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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장성규vs백종원vs펭수"…유튜브 달구는 예능 1인자 다툼(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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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2018년 초등학생 장래희망 순위에서 유튜버(5위)는 가수(8위)와 프로게이머(9위)를 앞섰다. 이미 콘텐츠의 중심이 유튜브로 옮겨진 시대다. 유튜브를 중심으로 한국 예능 1인자를 꼽으면 어떻게 될까. 적어도 올해만큼은 '국민 MC'들의 이름을 찾아보기 어려울 것 같다.

대부분의 프로그램 시청률이 10%를 밑도는지금, 시청률보다 화제성과 웹상의 뷰수가 중요한 시대다. 분야별 간판급 유튜버들의 사회적 입지는 유명 방송인들 못지 않다. 유튜버들의 지상파 진출, 현직 연예인들의 유튜브 진출도 활발하게 교류되고 있다. 다시보기(VOD) 판매에 집착하던 방송사들은 앞다퉈 독점 콘텐츠를 유튜브에 공개하고 있다.

콘텐츠의 화제성부터 아이돌 못지 않은 인기와 충성도, 파생효과까지 고려했을 때 올해의 예능인은 누가 될까. 장성규와 백종원, 그리고 펭수라면 어떨까.

▶장성규, 뜻밖의 정통파 방송인

지난 4월 JTBC를 퇴사한 장성규는 2019년 가장 바쁜 방송인이다. 올해 고정 출연한 프로그램 수가 두자릿수를 넘겼다. 친정 JTBC 외에도 TV와 라디오를 가리지 않고 활약중이다. 방영중인 프로그램도 6개다.

하지만 올해 장성규의 대표작은 단연 유튜브 콘텐츠 '워크맨'이다. 비록 입사 초기부터 화제를 모은 장성규지만, 관계자들은 "'워크맨'이 아니었다면, 장성규가 지금 위치에 오르지 못했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장성규는 JTBC 아나운서를 거쳐 MC 겸 방송인으로 활동중이다. 행적만 놓고보면 정통에 가깝다. 하지만 주무기는 '아는형님' 장근석 코스프레를 비롯한 '저세상 애드리브'다. 최근 '마이리틀텔레비전(이하 '마리텔') V2'에서는 '선넘규(선 넘는 장성규)' 캐릭터를 확보했다.

유튜브 예능 분야에서도 선구자에 가깝다. '짱티비씨'로 불리는 JTBC 유튜브 콘텐츠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해왔기 때문. 장성규의 활약 속에 '짱티비씨'는 JTBC 자회사 스튜디오 룰루랄라로 발돋움했고, 이후 '와썹맨'과 '워크맨'을 잇따라 히트시켰다.

장성규의 프리랜서 선언 직후 론칭된 '워크맨'은 그를 차세대 방송인에서 단숨에 현실 대세로 올려놓았다. 사실상 장성규의 리얼리티 모노드라마에 가까운 '워크맨' 채널의 구독자수는 약 310만명에 달한다. 최다 조회수를 기록한 '에버랜드 편' 1화는 1200만뷰를 넘겼다.

'워크맨'의 대성공은 몰아치는 편집과 짧은 러닝타임에 있다. '워크맨'은 최소 5~6시간 이상, 때론 하루종일 촬영된다. 하지만 러닝타임은 길어야 12~3분을 넘기지 않는다. 그만큼 재미있는 요소만 쏙쏙 뽑아내는 셈. '워크맨'이 JTBC를 통해 1시간 이상 길이의 예능으로 방송될 경우 재미있을지 의문이다.

▶백종원, 방송·유튜브 다 잡는 거물 방송인

백종원의 유튜브 '백종원의 요리비책'은 올해 6월 개설됐다. 개설 직후 구독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현재는 약 290만명이 백종원의 유튜브 채널을 지켜보고 있다. 뷰수가 가장 높은 '초간단 김치찌개 백종원 레시피'는 558만뷰를 넘어섰다.

사업가인 백종원의 행보는 방송계의 '선'을 넘는 장성규보다 훨씬 정통파 방송인에 가깝다. 2014년 EBS '세계견문록 아틀라스'를 시작으로 방송계에 본격 입문한 백종원은 '한식대첩', '마리텔', '집밥 백선생', '3대천왕', '푸드트럭', '골목식당', '스트리트푸드파이터(이하 '스푸파')' 등에 꾸준히 출연해왔다.

유튜브 진출 당시 그는 "내 이름을 건 요리 레시피에 잘못된 정보가 많아 직접 수정하는 차원에서 개설했다"고 밝힌 바 있다. 취지만 보면 '마리텔'이나 '집밥 백선생'과 유사한 셈이다. 다양한 식재료 경험에 요리 솜씨, 식당 운영 능력까지 더해 전문 방송인도, 요리인(셰프)도 아님에도 자신만의 확고한 콘텐츠가 눈에 띈다. '마리텔'로 검증된 시청자(구독자)와의 소통 능력이나, '양파 농가 응원', '사과 농가 응원'을 내세운 연재도 돋보인다. 여기에 '푸드트럭'이나 '골목식당'에서 드러나는 사업가로서의 식당 운영 노하우를 전달하거나, 각종 프로그램 촬영 도중 짬을 내어 찍은 현지 먹방 영상 등도 추가되며 종합 음식 콘텐츠 채널로 거듭났다.

▶펭수, 유튜버 계의 이단아

장성규와 백종원이 각기 다른 정통성 측면을 지닌 크리에이터라면, 펭수는 유튜버 중에서도 이단아로 꼽힐만하다.

일단 인간이 아니다. 펭수는 올해 4월 EBS 유튜브 채널 '자이언트 펭TV'의 주인공으로, 설정상 남극에서 온 10살의 펭귄이자 EBS의 유튜버 연습생이다.

셋 중 가장 늦게 주목받았지만, 팬들의 충성도만큼은 부럽지 않다. 구독자수는 약 28만명, 가장 큰 화제가 됐던 'E육대(EBS 육상대회)' 1부 영상은 업로드 한달 만에 110만뷰를 넘겼다.

펭수는 EBS가 자체 제작, 디자인한 독자적인 캐릭터다. 사백안이 돋보이는 독특한 표정이나 EBS 김명중 사장의 이름을 외치는 등의 돌발 행동을 통해 확립한 캐릭터성이 돋보인다. EBS는 올해 중 파생 상품(MD)의 판매를 준비중이다.

펭수의 유튜브는 사실상 유튜버나 아이돌의 그것에 가깝다. 펭수의 일상을 담은 브이로그부터 '워크맨'을 연상시키는 현장 실습, 무대 직캠 영상,번개맨과 뽀로로 등 EBS 선배 캐릭터들과의 촬영 비하인드 등 다양한 분야의 콘텐츠가 돋보인다. 최근에는 지상파 TV와 라디오에 출연하고, 지방 팬사인회 투어를 여는 등 EBS에 얽매이지 않는 활동도 시작됐다.

▶기존 예능 1인자들은?

'유느님'으로 불리는 유재석은 '국민MC'로 불릴만한 기존의 대세 방송인들 중 가장 발빠른 행동에 나섰다. '무한도전' 김태호 PD와 다시 만난 '놀면 뭐하니'가 파일럿 단계에서 유튜브로 먼저 선을 보였을 정도다.

'유플래쉬(드럼)', '유산슬(트로트)' 등의 코너가 조금씩 인기를 얻고는 있지만, 김태호와 유재석의 만남이란 기대치에는 다소 미치지 못하고 있다. TV 콘텐츠의 벽을 좀처럼 깨뜨리지못했다는 평. 론칭 초기 폭발적으로 늘어났던 구독자 수는 32만명쯤에서 정체되고 있다. 최다 조회수(278만뷰)인 1편을 비롯해 조회수 톱5가 모두 파일럿 방송 때의 영상이라는 점은 유튜브 콘텐츠로의 추가적인 매력을 보여주지 못했음을 드러낸다.

유재석 외 강호동이나 전현무, 신동엽 등 주요 MC들의 활동은 없다시피 하다. 다만 CJ ENM의 나영석 PD가 효과적인 유튜브 활용을 선보여 주목받고 있다. 이미 '신서유기'를 통해 웹예능 콘텐츠를 정착시켰던 나영석 PD는 최근 '아이슬란드 간 세끼'를 통해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삼시세끼'에 5분 가량 예고편을 덧붙이고, 이후 유튜브용 콘텐츠로 가득한 본편을 채널 '십오야'에 공개하는 방식이다.

'채널 십오야'의 구독자 수는 약 90만명, 최고 조회수는 '아이슬란드간 세끼 1편(311만뷰)다. 유튜브와 TV의 공생 관계를 추구하는 만큼, 향후 이른바 '나영석 사단'의 콘텐츠와의 교류 가능성도 호평받고 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