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대표팀 현장스케치]'샌프란', 'M중'...'유쾌한' 김경문호의 훈련 풍경

by

[수원=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잘 되는 집안은 분위기 부터 다르다.

프리미어12 대회 준비를 위해 소집 훈련 중인 대표팀. 말 그대로 화기애애 하다.

포스트시즌 탈락팀 선수들 12명만 모여서 진행하는 미니 캠프지만 분위기는 이미 '원팀'이다. 감독과 코치들, 그리고 선수들 모두 똘똘 뭉쳐 으›X으›X 하며 분위기를 끌어 올리고 있다.

대표팀은 16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오전 11시부터 2시간 동안 훈련을 소화했다. 김경문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와 12명의 선수가 참가해 가볍게 몸을 풀고 캐치볼과 필딩, 배팅 훈련 등을 소화했다. 훈련하기 딱 좋은 따사로운 가을 햇살이 함께 한 날. 맑은 하늘 만큼 훈련 분위기도 쾌청했다.

코칭스태프와 선수들 사이에는 격의 없는 대화가 오갔다. 선수들 사이에도 친밀감이 넘쳤다. 수장인 김경문 감독부터 달라졌다. 권위를 내려놓고 소통에 팔을 걷어 붙이고 나섰다. 평소 엄한 사령탑으로 유명했던 김 감독은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앞세우고 있다. 김 감독은 "내 큰 아이가 서른이 넘었으니 사실 여기 모인 선수들은 다 아들 뻘이다. 내가 먼저 선수들에게 편하게 다가가려고 한다. 개그맨이라도 하려고 한다. 마음을 모아 마지막에 함께 웃을 수 있도록 하겠다. 훈련 5일째지만 현재까지 진행 상황은 괜찮다"며 웃었다. 실제 김경문 감독은 막내 강백호에게도 다가가 "수비 훈련 많이 했느냐"며 먼저 말을 건넸다. 이날 불펜 피칭 30개를 마친 문경찬에게도 "네가 가장 먼저 나가야 한다"며 어깨를 두드려주기도 했다.

해설위원 출신들이 많은 코칭스태프도 권위 보다는 유쾌한 소통을 앞세운 부드러운 리더십의 소유자들이 대부분이다. 김경문 감독은 "이종렬, 최원호, 진갑용, 김재현, 김종국 코치 등 모두 재미있게 선수들과 소통을 해나간다. 다 모여 있으면 웃을 일이 참 많다"고 대표팀 내 밝은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 내야 펑고를 쳐주던 김종국 코치는 양의지를 향해 "M중"이라고 외친 뒤 펑고를 쳤다. 황재균에게는 "샌프란"하고 펑고를 쳤다. 김 코치는 "양의지는 제 중학교(무등중학교) 후배라"라며 웃었다. 황재균은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출신이란 뜻으로 부르는 별명이다. 정작 황재균 본인은 "사실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얼마 안 있었다. 굳이 부르려면 SAC라고 불러야 하는데…"라며 머쓱하게 웃었다. SAC는 샌프란시스코 트리플A 새크라멘토의 약자다. 황재균은 "발도 있다. 발"이라며 배팅 훈련 중인 김현수를 바라봤다. '발'은 김현수가 미국에서 뛰던 볼티모어(BAL)의 약자를 '한국발음'으로 부른 우스갯소리다.

고참급 1987년생 동기생들의 끈끈함도 케미스트리 상승에 큰 힘이다. 양의지 황재균 차우찬 원종현 민병헌 등이 주인공. 황재균은 "우리는 이번이 마지막이 아닐까 싶다. 어릴 때 부터 워낙 잘 알고 친했던 친구들이라 편하고 재미있다. 참 신기하게도 우리는 늘 대표팀 막내급이었는데 나이를 먹긴 했나보다. 어느덧 고참이 돼 있더라"며 "많이 이야기 하고 분위기를 재미있게 이끌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현수가 말로 소통을 많이 하는 만큼 덕아웃 중심을 잡아줄 것"이라며 후배 주장을 도와 원팀을 만드는데 역할을 하겠다는 뜻을 비쳤다.

위로는 김경문 감독부터 아래로 막내 강백호 까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훈련을 진행중인 대표팀. 국제대회에서 덕아웃 분위기는 경기력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다. 그런 면에서 웃음과 농담과 시끌벅적함이 오가는 대표팀 훈련장 분위기는 바람직 하다. 김경문 호가 첫 단추를 잘 꿰고 힘찬 출발을 시작했다.



수원=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