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KB손해보험의 돌풍이 예사롭지 않다. 최강 대한항공마저 꺾고 마침내 최하위에서 벗어났다.
KB손보는 12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19~2020 도드람 V리그 남자부 원정경기에서 2시간 26분에 걸친 접전 끝에 대한항공에 세트스코어 3대2(13-25, 25-23, 25-21. 18-25, 15-11)로 승리했다.
3연승 행진을 이어간 KB손보는 4승12패로 승점 15점을 마크, 한국전력(13점)을 최하위로 밀어내고 6위로 올라섰다. KB손보는 3라운드 들어 확실히 전력 안정이 눈에 띈다. 지난 3일 OK저축은행을 3대0으로 완파하며 12연패를 끊었던 KB손보는 지난 7일 우리카드에 먼저 두 세트를 내준 뒤 내리 3세트를 따내며 역전승을 거두며 돌풍을 이어갔고, 이날은 1위 대한항공의 아성마저 무너뜨렸다.
대한항공은 1세트, 14-12에서 진상헌의 속공, 비예나의 백어택, 김규민의 연속 블로킹 등을 앞세워 18-12로 달아나며 일찌감치 세트를 결정지었다. KB손보는 김홍정 김학민 정동근 등의 스파이크가 대한항공의 높은 블로킹과 안정된 리시브에 막혀 제대로 공격을 풀어나갈 수 없었다. 1세트서 대한항공의 공격성공률은 70.0%에 달한 반면, KB손보는 38.10%에 그쳤다.
그러나 2세트는 KB손보의 흐름이었다. 세트 초반 김학민의 공격이 살아나면서 10-10까지 접전을 이어가던 KB손보는 상대 범실과 김학민의 백어택, 김정호의 오픈 공격으로 16-13으로 달아나며 분위기를 끌어왔다. 이어 6번의 랠리 끝에 김정호의 오픈 공격으로 19-17로 달아난 KB손보는 대한항공의 끈질긴 추격을 뿌리치고 비예나의 백어택을 김홍정이 가로막으면서 세트를 따냈다.
KB손보는 3세트도 거칠게 몰아붙였다. 대한항공은 세트 초반 어이없는 실수까지 나왔다. 박진우의 블로킹, 김학민의 서브 득점으로 8-2로 앞서 나간 KB손보는 상대 세터 유광우의 안정적인 토스에 이은 성공률 높은 공격에 당하며 1점차까지 추격을 허용했으나, 세트 중반 김정호의 연속 득점으로 18-14로 점수차를 벌리며 결국 4점차로 세트를 가져왔다.
하지만 대한항공은 3세트 후반 쉬었던 비예나가 4세트 초반 맹공을 퍼부으면서 다시 기세를 잡았다. 비예나의 백어택과 블로킹으로 12-6으로 앞서 나간 대한항공은 6~7점차 리드를 유지한 끝에 세트를 따내 균형을 이뤘다. 팽팽한 접전으로 펼쳐지던 5세트 공방은 KB손보가 구도현의 블로킹으로 6-5로 앞서면서 갈리기 시작했다. KB손보는 9-9에서 상대의 범실과 김학민의 득점과 블로킹으로 3점차로 달아나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KB손보 김정호는 19득점, 김학민은 17득점을 기록하며 나란히 승리를 이끌었다.
경기 후 KB손보 권순찬 감독은 "세트마다 선수들이 떨어졌다 올라갔다를 반복했는데, 서로 포기 안하고 이길 수 있다는 말을 하더라. 내가 봐도 우리 선수들이 대단한 것 같다"며 소감을 밝힌 뒤 "첫 세트서 서브가 불안해 상대의 세트 플레이에 당했지만, 2세트부터 서브가 잘 되고 리베로 쪽에서 잘 막으면서 분위기를 잡은 것 같다"고 평했다.
이어 권 감독은 "12연패는 절대 안 잊어야 하고, 선수들도 그로 인해 더 단단해지 않았나 한다. 연패 때 선수들한테 미안한 마음도 많았고, 끊었을 때도 선수들한테 미안한 마음이 있었다"면서 "그게 기준점이 돼서 잘 따라와 주고 있는데, 굳이 내가 말을 안해도 선수들이 뭉쳐서 해주는 게 대견하고 고맙다"며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그러면서 권 감독은 "김학민이 우리 팀에 와서 마음 고생이 많은 것 같다. 승부처에서 해결해주는 게 엄청난 이득이 되고 있다. 확실히 잘 하는 선수인 것 같다"고 칭찬한 뒤 외국인 선수 문제에 대해서는 "이번 주에 결정이 날 것 같다. 브람은 다시 검사를 받아야 하고, 대체 선수가 없는 건 사실인데 생각을 해보고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천=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