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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은 돈으로 통한다", 콜과 양키스 9년 계약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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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메이저리그 윈터미팅에 참석 중인 뉴욕 양키스 브라이언 캐시먼 단장은 11일(이하 한국시각) 게릿 콜(29)과의 계약 소식이 전해지기 직전 현지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메이저리그 최고 수준의 능력을 지닌 선수가 아니면 대화를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FA 최대어 게릿 콜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받아들여졌고, 콜이 양키스와 계약할 것이라는 소문은 윈터미팅이 열리기 전부터 돌았다. 캐시먼 단장은 지난 4일 샌디에이고에서 콜과 그의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를 만난 자리에 구단 주요 인사들을 대동했다. 마이크 피시먼 단장 보좌관 뿐만 아니라 애런 분 감독, 맷 블레이크 투수코치, 양키스의 전설적인 투수이자 구단 특별 고문인 앤디 페티트까지 면담에 동석한 것이다. ESPN은 당시 '소식통에 따르면 29세의 콜에 대한 양키스의 애정(fondness)은 이 만남을 통해 더욱 두터워졌다'고 전했다.

며칠 뒤 "역대 최고액 수준의 조건을 내걸어도 좋다"는 할 스타인브레너 구단주의 '승인'이 떨어지면서 양측간 협상은 사실상 성사됐다고 봐야 한다. 현지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양키스는 선발 에이스 영입을 이번 스토브리그 최대 과제로 삼고 콜에 적극적인 러브콜을 보내며 결국 9년 3억2400만달러의 메가딜을 이끌어냈다.

콜 영입 경쟁은 3파전이었다. MLB.com에 따르면 양키스와 LA 다저스, 에인절스가 최종 단계까지 참전했고, 보라스가 "신비로운 팀(mystery teams)"이라고 칭한 두 팀도 조건을 제시했다. MLB.com은 해당 두 팀을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로 추측했다.

캐시먼 단장의 말대로 양키스는 타깃으로 잡은 선수는 절대 놓치지 않는다. 2008년 11월 당시 FA 최대어 CC 사바시아를 영입할 때도 캐시먼 단장, 조 지라디 감독, 그리고 양키스의 전설적인 타자 레지 잭슨이 설득에 나선 적이 있다.

콜이 양키스 구단의 손을 잡은 건 이들 고위 인사들의 정성과 진심도 작용했겠지만, 어느 구단도 넘볼 수 없는 조건을 제시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총액은 둘째고, 투수가 9년 장기계약을 한 건 사상 처음이다. 메이저리그에서는 최근 몇 년 동안 30대에 접어드는 투수와 5년 이상의 장기계약을 하는 건 '어리석은 짓'이라는 인식이 자리잡았다.

투수에게 주어진 역대 최장 계약기간은 7년이었다. 지난 10일 워싱턴 내셔널스와 재계약한 스티븐 스트라스버그는 7년 2억4500만달러의 조건이었고, 앞서 데이빗 프라이스, 클레이튼 커쇼, 맥스 슈어저, 저스틴 벌랜더, 펠릭스 에르난데스 등이 7년 계약을 맺은 투수들이다.

이를 근거로 보면 다저스와 에인절스가 내민 조건도 7년 정도인 것으로 추정된다. 총액은 역대 4위지만, 양키스는 전체 선수들을 통틀어 역대 최고인 3600만달러의 평균 연봉 1위의 영예를 안겨줬다. 2018년 기준 구단 가치 46억달러의 양키스와 돈으로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팀은 없다는 게 다시 입증된 것이다.

콜을 에이스로 영입한 양키스는 내년 시즌 콜-다나카 마사히로-제임스 팩스턴-루이스 세레리노-JA 햅으로 로테이션을 꾸릴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부상에서 돌아올 도밍고 헤르만, 조단 몽고메리가 뒤를 받치는 선발진 깊이도 리그 최정상급이다. 분 감독은 "콜의 합류는 매우 특별하다. 그는 여전히 배고프고 동기부여가 돼 있다"면서 "기존 선발진은 확실한 믿음을 주지 못했지만, 콜이 합류함으로써 최고 수준의 로테이션을 가질 수 있게 됐다"며 기쁨을 나타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