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올해 최고의 문제작으로 개봉 전부터 극장가 폭풍을 일으킨 휴먼 영화 '82년생 김지영'(김도영 감독, 봄바람영화사 제작)이 진정성이란 뚝심 하나로 관객을 사로잡았다. 평점·댓글 테러 속에서도 꿋꿋하게 메시지를 전한 '82년생 김지영'이 10월 극장가 최고의 화제작으로 거듭났다.
24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23일 '82년생 김지영'은 13만8761명을 동원해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82년생 김지영'의 누적 관객수는 시사회 포함 14만9132명으로 기록했다.
'82년생 김지영'은 1982년 태어나 2019년 오늘을 살아가는 평범한 여자의 아무도 몰랐던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주인공 지영 역에 정유미가, 남편 대현 역에 공유가 '도가니'(11, 황동혁 감독) '부산행'(16, 연상호 감독) 이어 세 번째 호흡을 맞춰 화제를 모았다.
비단 '82년생 김지영'을 향한 관심은 캐스팅뿐만이 아니었다. '82년생 김지영'은 2016년 출간 이래 누적 판매 100만부를 돌파한 조남주 작가의 동명 베스트셀러를 영화화한 작품으로 단번에 '페미니스트 이슈'를 떠안게 된 것. 누군가의 딸이자 아내, 동료이자 엄마인 김지영을 통해 모두가 느끼고 있지만 아무도 문제인 줄 몰랐던 보통 여성의 삶을 그려낸 '82년생 김지영'은 영화가 개봉되기 전부터 젠더 갈등의 핵으로 떠오르며 입방아에 올랐다.
어느새 남성 혐오를 조장하는 문제작으로 프레임을 쓰게된 '82년생 김지영'은 일부 네티즌으로부터 집중 포화를 맞은 것. 개봉 전부터 평점을 깎아내리거나 '82년생 김지영'을 거론한 모든 기사, 글에 악성댓글로 도배가 됐다. '82년생 김지영'을 보고 응원과 지지를 아끼지 않았던 스타들 또한 무차별한 폭격을 피하지 못했다. 수지와 최우식 등 좋은 영화에 대한 감상평, 동료 배우에 대한 응원을 담은 추천이 눈깜짝할사이에 '페미 지지'로 변질됐다. 이렇듯 루머가 사실로 둔갑되고 거짓이 현실로 변하는 세상 '82년생 김지영'은 '분노의 시대'에 좋은 먹잇감이 됐다.
그럼에도 '82년생 김지영'에 참여한 모든 이들은 흔들리지 않았다. 영화의 진정성을 믿고 자신의 피땀눈물을 담아 관객에게 영화를 선보였다. 이러한 '82년생 김지영'의 진심은 테러급 논란을 정면돌파, 개봉 첫날 약 14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진심의 힘을 증명했다. 비수기 극장, 연휴 특수가 없는 수요일 개봉에도 14만명을 동원한건 상당히 이례적인 성적이다.
'82년생 김지영'에서 김지영으로 14만 관객을 울고 웃게 만든 정유미는 개봉 이튿날 자신의 SNS에 "감사합니다"라는 화답을 전하며 당당히 관객의 지지에 응답했다. 개봉 이후 더욱 격렬해질 것으로 예상됐던 젠더 논란은 영화의 메시지와 진정성으로 점차 사그라지는 모양새다. 그리고 첫날 '82년생 김지영'을 관람한 관객들은 이제 N차 관람에 돌입하거나 영혼보내기로 올해 최고의 문제작을 당당히 지지하고 있다. 분노의 시대를 잠재우는 방법은 역시 진정성이라는 걸 다시 한번 입증한 뚝심의 '82년생 김지영'이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