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설명이 필요 없는 최고의 연기력을 가진 연륜의 배우 나문희와 성인 연기자들을 압도하는 아역 배우 김수안이 65년 세월을 뛰어넘어 보여주는 최고의 케미가 관객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72세 꽃청춘 말순(나문희) 할매 앞에 듣도 보도 못한 손녀 공주(김수안)가 찾아오면서 시작되는 기막히고 수상한 동거를 그린 휴먼 코미디 영화 '감쪽같은 그녀'(허인무 감독, ㈜지오필름름 제작). 30일 오전 메가박스 동대문점에서 제작보고회를 통해 베일을 벗었다. 이날 제작보고회에는 나문희, 김수안, 허인무 감독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혼자가 익숙해 누군가와 함께 하는 것이 낯선 철부지 할매 말순과 육아부터 살림까지 혼자 척척해낼 것 같지만 가족의 품이 필요한 12살 애어른 공주가 만나 얽히고설키는 이야기는 유쾌한 웃음을 자아낼 '감쪽같은 그녀'는 오랜 시간 떨어져 사는 동안 달라진 삶의 방식과 성격 차이로 발생하는 갈등 속에서, 진정한 가족으로 거듭나는 모습은 남녀노소 불문, 모두를 관통하는 보편적인 이야기로 감동을 전할 전망. 가깝기 때문에 서로에게 서툰 '가족' 대한 소중함을 다시 느끼게 하며 따뜻한 울림을 전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영화는 65년의 나이 차이를 뛰어넘은 특별한 케미를 보여줄 나문희와 김수안의 호흡에 관심이 모아진다. 866만 관객을 모은 '수상한 그녀'(2014, 황동혁 감독), 모든 영화제의 여우주연상을 싹쓸이 하게 한 '아이 캔 스피크'(2017, 김현석 감독) 등의 작품을 통해 3600만 관객을 웃고 울린 대한민국 대표 배우 나문희가 말순 역을, 1156만 관객을 동원한 '부산행'(2016, 연상호 감독)으로 최연소 천만 배우로 등극한 김수안이 공주 역을 맡았다. 충무로를 대표하는 연륜과 경험을 가진 최고의 배우와 성인을 휘어잡는 연기력을 보여주는 대표 아역배우가 보여줄 콜라보레이션에 기대감이 한껏 높아지고 있다.
이날 나문희는 '감쪽같은 그녀'를 택한 이유에 대해 "이 영화를 시작할 때 굉장히 아파서 마음이 외로웠다, 이 시나리오 속 인물이 상당히 외롭기도 했다. 내가 표현을 하면 잘 할 수 있을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시나리오로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큰 힘을 얻었다"고 전했다.
이어 김수안은 "전 그동안 항상 아빠와 함께 있는 역할이 많았는데 이번에 할머니와 함께 하는 케미도 좋았고 열두살 애어른 캐릭터의 감정도 표현해보고 싶어서 선택하게 됐다"고 말을 더했다.
나문희는 이날 극중 말순이라는 캐릭터에 대해 "그동안에는 조금 주도적인 역할을 했는데 이번 역은 정말 세월 흘러가는 대로 무심히 살아가는, 아주 자연스러운 할머니 그 자체인 캐릭터다"라며 "특별히 어떤 부분에 중점을 뒀다기보다 촬영할 때마다 그때그때 그게 내 모습이라고 생각하고 연기를 했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했다"고 말했다.이를 들은 허인무 감독은 나문희의 연기에 대해 "시나리오 단계 때부터 나문희 선생님과 함께 하고 싶었고 이 캐스팅만은 양보하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선생님이 흔쾌히 응해주셔서 정말 좋았다. 연기 하시는 모습을 직접 보니까 무림의 고수처럼 신을 평정해버리시더라"라며 "대본을 굉장히 길게 써놨는데 연기하실 때는 이미 선생님의 몇가지 표정으로 다 표현이 되더라. 정말 행복한 경험이었다"며 행복해 했다.
함께 호흡을 맞춘 김수안은 "처음에는 너무너무 대선배님이라서 조금 무섭기도 하고 어렵기도 했다. 그런데 너무 잘 챙겨주셨다. 정말 진짜 외할머니가 생각날 만큼 잘해주셨다. 그래서 잘 할 수 있었다"며 웃었다.
나문희도 김수안에 대한 칭찬으로 화답했다. "나는 연기를 하기 전부터 되게 노심초사하는 역할인데, 수안이는 가만가만 놀기만 하는 스타일리이더라. 그래서 촬영 들어가기 전에 걱정을 좀 하긴 했는데 슛이 딱 들어가니까 정말 너무너무 몰입을 하고 잘하더라. 정말 놀랐다"고 말했다.
허인무 감독 역시 "김수안 배우의 연기를 보니 아역배우에 '아역'이라는 말을 넣을 필요가 없더라. 한 번도 아이와 한다는 생각이 안들을 만큼 연기부터 캐릭터 표현력 작품 해석이 훌륭하다. 정말 매일 매일이 선물 같았다"며 웃었다.김수안은 나문희와 세대 차이가 느껴지진 않냐는 질문에 "선생님이 굉장히 신세대 같으시다. 할머니 같은 따뜻함은 있는데 나이차이가 엄청 느껴지지는 않았다. 현장에서도 환상의 콤비였다. 그런데 영화에서는 환장의 콤비처럼 그려진다"고 말했다. 나문희 역시 "수안이랑 호흡이 정말 너무 좋았다. 영화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냥 내 손녀딸보다도 더 마음이 가더라"고 말했다.
이날 나문희는 '아이 캔 스피크'의 큰 성공과 사랑 이후 차기작 선택에 큰 부담감은 없었냐는 질문에 "이후에 참 부담이 많이 됐다. '감쪽같은 그녀'가 '아이 캔 스피크' 이후 첫 작품이라서 더 그랬다"고 솔직히 말했다. 이어 그는 "사실 '아이 캔 스피크'로 상을 많이 받으니까 옷도 많이 갈아입고 바쁘고 하다보니까 정말 병이 크게 났었다"며 "그런데도 '감쪽같은 그녀' 대본이 왔을 때 정말 나를 안 시켜면 어쩌나 싶었다. 내가 연기의 노예의 같은 면이 있는 것 같다. 아무래도 큰 사랑을 받은 이후에는 작품을 하나 선택할 때 더욱 꼼꼼히 보게 됐다"고 말해다. 또한 관객의 숫자 보다는 단 사람에게라도 감동을 주는 배우이고 싶다고 강조하며 "다만 많은 제작진이 함께 한 작품이니 잘 되고 큰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다"며 웃었다.김수안 역시 천만 영화 '부산행'의 큰 성공에 대해 "이후에 당연히 부담도 있다. 하지만 제가 잘해서가 아니라 영화가 좋고 운이 좋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어느 정도의 운빨이 있다고 생각한다. 저는 그냥 숟가락을 얻었는데 큰 보물이 받은 생각이 든다"며 어른스러운 속내를 전했다.
한편, '감쪽같은 그녀'는 '신부수업'(2004), '허브'(2007), '마이 블랙 미니드레스'(2011) 등을 연출한 허인무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나문희, 김수안이 주연을 맡았다. 11월 27일 개봉.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