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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초점]'사면두가(四面斗歌)'에 빠진 키움 응원단. 홈구장 고척에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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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사면두가(四面斗歌).'

한국시리즈 1,2차전이 열린 잠실구장 관중석의 상황을 표현할 수 있는 말이다. 사방이 초나라 노래라는 뜻의 사면초가(四面楚歌)라는 사자성어에 초대신 두산의 두가 들어간 말.

이 사자성어는 초나라 군사들이 한나라에 포위된 상황에서 한나라가 항복한 초나라 병사들에게 고향 노래를 부르게 한 것에서 유래됐다. 사방에서 들리는 초나라 노래를 들은 초나라의 항우가 "한나라가 이미 초나라를 빼앗았단 말인가. 어찌 초나라 사람이 저렇게 많은고"라며 탄식을 했다고 한다. 사자성어의 상황과 키움과 두산팬들의 상황은 다르긴 하지만 키움 팬들이 사방에서 울려퍼진 두산팬들의 엄청난 함성에 기가 눌렸을 수도 있을 듯.

그만큼 키움 히어로즈 팬들은 두산 베어스 팬들에 완전히 둘러싸여 있었다. 1,2차전 모두 2만5000석의 관중석이 매진됐는데 관중석을 채운 대부분이 두산팬들이었다. 좌우측 외야석 모두 두산의 흰색 깃발이 날렸다. 키움의 응원석인 3루측 관중석도 마찬가지. 키움 응원단상쪽 내야석을 제외하곤 대부분이 자주색이 아닌 흰색 유니폼을 입은 두산 팬들이었다. 키움 응원석은 완전히 고립된 작은 섬같았다.

두산의 응원소리가 워낙 커 키움의 응원소리는 잘 들리지 않았다. 2차전서 4회말 오재일의 동점 투런포가 터졌을 때와 8회초 무사 1루서 막말 논란을 빚었던 송성문의 희생번트 병살타가 나왔을 때, 박건우의 끝내기 안타가 터졌을 때 두산 팬들의 함성은 잠실구장을 뒤덮었다.

키움이 6회초 3점을 뽑아 5-2로 앞설 때, 6회말과 8회말 위기에서 벗어났을 때 키움팬들의 환호성이 크게 울렸다. 하지만 두산의 함성에 묻히고 말았다.

3,4,5차전이 열리는 고척 스카이돔은 돔구장이라 팬들의 함성소리가 더 크게 울린다. 이미 3∼5차전의 예매는 매진된 상태다. 키움과 두산 중 어느쪽 팬이 더 많이 티켓을 구매했는지는 경기가 열려야 알 수 있다.

키움이 홈에서는 기를 펼 수 있을까. 아니면 또다시 '사면두가'에 빠질까.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