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2019년 KBO리그는 '두산 천하'로 마무리됐다. 과정은 기적, 그 자체였다. 사상 유례 없는 2위 팀(SK 와이번스)과의 상대전적 우위에 편승한 정규시즌 우승, 두 차례 '9회 말 끝내기 승리'와 한 차례 연장 승리 등 KBO리그 통산 8번째 한국시리즈 4연승 우승의 대기록을 작성했다.
최근 5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해 3차례 우승, 2차례 준우승을 거둔 두산은 명실상부 2010년대의 팀으로 자리매김 했다. '어우두(어차피 우승은 두산)'란 신조어는 어김없이 2019년에도 통했다.
OB베어스 시절 포함 통산 여섯 번째 우승을 달성한 두산은 역대 최다우승에서도 2위 삼성 라이온즈(8회)와 1위 KIA 타이거즈(11회·해태 시절 9회 포함)에 각각 2회차와 5회차로 따라붙었다.
하지만 2000년대(양대리그 제외)만으로 따지면 네 차례 우승으로 SK 와이번스와 공동 2위다. 7회 우승에 빛나는 삼성을 3회차로 추격했다.
2011~2014년 삼성 왕조를 무너뜨린 것이 두산이었다. 2015년 SK 배터리코치였던 김태형 감독이 두산 지휘봉을 잡자마자 막혀있던 우승의 혈이 뚫렸다. 물샐 틈 없는 수비력과 뛰는 야구, 일명 '발야구'로 번번이 고배를 마신 한국시리즈를 품었다. 2016년에도 3할이 넘는 주전타자 6명의 활약으로 정규시즌 팀 타율 1위(0.298)의 파워를 그대로 한국시리즈에서도 보여줬다. 무엇보다 내외야를 가리지 않는 강력한 수비력은 두산의 트레이드마크가 됐다.
이제 두산에 왕조라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게 됐다. 최근 6년만 따지면 두산이 한국시리즈를 우승한 최다 팀이기 때문이다. 두산이 무서운 건 선수들에게 '우승 DNA'가 녹아들고 있다는 것이다. 허경민 박건우 정수빈 박세혁 등 기량이 절정에 오를 군필, 20대 후반 선수들에다 함덕주 류지혁 이형범 등 군필, 20대 초반 선수들까지 신구조화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다. 결국 '에이징 커브'가 언제 올 지 예상할 수 없지만 올해 1982년생들이 주춤했듯이 서른 일곱으로 가정했을 때 향후 10년간 외국인투수만 잘 영입하면 계속해서 상위권을 유지할 수 있는 전력을 갖추게 된다는 계산이 선다. 두산 스카우트 파트의 전문성은 이미 업계에서도 정평이 나 있기 때문에 유망주들이 계속해서 공급되면 두산은 해태와 삼성 이후 강력한 왕조를 구축할 팀으로 팬의 뇌리에 기억될 것이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