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야구는 흐름의 스포츠다.
특히 단기전 흐름에 올라타지 못하면 좋은 결과를 얻기 힘들다.
'상황' 이후 플레이와 결과가 중요하다. 두산 베어스과 키움 히어로즈는 1,2차전에서 각각 중요한 순간 파울 홈런 하나씩을 주고 받았다. 하지만 이어진 후속 결과는 정반대였다.
1차전에서는 두산 김재환이 6-6 동점이던 9회말 1사 1,2루에서 파울홈런을 날렸다. 키움 오주원의 2구째를 당겨 오른쪽 대형 타구를 만들어냈다. 비디오판독 끝 파울 선언. 끝내기 홈런이 될 뻔 했던 공에 오주원이 위축됐다. 3구째 바깥쪽 경계선상의 공이 볼 판정을 받은 후 볼넷을 허용했다. 이 볼넷이 승부의 분수령이 됐다. 1사 만루에서 오재일이 희생플라이를 친다는 기분으로 들어올린 공이 중월 끝내기 안타가 됐다. 김재환의 파울 홈런 이후 골라낸 볼넷이 소중한 1차전 승리를 가져왔다.
2차전 파울 홈런 주인공은 키움 서건창이었다. 2-0으로 앞선 2회초 2사 3루. 두산 선발 이영하의 5구째 슬라이더를 벼락 같이 잡아당겼다. 라인드라이브로 날아간 공이 오른쪽 폴대를 살짝 비껴갔다. 비디오판독 끝 파울 원심 확정. 키움으로선 4-0을 만들며 단숨에 초반 승부를 가져올 수 있었던 아쉬운 타구였다. 서건창은 아쉬움을 접고 다음 공을 잘 잡아 당겼다. 적시타가 될 뻔 한 땅볼 타구가 두산 1루수 오재일의 호수비에 막혔다.
1,2차전에서 각각 기록한 양 팀의 파울 홈런은 후속 결과가 달랐다. 벼랑 끝 희망을 이어간 두산은 4회말 오재일의 투런홈런으로 단숨에 2-2 동점을 만들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6회초 3실점 하며 패색이 짙었지만 9회말 박건우의 끝내기 안타로 짜릿한 6대5 역전승을 거뒀다. 한국시리즈 역사상 최초의 2경기 연속 끝내기 승리였다.
김재환의 파울홈런과 서건창의 파울홈런. 과정은 같았으나 후속 결과가 달랐다. 그 미세한 차이가 양 팀의 희비를 갈랐다.
잠실=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