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마지막까지 고민하겠다." "그 선수가 우리 차례까지 올까."
프로농구 10개 구단은 곧 새 식구를 맞이한다. 한국농구연맹(KBL)은 내달 4일 열리는 신인드래프트에 앞서 28일 신인드래프트 지명 순위 추첨식을 가졌고, 이로 인해 10개 구단의 희비가 엇갈렸다. 창원 LG가 5%의 희박한 확률 속에 전체 1순위 지명권을 획득했고 안양 KGC-서울 삼성-고양 오리온-서울 SK-원주 DB-부산 KT-전주 KCC-인천 전자랜드-울산 현대모비스 순으로 지명 순서가 정리됐다.
30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는 2순위와 마지막 10순위 지명을 할 수 있는 KGC와 현대모비스가 만났다. KGC는 지난 시즌에 이어 2년 연속 2순위에 당첨됐다. 지난해에는 사실상 전체 1순위나 다름 없는 변준형을 뽑았다. 디펜딩챔피언 현대모비스에게 상위 순번은 딴 나라 얘기. 우승 경험이 많은 현대모비스는 함지훈, 이대성 등 10순위 신화들을 많이 배출한 팀이다.
신인 지명을 앞둔 양팀 감독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먼저 KGC 김승기 감독은 "2순위에 당첨된 것만 해도 매우 운이 좋은 일"이라고 하며 "지금은 드래프트가 아닌 경기(현대모비스전)만 고민하고 있다"고 말하며 말을 돌렸다.
현재 고려대 박정현의 1순위 지명이 유력한 가운데 2순위 후보로는 연세대 센터 김경원과 성균관대 센터 이윤수가 꼽힌다. 김경원은 수비, 이윤수는 미들슛 등 공격이 좋은 유형. 김 감독은 "선수들의 장단점이 있다. 계속 생각중이다. 아마 지명 당일까지 고민이 이어질 것 같다. 여기저기 선수들에 대해 많은 정보를 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팀이라면 모르겠지만, 현대모비스 유재학 감독이라면 어떤 원석을 10순위에 지명할까 관심이 모아진다. 유 감독은 "사실 이번 드래프트에서는 함지훈, 이대성 같은 선수들을 뽑을 수 있을가 잘 모르겠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이번 드래프트 참가 인원들을 놓고, 농구계에서는 당장 주전으로 뛰기 힘든 선수들이 많다는 평이 많다. 유 감독은 "우리는 순서를 정리해놓고, 앞에서 다른 팀들이 선택한 후 남은 선수들 중 최선을 뽑아야 한다"고 하면서도 "후순위라면 아무래도 즉시 전력보다 미래 가능성을 보고 뽑는 게 낫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유 감독이 눈여겨보고 있는 선수는 유일한 고졸 출신 참가자인 안양고 센터 김형빈. 아직 다듬어지지 않았지만 2m인데 아직도 키가 크고 있다는 얘기가 있다. 유 감독은 "그 선수가 우리 차례까지 올까"라고 하며 웃고 말았다.
울산=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