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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종합] "트와이스 춤추는 단발 동석"…박정민이 자신하는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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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작품 선택 기준은 사람들. 좋은 사람들과 함께 만드는 영화가 좋아요."

휴먼 코미디 영화 '시동'(최정열 감독, 외유내강 제작)에서 매를 버는 반항아 택일을 연기한 배우 박정민(32). 그가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시동'에 대한 비하인드 에피소드와 근황을 전했다.

'시동'은 2014년 연재를 시작해 평점 9.8점을 기록하며 강력한 팬덤을 형성한 조금산 작가의 동명 웹툰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하고 싶은 것도 없고 되고 싶은 것도 없고 그저 지금의 자리에서 벗어나고픈 주인공 택일이 새로운 환경과 상황을 맞이하며 조금씩 세상을 알아가고 자신을 찾아가는 성장기를 다룬 '시동'은 원대한 꿈은 없어도 직접 세상과 부딪히며 일상을 살아가는 택일을 비롯한 다양한 인물들의 모습을 통해 이 시대 청춘들에게 큰 공감을 안긴다.

또한 충무로 '대세' 배우들의 만남으로 많은 기대를 모은 '시동'은 기대에 보답하듯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케미스트리로 웃음과 감동을 선사한다. 특히 하고 싶은 건 해야 하고 하기 싫은 건 안 하는 자유분방한 성격 탓에 여기저기 매를 벌고 다니기 일쑤인 반항아 택일로 완벽 변신한 박정민은 캐릭터와 혼열일체 된 모습으로 새로운 인생 캐릭터를 예고했다. 손맛보다 주먹맛이 더 셀 것 같은 인상에 귀 뒤로 넘긴 단발머리와 헤어밴드, 컬러풀한 의상으로 원작과 싱크로율 100%를 자랑한 거석이형 마동석은 물론 그동안 부드럽고 로맨틱한 '국민 연하남'을 벗고 털털하고 거침없는 의욕 충만 반항아로 변신한 정해인, 영화·드라마·예능까지 섭렵하며 '제2의 전성기'를 맞은 염정아와 단짠 케미를 선보여 보는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이날 박정민은 "어제(10일) 시사회에서 나 역시 처음 봤는데 재미있게 봤다. 이 영화는 특히 촬영했을 때 시나리오랑 조금 달랐다. 좋은 방향으로 편집을 하다 보니 배우들에게는 좀 색달랐던 것 같다"며 "처음에는 웹툰으로 이 작품을 접했다. 웹툰을 그려가면서 시나리오를 봤다. 웹툰 때문에 처음에는 코미디 영화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버석버석한 느낌의 영화였다. 촬영을 이어가다 보니 관객을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어서 현장에서 재미있는 요소들을 넣었다. 다크한 게 강하면 오히려 강요하는 느낌인데 지금 더 만족스러운 것 같다. 마동석 선배와 촬영하면서 이 영화는 거석이형이 가진 캐릭터를 많이 살려야 할 것 같았다. 동석 선배와 촬영하면서 톤을 조금씩 바꿔서 나갔다. 이 영화는 웃겨줄 때 확실히 웃겨줘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거석이형으로 파격 변신한 마동석. 단발머리를 한 마동석의 등장은 첫 등장부터 강렬한 존재감을 발산, 모두를 배꼽잡게 만든다. 마동석을 첫 대면한 박정민은 "정말 '열심히 사신다'라는 생각이 들더라. 충격적이겠지 예상은 했는데 실제로 보니 너무 충격적이었다. 정말 모두가 좋아했다. 마동석 선배가 등장하면서 이 영화의 톤을 인지하게 됐다. 마동석의 단발머리를 보는 순간 이 영화의 색깔은 정해진다 생각했다. 재미있었다"고 웃었다.

그는 "워낙에 원작에서도 많이 맞는 캐릭터고 우리 영화에서도 택일은 정말 많이 맞는다. 실제로 현장에서 무술 감독 없이 마동석 선배가 맞는 신의 합을 다 짰다. 워낙 베테랑이셔서 합을 잘 짰고 부상 없이 촬영을 마쳤다. 이번 작품에서 많이 맞는 캐릭터였지만 맞는 게 편한 것 같다. 때리는 캐릭터는 안 하고 싶은 게 솔직한 심경이다. 예전에 '전설의 주먹'(13, 강우석 감독) 때 시도해 봤는데 그때 많이 힘들었다. 때리는 신을 촬영하면 정말 마음이 찢어진다"고 고백했다.

마동석과 '시동'으로 첫 호흡을 맞춘 박정민은 촬영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신으로 거석이형의 트와이스 댄스를 꼽았다. 그는 "아무래도 거석이형인 마동석 선배가 트와이스의 노래에 맞춰 춤을 추다 택일을 때리는 신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사실 촬영 전에는 그 신을 정말 많이 걱정했다. '이 장면 괜찮나?' 싶었다. 최정열 감독도 나와 마찬가지로 고민하고 있는 지점이었다. 원작에도 있는 장면이다. 동석 선배가 그 신 찍는 날 안무 선생님께 춤을 직접 배웠다. 그걸 옆에서 보는데 너무 재미있더라. 재미있게 촬영했다. 춤추는 신이 몇 장면 등장하는데 그 신을 촬영할 때면 어김없이 그 안무 선생님이 오셨다. 대전에서 댄스 교실을 운영하는 선생님이다. 동석 선배는 일단 트와이스랑 몸짓이 다르지 않나? 똑같은 춤을 춰도 동작이 잘 안 되는데 그런 부분이 정말 재미있었다"고 털어놨다.

박정민은 택일과 택일의 엄마 정혜(염정아)의 모자(母子) 케미도 '시동'의 관전 포인트라고 꼽았다. 박정민은 "전부는 아니지만 많은 아들이 부모님께 잘 못 하지 않나? 마음은 굴뚝같은데 간지러운 말을 하기 어색해 괜히 툴툴대는 경우가 많다. 이런 관계의 반복인 것 같다. 그런 면에서 택일이의 지점이 공감이 많이 됐다. 택일은 가족이라고는 엄마밖에 없는 캐릭터다. 그런 엄마랑 사이가 틀어지니까 더욱 애처럼 싸우게 되는 것 같았다. 나도 마찬가지였다. 내가 가장 공감됐던 부분은 택일과 택일 엄마의 감정이었다. 이 영화는 거석이형의 존재감이 크지만 어쨌든 택일이와 택일이 엄마의 이야기가 주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는 "염정아 선배를 리딩할 때 처음 봤다. 워낙 팬이어서 설렘 반, 걱정 반으로 임했는데 처음부터 '너무 반갑다' '보고 싶었다'라고 대해줘서 마음이 녹더라. 촬영 현장에서도 너무 좋아해 주고 자신의 좋아한 감정을 감추지 않더라. 모든 사람에게 다 그래서 굉장히 인상적이었다"며 "염정아 선배와 호흡을 맞추는 신에서 왈칵한 부분도 있었다. 택일이 엄마에게 첫 월급봉투를 주는 장면이었다. 엄마 생각이 정말 많이 났다. 물론 지금도 나는 효자는 아니다. 말만 효자인 사람이다. 효도하고 싶은데 사람이 갑자기 변하면 엄마가 걱정할 수 있으니까 효도할 타이밍을 보고 있다. 아직은 말만 효자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박정민은 "부모님께 효도는 잘 기억이 잘 안 나지만 요즘은 나를 좀 믿어주시는 것 같다. 처음엔 부모님께서 연기하는걸 엄청 반대하셨다. 부모님이 보기에 아들이 재능도 없고 무엇보다 이 일을 하다가 금방 그만두리라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걱정도, 고민도 엄청 많이 하셨는데 지금은 열심히 하고 있으니까 그런 면에 있어서 걱정을 덜어드린 것 같다. 그 부분은 잘했다고 생각한다. 또 엄마가 아버지를 엄청 챙기신다. 예전에 아버지가 친구분들과 여행을 가신다고 해서 엄마가 '아버지께 용돈 좀 드려라'고 귀여운 강요(?)를 하셔서 그때 처음으로 봉투에 용돈을 넣어 드렸다. 사람은 전부 똑같은 것 같다. 용돈을 드리니 굉장히 좋아하시더라"고 웃었다.

그는 "나는 아버지랑 특히 대화가 많이 없다. 둘 다 성격이 과묵해서 살가운 말을 전혀 못 한다. 그런데 요즘에는 아버지에게 전화 올 때가 많다. 괜히 전화해서 '어디냐?'고 물을 때가 있는데 그런 모습을 보면서 '아버지가 조금씩 외로운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나는 아버지께 전화해서 '아버지 식사하셨어요?'라고 말하는 게 너무 힘들더라"고 고백했다.

마지막으로 박정민은 "얼마 전 조진웅 선배를 라디오에서 만났는데 진웅 선배가 작품 선택 기준을 '사람 따라 선택한다'고 하더라. 사실 나도 사람 따라 영화를 선택했다. 그런데 남들의 시선이 '쟤는 사람에 따라 작품 골라'라는 이미지가 굳혀질까 봐 조심했던 부분이다. 그런데 진웅 선배의 말을 듣고 너무 반가웠다. 영화는 사람이 하는 일 아닌가?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같이 하고 싶어진다. 좋은 사람들과 영화를 만드는 게 정말 좋다. 그래서 '시동'은 정말 애정하는 작품이 됐다. 특히 이 작품은 촬영해나가면서 더 애정하게 된 작품이다. '시동'은 가벼운 마음으로 들어갔다가 영화를 만드는 과정 안에서 이 영화를 정말 사랑하게 됐다"고 답했다.

'시동'은 정체불명 단발머리 주방장을 만난 어설픈 반항아와 무작정 사회로 뛰어든 의욕 충만 반항아가 진짜 세상을 맛보는 유쾌한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마동석, 박정민, 정해인, 염정아 등이 가세했고 '글로리데이'를 연출한 최정열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18일 개봉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N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