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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확신을 가져라"…박세혁의 처음, 2017년 1차전을 기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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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2017년 한국시리즈. 정규 시즌을 2위로 마치며 아쉽게 역전 우승에 실패한 두산 베어스는 우승팀 KIA 타이거즈와 맞붙었다.

플레이오프에서 NC 다이노스에 1차전을 내주고도 3연승을 달리며 적지 마산에서 한국시리즈 진출을 확정지은 두산은 3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분명한 목표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두산은 당시 주전 포수였던 양의지가 1차전에서 수비를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플레이오프때부터 허리가 좋지 않았던 양의지가 결국 지명타자로 출장했고, 백업 포수 박세혁이 한국시리즈 1차전 선발 포수라는 어마어마한 중책을 맡았다.

박세혁은 지금도 그날을 가장 잊을 수 없는 경기 중 하나로 꼽는다. 박세혁은 "그때 광주 구장의 분위기는 태어나서 처음 느껴보는 압도감 자체였다. KIA팬들이 가득 들어찼고, 타구 하나하나에도 관중들의 반응이 엄청났다"고 돌아봤다.

데뷔 첫 한국시리즈 출전.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와 배터리 호흡을 맞춘 박세혁은 침착하게 경기를 끌어나갔다. 5-0으로 두산이 리드하며 승리가 점쳐지다가, 5회말 로저 버나디나에게 3점 홈런을 맞기도 했지만 결국 두산은 5대3으로 1차전을 잡았다. 중압감이 큰 원정 1차전 승리가 당시 박세혁에게는 더욱 큰 의미로 다가왔을 것이다.

그리고 4년이 흘러, 이제는 조금 다른 상황이 찾아왔다. 그사이 양의지가 팀을 떠났고 박세혁은 주전 포수로 한국시리즈에 임한다. 이흥련, 장승현 같은 백업 포수들이 있지만 현재 두산의 타선 구성상 박세혁은 반드시 해줘야 하는 선수다. 4년전에는 선배 양의지가 있었지만 이제는 박세혁이 가장 선두에 서야하는 입장이 됐다. 성공의 기쁨은 몇 배로 크겠지만, 반대로 실패의 비수도 더 크게 돌아올 수 있다. 그만큼 그때와 지금의 다른 상황이 박세혁에게는 압박과 부담이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21일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박세혁에게 "확신을 가지라"는 조언을 했다. 김 감독은 "포수가 확신을 가져야 투수가 믿고 좋은 공을 던질 수 있다. 포수가 흔들리면 안된다"며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박세혁이 가장 새겨야 할 한마디를 남겼다.

포수는 그라운드에서 유일하게 홈플레이트가 아닌 수비수들을 마주하는 포지션이다. 포수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최근 야구 흐름에서는 수비 전체를 리드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에서도 포수들의 수비와 공격 플레이 하나하나가 주목을 받았고, 한국시리즈도 결코 예외는 아닐 것이다. 4년만에 다시 한국시리즈 그라운드를 밟게 된 박세혁은 팀의 통합 우승을 이끌어낼 수 있을까. 기대가 된다.

잠실=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