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상황에 따라 이용찬까지 대기한다"
두산 베어스가 한국시리즈 4차전 총력전을 준비한다. 두산은 1~3차전에서 모두 이기며 3연승을 달렸다. 이제 통합 우승까지 1승만 남겨뒀다. 26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키움 히어로즈와의 한국시리즈 4차전까지 무조건 잡겠다는 계산이다.
김태형 감독은 3차전이 끝난 후 인터뷰에서 총력전을 예고하며 "상황에 따라 이용찬까지 대기한다"고 밝혔다. 이용찬은 두산이 이기는 상황에서 길게 쓸 수 있는 투수다. 3차전에서 7회에 나와 경기를 끝까지 책임지며 3이닝동안 투구수 30개를 기록했다. 하지만 4차전에서 다시 한번 이길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온다면 주저없이 이용찬이 몸을 풀 것으로 예상된다. 김태형 감독 스타일상 단기전에서는 매 경기 총력전만 펼친다. 이미 3승으로 여유가 있다고 해도, 느슨해질 필요는 없다. 만약 4차전을 다소 여유있게 운용해 키움에게 1승을 내준다면, 5차전부터는 전혀 다른 분위기가 펼쳐질 수 있다. 특히 키움은 한번 분위기를 타면 무서워지는 젊은 팀이기 때문에 이부분을 가장 경계하고 있다.
4차전 선발 투수는 유희관이다. 한국시리즈 경험이 워낙 많고, 정규 시즌 막판 컨디션이 괜찮았다. 하지만 유희관도 정규 시즌 종료 이후 오랜만의 실전 등판이기 때문에 변수는 남아있다. 또 이런 단기전에서는 상대 타자들이 전력으로 나오기 때문에 언제든 비상 상황은 발생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도 두산의 불펜에는 다소 여유가 있다. 3차전에서 세스 후랭코프+이용찬 단 두명의 투수로 경기를 끝냈기 때문이다. 최근 컨디션이 괜찮은 함덕주나 이형범을 비롯해 이현승 김승회 윤명준 권 혁에 이용찬까지 나올 수 있다면, 키움 불펜의 물량 공세에 크게 밀리지 않을 수 있다.
두산은 2016년 NC 다이노스와의 한국시리즈에서도 4승무패로 끝낸 기억을 가지고 있다. 당시에도 더스틴 니퍼트-마이클 보우덴-장원준-유희관으로 이어지는 '판타스틱4' 선발진이 호투로 밑거름을 깔아주면서 가능했던 4연승이다. 그만큼 단기전에서 마운드 특히 선발 투수의 역할은 중요하다. 당시 선발 중 현재 남아있는 선수는 유희관 뿐이다.
유희관은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의 부진을 올해 반드시 만회하겠다는 각오다. 최상의 시나리오는 팀이 통합 우승을 확정짓는 경기에서 승리 투수가 되는 것이다. 유희관은 "지난해의 부진이 내게는 크게 다가왔다. 올해는 절치부심의 심정으로 준비했다"며 다짐했다.
고척=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