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3전승 아니면 아무 의미가 없다.
제주 유나이티드, 진짜 벼랑 끝에 서있다. 시즌 중반부터 K리그2 강등 위기라는 얘기가 나왔지만, 그 때마다 제주와 최윤겸 감독은 "아직 경기가 많이 남아있다"며 녹록지 않은 상황을 애써 외면했다.
하지만 이제는 창단 후 첫 강등이라는 최악의 상황에 마음의 준비를 해야한다. 27일 경남FC와의 외나무다리 매치가 결정타였다. 무조건 승점 3점을 가져와야 했지만,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2대2로 비기며 승점 1점 추가에 만족해야 했다.
3경기 남은 상황, 제주의 승점은 24점이다. 11위 경남과 5점 차, 10위 인천 유나이티드와 6점 차이다. 산술적으로 뒤집기 불가능한 점수는 아니다. 제주가 3전승을 할 경우 9점을 더하면 33점이 된다. 인천과 경남이 지금 상태에서 승점을 더 쌓지 못하면 역전이 된다.
하지만 흐름상 그런 최상의 시나리오가 나올 가능성은 많지 않아 보인다. 경기력 자체가 들쭉날쭉하다. 최근 5경기 승리가 없다. 2무3패로 부진한 팀이 하루 아침에 달라질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힘들다. 윤빛가람이 상주 상무에서 전역한 후 팀에 합류해 기대를 모았지만, 처음만 반짝하고 상승 효과가 사라졌다.
당장 내달 2일 열리는 인천과의 경기부터가 고비다. 올시즌 상대 전적 2무1패로 근소한 열세이긴 했지만, 최근 인천은 완전히 다른 팀이 됐다. 강등권 탈출에 대한 의지와, 유상철 감독의 투병 사실이 선수단을 똘똘 뭉치게 하며 강력한 경기력을 뽐내고 있다. 만약, 제주가 인천전에서 승점 3점을 챙기지 못한다면 남은 두 경기 결과와 관계 없이 자포지기할 확률이 매우 높다.
인천전에서 승리한다 하더라도 그 다음 상대는 수원 삼성. 올시즌 수원전 3전패다. 여기에 시기적으로도 좋지 않다. 수원전은 A매치 휴식기 후 내달 24일 열린다. 이 때는 FA컵 결승전에 모든 걸 건 수원이 이미 대회를 마친 후다. FA컵 결승전은 내달 6일과 10일 홈 앤드 어웨이로 열린다. 결승전 후 수원 선수단이 충분하게 체력을 회복할 시간이 주어진다. 수원이 우승을 한다고 가정할 경우, 홀가분해진 선수들이 제주전에서 더 좋은 경기력을 발휘할 가능성이 높다.
제주 자체 전력을 떠나 상대팀들이 승점을 못가져가길 바라기만 하는 것도 힘든 일. 인천과 경남은 동기부여가 확실하다. 하지만 나머지 파이널 B그룹 상대팀들은 상대적으로 이기고자 하는 마음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강등권에 내려갈 일도 없고, 이겨도 크게 달라지는 게 없기 때문. 인천은 제주전 후 상주와 경기를 한다. 경남은 상주전에 이어 성남을 만난다. 인천과 경남은 마지막 라운드 맞대결을 벌인다. 분위기로는 두 팀이 승점을 쌓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끝까지 박빙의 승부를 벌이다 마지막 일전으로 10위와 11위를 나눠가질 확률이 높다. 제주는 3전승이 아니라면 그 틈에 끼어들 수 있는 확률이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