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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현장] "도전, 칭찬받고파"..서현진X라미란 '블랙독'으로 보여줄 현실 워맨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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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블랙독'은 모두의 도전이다. 로코에 특화됐던 서현진, 코미디에 특화됐던 라미란의 새 도전이 시청자들에게 통할까.

11일 오후 서울 구로구 라마다 서울신도림호텔에서 tvN 새 월화드라마 '블랙독'(박주연 극본, 황준혁 연출)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행사에는 황준혁 PD, 서현진, 라미란, 하준, 이창훈이 참석했다.

'블랙독'은 기간제 교사가 된 사회초년생 고하늘(서현진)이 우리 사회의 축소판인 학교에서 꿈을 지키며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그리는 작품이다. 프레임 밖에서 바라보는 학교가 아니라, 현실의 쓴맛을 누구보다 잘 아는 기간제 교사의 눈을 통해 그들의 진짜 속사정을 들여다본다는 것에서 기존 '학원물'과는 차별성을 지닌다. 특히 교사를 전면에 내세우며 베일에 싸인 그들만의 세계를 그려낸다는 점에서 차별화를 꾀했으며, 보통의 선생님들이 고뇌하고 성장하는 모습이 공감을 안기고 교사의 의(義)가 무엇인지 고민할 기회를 줄 예정이다.

연출을 맡은 황준혁 PD는 "학원물이라기 보다는 직업물에 가까운 드라마다. 여러 직업물이 있는데, 저희 드라마는 주인공들이 모두 선생님들이다. 취재 과정에서 많은 선생님들을 취재했는데, 알고있는 부분보다 너무 인간적이고 우리와 같이 호흡하고 숨쉬는 것처럼 똑같이 생활을 하고 계셨다. 학부형이나 학생, 학창시절의 관점으로 선생님들을 봤다면 이 드라마를 통해서 같이 호흡하고 우리 아이들을 키우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들을 다른 모습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라미란과 서현진은 '블랙독'을 통해 지금까지 해왔던 연기들과는 전혀 다른 스타일의 연기를 보여줄 예정이다. 밝은 작품에서 주로 만나왔던 라미란은 카리스마를 장착했고, 서현진은 로맨틱 코미디가 아닌 사회초년생의 '성장캐'라는 옷을 입었다. 라미란은 "처음에 제안을 받았을 때 '왜 나냐'는 질문을 했다. 작품이 무겁기도 했고, 기존에 제가 해왔던 역할들과 차별성이 있어서 '제가 이 역할이요?'라고 반문한 기억이 난다. 사실 저는 되게 안 어울린다고 생각해서 감독님을 만나러 갔을 때 '왜 저를?'이라고 말씀을 드렸는데, 감독님은 또 다른 시각으로 보고 계시더라. 분명히 그런 부분이 있었고 적임자라고 생각했다고 말씀을 해주셔서 저에게 개인적으로는 도전적인 작품이다. 작품의 톤이 너무 좋았던 것 같다. 그래서 감독님을 믿고 시작을 하게 됐는데, 감독님이 너무 섬세하시다. 디테일이 너무 깊으시다. 그에 걸맞는 작품을 써주신 작가님도 마찬가지다. 디테일이 살아 있어서 촬영할 때 수월하게 할 수 있다. 고민이 없이 보여지는 대로 하면 되니까 재미있고 즐겁게 촬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서현진은 "이 작품을 처음 봤을 때에는 굉장히 오랜만에 만나는 독특한 장르의 직업물이라는 생각을 했다. 학원물인데, 학생들이 나오지 않고. 학원물인데 학원물 같지 않고. 학원물을 표방하는 직업물이라, 안 해본 톤의 드라마라는 생각을 많이 하면서 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감독님을 만나서 몇 주에 한 번 드라마 시작 전에 미팅을 하면서 그 얘기를 드린 기억이 난다. '아무 것도 안 하는 느낌의 연기를 해보고 싶다'고 했다. 그럴 수 있는 장르를 만나서 '그런 걸 해봐도 되겠느냐. 그것만 해도 성공인 것 같다'고 했는데, 지금 너무 아무 것도 안 하고 있어서 '이래도 되나'하는 느낌이기는 하다. '내가 뭘 하나' 혼돈이 오는 시기다. 좋아하는 톤의 직업물이기 때문에 해보게 됐다"고 밝혔다.

'블랙독'에 등장하는 배우들은 '선생님'이라는 직업을 갖고 있다. 이에 어머니가 초등학교 교사라는 서현진은 "저희 어머니는 초등학교 선생님이시다"며 "우리가 생각하는 선생님의 모습보다 지금의 선생님은 조금 더 가벼워진 느낌이 든다. 존경하는 느낌이 아니게 되었다. 그런데 선생님이라는 분들은 아직도 선생님이라는 직업에 대한 소명의식이 있으시다. 정교사나 기간제교사에 국한되지 않고. 선생님이 되고 싶어서 선생님이 되기 때문이다. 이 직업은 되고 싶어서 되는 직업이기 때문에, 아이들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소명의식을 가지고 대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생각보다 이 직업을 숭고하게 대하고 있다. 치열하게 고민하고 있었다. 그 점이 놀라웠다"고 설명했다.

또 라미란도 "현진 씨 말대로 사명감이나 소명의식이 없다면 견디기 힘든 직업이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저희도 만들면서 선생님이라는 직업자체 때문에 이렇게 해도 될지, 이렇게 표현해도 될지 망설여지는 부분들이 분명히 있었다. 작품 자체가 가진 매력이 그런 것들을 솔직하게 풀어낸 것이 블랙독의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건드리기 힘든 지점이나 이런 부분들을 부드럽게 풀어내지 않았나 싶다. 보시는 분들이 부담스럽지 않게 보실 수 있도록 배리에이션을 해주신 것 같다. 보실 때 불편하지 않게 보실 것"이라고 밝히며 기대를 당부했다.

특히 서현진은 '시청률의 퀸'이다. 로맨틱 코미디에서 특히 강점을 보여줬던 서현진이지만, 이번에는 완전히 다른 옷을 입었다. 서현진은 "제가 작품을 찍으며 이렇게 작품이 궁금해져 본 적이 없다. 작품을 찍으면서 계속 감독님께 '괜찮냐'고 물었다. 늘 예상이 됐었는데, 이 작품은 내가 어떻게 했는지를 잘 모르겠더라. 내가 한 것 반, 감독님이 한 것 반이었다. 감독님께 의지한 것도 많다. 그래서 시청률에 대한 부담보다는 작품의 완성도가 높았으면 좋겠다는 개인적이고도 이기적인 생각이 든다. 개인적인 만족도가 높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더 크다"고 말했다.

이어 "시청률도 잘 나오면 좋을 것 같다. 보시는 분들에게 마니아적으로라도 호응을 받을 수 있는 드라마라면 저는 만족할 것 같다. 보시는 분들이 '좋은 드라마'라고 해주시면 좋겠다. 칭찬을 받고 싶은 드라마다. 너무 좋은 연기자 분들이다. 그간 제가 해왔던 텐션이 '8~90%'라면 제가 지금 쓰는 텐션은 30%밖에 안된다. 다른 분들도 이정도만 쓰시기 때문에 뭐가 어떻게 나올지 저도 궁금하다. 뭘 조금 더 하려고 하면 감독님이 '하지마세요'라고 한다. 저희가 '교무실에 불려간다'고 하는데 조금이라도 뭘 하려고 힘을 줬다 싶으면 감독님이 '하지말라'고 한다. 시청률에 대한 부담은 있고도 없다"고 솔직히 밝혔다.

로맨틱 코미디는 존재하지 않지만, '워맨스'는 있다. 라미란은 "호흡은 더할 나위 없이 좋다"며 "현진 씨가 보기보다, 생각했던 것보다 술자리에 끝까지 있는다. 초반부터 그런 모습을 보여줘서 우리 모두가 30%의 텐션을 가지고도 이 작품을 끌어갈 수 있는 것 같다. 고하늘 위주로 학교가 가고 있는데, 등만 나올 때에도 눈빛이 무섭게 살아 있다. 자기가 나오지 않는데도 열심히 하고 있으면, 절로 열심히 하게 된다"고 밝혔다. 또 "제가 이들을 자꾸 괴롭힌다. 집에 있으면 나오라고 하고, 놀아달라고 떼를 쓴다. 현진 씨는 집순이인데 멱살을 잡고 나와서 바람을 쐬자고 한다. 발길이 닿는 대로 간다. 제가 너무 좋아하는 배우들이라 징징거리게 된다"고 말했다.

'블랙독'의 특징이자 매력은 바로 현실감이다. 황 PD는 "평소보다 30%의 에너지로 (연기를)한다는 것은 이 드라마가 그만큼 현실적일 수 있다고 본다.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놓여진 것을 표현하는 것이 표현 방법으로는 훨씬 더 어렵고 힘이 드는 표현이다. 이 드라마를 그렇게 표현하고 싶었던 지점은 작가님의 대본 자체가 현실과 닮았고, 웃으면서도 눈물이 나고, 눈물이 나면서도 웃을 수 있는 현실의 아이러니를 담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다"고 말했다.

이어 "전세대가 시청을 해주시면 좋겠다는 개인적인 바람이 있다. 이 작품을 보면서, 아마도 이런 생각을 할 거라고 본다. '배우들이 어쩜 저렇게 선생님 같지?'하는 것이 이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이다. 학부형의 경우에는 자녀들이 아이들을 학교로 보내는데, 늘 우리는 선생님을 보는데, 선생님을 다시 볼 수 있는 기회를 이 작품이 드릴 것"이라며 "이 작품을 준비하며 저희 제작진은 많은 질문을 했다. 가장 큰 것은 부모가 자식을 키우듯, 선생님도 아이를 키우는 거다. 가정에서 키우는 것과 학교에서 키우는 것은 같은 거다. 저는 늘 같은 대답을 한다. '아이들도 가르쳐야죠'라고 한다"고 말해 시선을 모았다.

마지막으로 라미란은 "드라마 액션이라고 하는 오버스러움과 오버액션이 없다. 다큐멘터리를 보시듯이 보셔도 괜찮지 않을까 싶다. 캐스팅된 배우들 모두 선생님 같았다. 감독님이 처음에 노메이크업을 하도록 했었다. 남자들도 메이크업을 거의 안 하고 여자분들도 집에서 하고온 것 같은 메이크업을 한다. 그런 디테일까지 사실은 감독님이 요구를 하셨다. 그래서 정말 그렇게 보이면 좋겠다고 했다. 정말 드라마틱한 부분들이 없는 거다. 드라마틱보다는 리얼리티가 많은 드라마다"고 말하며 드라마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블랙독'은 '유령을 잡아라' 후속으로 오는 16일 첫 방송된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