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하정우와 김남길. 두 사람의 케미가 다 했다. 함께 있기만 해도 남다른 '티카타카'를 보여주는 하정우와 김남길이 만들 기존에 본 적 없는 아주 신선한 미스터리 영화 '클로젯'이 관객을 만날 준비를 마쳤다.
이사한 새집에서 딸이 흔적도 없이 사라진 후, 딸을 찾아 나선 아빠에게 사건의 비밀을 알고 있다는 의문의 남자가 찾아오며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이야기를 그린 영화 '클로젯'(김광빈 감독·각본, ㈜영화사 월광·㈜퍼펙트스톰필름 제작). 2일 오전 서울 강남구 CGV압구정점에서 열린 제작보고회를 통해 베일을 벗었다. 이날 제작보고회에는 배우 하정우, 김남길, 김광빈 감독이 참석했다.
기존 한국 영화에서 본 적 없던 벽장이라는 신선한 소재에 주목한 '클로젯'은 언제나 볼 수 있는 일상적인 공간을 미스터리한 공간으로 재탄생시켜 영화적 긴장감을 끌어올릴 예정이다. 신선한 소재와 상상력에 한국적인 정서를 접목시켜 기존에는 없던 새로운 스타일은 한국 미스터리 영화의 탄생을 기대케 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번 영화는 처음으로 호흡을 맞추는 하정우와 김남길의 연기 앙상블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범죄, 스릴러, 액션, 재난 드라마 등 모든 장르를 섭렵하며 1억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은 하정우는 사라진 딸의 흔적을 찾아 나선 아버지 상원 역을 맡아 첫 미스터리 장르에 도전한다. 새로운 장르 안에서 드러날 하정우의 또 다른 얼굴에 관심이 쏠린다. 드라마 '열혈사제'로 SBS 연기대상을 포함해 8관왕에 오르며 새로운 전성기를 맞이한 김남길은 사건의 비밀을 알고 있는 의문의 남자 경훈 역을 맡아 관객을 미스터리한 세계 속으로 이끌 예정이다. 여기에 드라마 '마더'로 백상예술대상 최연소 신인상을 수상한 아역 배우 허율의 뛰어난 연기가 더해져 기대를 더한다.이날 김광빈 감독은 '클로젯'의 이야기를 떠올리게 된 계기에 대해 가장 먼저 이야기했다. 그는 "잠을 자다가 우연히 깼는데 눈 앞에 벽장이 살짝 열려 있었다. 그런데 그 안에 누가 있는 것 같은 소름끼치는 느낌이 들더라. 그때 '타닥'이라는 생활 소음이 나서 굉장히 무서웠던 기억이 있다"며 "그때 제가 하고 싶은 한국적인 이야기를 이 소재와 결합해서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설명했다.
상원 역의 하정우는 "'백두산'이 아직 끝나지 않았는데, 6주 정도 차이로 다시 인사드리게 돼서 한편으로는 기쁘다. 새해의 첫 한국 영화로 인사드리게 돼서 너무나 기분이 좋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경훈 역의 김남길이 "긴장도 많이 되지만 정우형의 '백두산'의 기운을 이어 받아 순항 했으면 좋겠다"고 말하자 하정우는 "저는 남길 씨의 대상(SBS 연기대상)의 기운 이어 받아서 잘 됐으면 좋겠다"고 말을 더해 웃음을 자아냈다.
하정우는 극중 상원이라는 인물에 대해 "직업은 건축설계사이고 몇 년전에 사고로 아내를 잃게 된 인물이다. 딸을 와이프에게 맡기고 출장도 많이 가고 가정에 충실하지 못했던 인물이었는데 아내를 잃게 된 후 딸을 직접 돌보고 보호해야 하는 사람이다. 아버지로서의 역할이 서툰 사람인 것 같다. 그러다가 딸이 사라지고 그런 딸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제가 미혼이다 보니까 자식을 가진 아버지의 심정에 대해 주변 유부남들에게 많이 물어봤다. 그렇지만 이 인물이 미혼인 제가 설정하기 어렵진 않았던 건, 딸을 아내에게 맡기고 총각처럼 살았던 인물이기 때문이"며 "아내의 사고 이후 육아를 해야 되게 놓였는데, 그 안에서 어설픔, 당황스러움을 맞이하면서 딸에게 다가서는 인물인데, 그런 모습이 제가 결혼을 하면 겪어야 하는 것들이 아닌가 싶다"고 설명했다."간편하게 이야기하면 유튜버"라고 극중 경훈에 대해 입을 연 김남길은 "실종된 아이를 찾아내는 유명 유튜버로 소개가 된다. 사라진게 이나(허율) 뿐만이 아니기 때문에 사라진 아이들에 대한 미스터리함을 풀기 위해 상원에게 다가가는 인물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훈은 그 자체가 미스터리한 인물이라서 제 성격이랑은 잘 안 맞긴 하다. 평소에는 워낙에 밝은 사람인다. 초반에는 그런 모습을 보여주는데 후반에는 프로다운 모습을 보여준다. 모든 분들이 아시다시피 정우 형도 워낙 위트 있는 사람이라서 형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덧붙였다.
이날 하정우는 '클로젯' 출연 계기에 대해 묻자 김광빈 감독과의 오랜 인연에 대해 언급했다. "감독님이 이러한 장르에 굉장히 특화된 분이다. 이러한 장르를 사랑하고 애정하는 게 느껴졌다. 또한 제가 한 번도 도전해보지 안은 캐릭터이고 장르이기 때문에 함께 만들어 가면 재미있지 않을까라는 기대가 컸다"고 입을 연 하정우. 그는 "사실 김광빈 감독님과의 인연이 한 15년 전부터 이어졌다. 김광빈 감독님이 이 영화의 제작자이기도 한 윤종빈 감독과 '용서 받지 못한 자'를 찍을 때 동시녹음 감독님이었다. 김광빈 감독님이 정말 군입대 전날까지 함께 촬영했다. 제 차에 동시녹음 장비를 실어고 다니면서 찍었다. 그때 감독님이 저에게 '장편 영화를 만들면 형이랑 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했었다. 십 몇 년이 흐른 뒤 이 시나리오를 받게 됐을 때 굉장히 감동적이었다. 그래서 더욱 큰 애정을 쏟아서 작업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이를 들은 김남길은 "이 이야기를 듣고 나도 이 인연에 편승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 학교를 다시 가야되나 싶었다. 그런 공동체 의식이 너무 부러워서 학교를 다시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그는 '클로젯'을 택한 이유에 대해 "처음에 정우 형이랑 제작자인 (윤)종빈 형이랑 제안을 해주셨을 때 한번도 해보지 않은 장르에 대한 도전을 하고 싶었다. 시나리오도 참신하고 재미있었다. 그리고 우리나라 배우라면 하정우라는 배우와 촬영하고 싶은 욕망이 있지 않았나. 주변에서 정우 형 이야기도 너무 많이 들어서 기대치도 컸다. 또한 감독님께서 작품에 대한 명확한 세계관이 있으셔서 믿음이 갔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날 제작발표회에서는 하정우와 김남길의 남다른 유머 케미가 눈길을 끌었다. 하정우는 김남길과 인연에 대해 "고현정 배우 팬미팅 대기실에서 만난게 처음이다. 그때 대기실에서 처음 이야기를 나눴다. 그런데 친한 협력 제작사 영화에 출연해서 서로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들었었다"고 이야기를 꺼냈다. "그런데 어느 날 주지훈 배우가 사적인 밥 자리에 남길씨를 초대했다. 고현정 누나 팬미팅에서 봤던 모습은 '선덕여왕' 이미지가 강해서 묵직하고 북유럽 같은 이케아 같은 느낌이었다. 그런데 주지훈이 소개하기를 자기보다 더한 사람이라고 하더라. 자기는 1분에 30마디를 하면 남길이는 60마디를 한다더라. 그런데 처음 만나서 밥을 먹는데 숟가락 들 시간이 없을 정도로 유머와 피치를 올리더라. 정말 놀라웠다. 이런 사람이 있구나 싶더라. 선덕여왕의 이미지가 처참히 깨졌다"고 말을 더해 웃음을 자아내다.이를 들은 김남길은 "처음 만났을 때 내가 더 웃겨야 한다는 경쟁심리가 있었다. 누가 말을 재미있게 하냐가 중요했다"고 말해 폭소를 자아냈다. "정우 형은 가성비가 좋다. 제가 1분에 60마디를 해야 웃긴데, 정우 형은 한 두 마디 하는데 그게 너무 웃기다. 형은 말을 많이 하지 않는데도 가성비 좋게 너무 웃기다"며 "원래 선배들 연기하는가를 보면서 많이 배우는데 정우형을 보면서는 어떤 말을 하나 싶어 열심히 봤다. 연기 할 때도 한두마디 내뱉는데 너무 시크하면서도 탁탁 맞더라"고 말했다.
어어서 하정우는 "김남길 씨와 동지애를 더욱 느끼고, 협력관계라고 느낀 건 같은 경락마사지 샵을 다니고 있기 때문이다. 저희 공통점이 굉장히 잘 붓는다, 소금에 취약한 체질인데 그 마사지 샵을 우리 둘이 제일 열심히 다닌다. 시간 타임이 겹칠 때가 있는데 가서 인사를 나누기도 한다. 같은 선생님의 손길을 받아서 닮아가는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어 좌중을 폭소케 했다.
한편, '클로젯'은 단편영화 '자물쇠 따는 방법', '모던 패밀리'를 연출한 김광빈 감독의 첫 번째 장편 데뷔작이다. 하정우, 김남길, 허율 등이 출연한다. 2월 개봉.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