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2017~2018시즌 중반기를 넘어가면서 아르센 벵거 전 아스널 감독이 그만 물러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2000년대 중반 무패우승을 달성하며 프리미어리그의 격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던 벵거 감독이지만 팀이 우승은커녕 유럽챔피언스리그 진출권에도 도달하지 못하는 현실에 대한 책임을 '아스널 벵거'가 져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빅4와 비교할 때 성적이 좋지 못했던 건 사실이지만, 벵거 후임으로 구너스에 부임한 우나이 에메리의 아스널과 비교할 때 벵거의 말년 시기를 '최악'으로 규정하긴 어려워 보인다.
아스널은 벵거 감독이 지휘봉을 휘두른 마지막 리그 48경기에서 팀은 27승을 거뒀다. 93골을 넣었고 18번의 클린시트(무실점 경기)를 기록했다. 에메리는 같은 48경기에서 25승, 88득점, 10회 클린시트를 각각 기록했다.
직접 비교가 어려운 경기력은 둘째 치고 '기록'상으로도 에메리의 아스널이 더 낫다고 보기 어렵다. 아스널 수뇌부는 에메리 감독에게 힘을 실어 주기 위해 지난 1년 반 동안 이적료 2억 파운드 이상을 투자했다. 니콜라 페페 한 명에게만 7200만 파운드를 들였다.
리버풀 출신 해설위원 제이미 캐러거는 "에메리 감독을 적절한 타이밍에 선임했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감독이 바뀐 뒤 나아진 게 없다는 거다. 무엇이 달라졌나? 나는 모르겠다. 오히려 지금 더 나빠진 것만 같다"고 0대1로 충격패한 셰필드 유나이티드전을 마치고 말했다.
에메리 감독은 전 라운드 크리스털 팰리스전을 2대2 무승부로 마치고 새로운 어젠다와 마주했다. 주장 그라니트 샤카가 후반 교체아웃되면서 야유를 하던 홈팬들을 향해 욕설을 내뱉었다. 에메리 책임론이 불거진 상태다.
이른 감이 있긴 하지만 일부 매체에선 벌써 에메리 감독 후임 기사를 올리고 있다. 막시밀리아노 알레그리 전 유벤투스 감독, 티에리 앙리 전 AS모나코 감독 등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