 수를 2000명으로 맞추라고 하더라. 영상도 너무 없으니 커버곡을 넣어 유튜브에 뿌리라고 했다. 페이스북 홍보를 하고 2~3일 뒤 음원 사이트 작업에 들어간다. 컴퓨터 한 대에 유심을 쭉 끼워놓고 프로그램으로 돌리는 거다. 그쪽 공장에서 평균적으로 음원사이트 ID 몇만개씩은 항상 갖고 있더라. ID 비밀번호 생성기를 사용해 만든다"고 설명했다.
타이거JK는 "사재기 제안은 오래 전부터 받아왔기 때문에 놀라운 일은 아니다. '이런 건가요' 노래에 '이런 건가요. 그대 정말 1억인건가요'라는 가사로 후렴구에 대놓고 힌트를 준 적 있다. 그때 가격이 1억 정도 됐다"고 말했다.
이어 "나와 윤미래가 30대 1위라더라. 그 사람들이 생각하는 30대는 소비가치가 전혀 없는 쓰레기다. 10대 20대 선호도를 올려야 한다고 하더라. 윤미래가 라이벌이라고 한다면 윤미래 힘을 빼는 작업을 미리 한다. 윤미래의 싱글이 나오는 날 윤미래와 비슷한 유형의 세 곡의 발라드를 밀어주는거다. 밀어내기가 제일 충격적이었다"고 털어놨다.
술탄 오브 더 디스코는 "여름 정도에 앨범을 냈는데 바이럴 마케팅을 해주겠다는 제안이 왔다 차트 30위가 목표라고 하더라. 그쪽에서 수익을 7대 3으로 나누자고 하더라. 가격은 1년~1년 반 정도라고 했다"고 전했다.
말보는 "나한테 어떤 분이 차트 순위 상승시킬 수 있는 것도 있고 노래가 더 알려지고 많이 부르게 만들 수 있다고 하더라. 업체가 3개 정도 있는데 밑바닥을 깔아놓고 정정당당하게 진입하는 걸로 보이게 하기 때문에 걸릴 일이 없다고 하더라. 미디움 템포, 발라드로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장소, 취해야 되고 그리워해야 되고 사람들이 이별을 해서 쉽게 떠올릴 수 있는 가사여야 한다"고 고백했다.
방송 이후 가수들도 사재기 근절을 위한 목소리를 냈다.
아이유는 SNS에 '그알' 방송화면과 함께 "그래도 하지 맙시다. 제발"이라는 글을 게재했다. 선미와 현아도 '그알' 방송 화면 사진을 올리며 뜻을 함께 했다.
정준일은 "저는 1위한번 해본 적 없는, 다행히 많은 선후배님들이 불러주신 덕분에 히트한 노래 한곡으로 지난 10년을 노래한 가수이지만 한번도 형이 부끄럽다거나 형의 노력이 헛되었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어요. 결국 세상은 바뀌지 않을겁니다. 저는 별로 긍정적이고 낙관적인 사람이 아니에요. '형 나는 언젠가 잊혀질거고 나는 언젠가부터 노래를 잘 못하게 될거야. 내 작곡능력도 글 쓰는 마음도 예전같지않아. 형이 더 잘 알잖아. 난 늘 내가 문제라고 생각하는 그게, 모든 문제와 불행한 결과가 나로부터 나온다는 그게 힘든거지 단 한 순간도 챠트같은거에 오르지 못 해 슬픈적은 없었어. 그러니까 우리 하던대로 하자. 많진 않지만 좋은사람들만 보고 아직 내 음악이 필요한 사람들 그 사람들만 보고 그렇게 하자.그리고 울지마 내가 많이 울어봐서 아는데 그거 진짜 안 멋있어 후져.' 오늘 #그것이알고싶다 에 나온 #윤동환 대표는 저희 소속사의 대표입니다"라고 전했다.
SG워너비의 김진호는 "연예계 관계자들 중 '그것이 알고 싶다'를 보며 당당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요. 자신의 마음을 다해야 다른 사람의 마음을 공명할 수 있을 예술에, 지혜가 없이 모인 자들이 자해하는 줄도 모르고 폼을 잡지요. 예술에 '예'를 빼고 '술'만 타서 돌리는 겉멋 싸움, 수많은 지망생들과 동료들이 그들의 욕심에 희석됩니다. 그 세계가 다인 듯믿도록 세뇌시키고, 용기 내면 때묻은 자들이 달려들어 뒤에서 매도하기 바쁘지요. 과연 누가 누구를 제작하고 가르치는지, 그럴 자격이 있는 건지 걱정됩니다. 켜진 카메라가 담은 일방통행 화면을 보며 꿈을 꾸는 사람들, 카메라가 꺼진 뒤 진짜 모습에 더 마음 쏟는 세상이기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솔비도 "'그것이 알고싶다' 방송을 통해 문제제기 된 만큼 다시한번 정당한 문화운동의 씨앗이 시작되길 바라봅니다. 창작자의 권리는 창작자가 소리내야 하며 소비자의 권리는 소비자가 되찾아야 합니다. 더이상 음원플랫폼의 불공정한 실시간 차트로 인한 아티스트들의 부당한 경쟁은 사라져야 합니다"라고 강조했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