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험난한 첫 승 도전, 부산 BNK는 언제 달콤한 맛을 보게 될까.
힘든 여정이 예상됐지만, 확 바뀐 팀 컬러에 기대감도 생겼었다. 그러나 현실은 냉혹했다. 개막 3연패. 야심차게 여자프로농구에 발을 들인 BNK의 시즌 초반 성적표다.
BNK는 26일 아산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2019~2020 하나원큐 여자프로농구 아산 우리은행전에서 42대74로 대패했다. 부천 KEB하나은행과의 공식 개막전, 청주 KB스타즈와의 홈 개막전에 이어 3연패에 빠지고 말았다.
성적도 성적이지만, 흐름이 좋지 않다.
지난해 WKBL 연맹 위탁 운영으로 한 시즌을 버틴 BNK 선수단은 엄청난 지원을 해주는 새 주인을 만났다. 역대 최초 여성 지도자들(유영주 감독, 최윤아-양지희 코치)로만 코칭스태프를 꾸렸고, 젊은 선수 위주의 세대 교체 의지도 천명했다. 시작은 힘차게 '으X'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하지만 시작이 꼬였다. 그나마 전력이 비슷한 KEB하나은행과의 개막전에서 2점차로 석패했다. 농구보다 그룹 회장님의 경기 중 벤치 등장으로 화제가 됐다. 그 다음은 디펜딩챔피언 KB스타즈. 하지만 선수들이 새 홈구장 BNK센터 개장 경기라 초반 이를 악물고 뛰었다. 대등한 경기를 하며 희망을 보여주는 듯 했다. 하지만 마지막 집중력 싸움에서 젊은 선수들이 노련한 KB스타즈 선수들을 당해내지 못했다.
두 번의 패배에 개막 전 바짝 올랐던 선수들의 사기는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주전급인 진 안, 이소희가 부상으로 팀을 이탈했다. 우리은행전 경기는 암흑기 시절 구리 KDB생명 때와 다를 게 없이 허무하게 끝났다.
BNK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베테랑 한채진과 조은주를 떠나보냈다. 구단의 이 선택에는 함부로 이의를 제기하면 안된다. 언제까지 베테랑 선수들로만 팀 운영을 할 수는 없다. 안혜지-구 슬-노현지 등으로 언젠가는 해야할 리빌딩 작업이었다.
하지만 젊은 선수들의 패기만으로 강팀들과의 경기를 잡아내기 쉽지 않다. 특히 경기 승부처 중심을 잡아줄 선수가 없으니, 잘 싸우다가도 무너지고 만다. 가드 안혜지가 득점에서는 많이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리딩에서 한계점이 명확히 보인다. 베테랑 정선화가 코트에 투입되면 그 역할을 해줘야 하는데, 몸상태가 완전치 않다. 이럴 때 벤치의 영향력이 발휘돼야 한다.
개막 3연패로 자신감이 떨어진 선수들, 다음 상대인 용인 삼성생명전도 쉽지 않아 보인다. 삼성생명은 지난 시즌 준우승팀으로 올해도 안정적인 전력을 과시하고 있다. 1라운드 마지막 상대 인천 신한은행이 그나마 해볼만 한 팀으로 분류되지만, 신한은행도 김단비가 햄스트링 부상을 털고 돌아와 만만히 볼 수 없다. 신한은행 정상일 감독은 지난해 BNK 선수들을 데리고 시즌을 치렀기에, 누구보다 이 팀을 잘 안다.
경험이 부족한 선수, 코칭스태프 구성이기에 첫 승을 얼마나 빨리 달성하느냐에 따라 향후 행보가 결정될 듯. 첫 승에 대한 부담을 덜어야 마음껏 코트를 휘저을 수 있다. 개막 연패가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BNK의 첫 시즌은 더 험난해질 수밖에 없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