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준플레이오프에서 키움 히어로즈와 LG 트윈스의 마운드 스타일은 확실히 달랐다.
둘 다 선발과 불펜이 모두 좋은 데 운영 방식은 달랐다.
LG가 호투하는 선발 투수들을 길게 끌고 간 반면, 키움은 빠르게 투수를 교체하며 많은 불펜 투수들을 투입했다. 확실한 에이스급 투수가 있는 LG와 불펜 평균자책점 1위인 키움의 장점이 드러난 기용법이다.
1차전서 LG는 선발 타일러 윌슨과 고우석 둘만 나왔다. 윌슨이 초반부터 여러 위기를 맞았지만 실점을 하지 않는 노련한 피칭을 했다. 불안했던 피칭이 후반으로 갈수록 안정되자 류중일 감독은 윌슨을 계속 기용했다. 결과는 8이닝 8안타 무실점. 9회에 곧바로 고우석을 올렸지만 박병호에게 끝내기 홈런을 맞았다.
반면, 키움은 6회까지 노히트 노런으로 호투한 선발 제이크 브리검이 7회에 2사 1,2루의 위기에 몰리자 조상우를 투입하는 승부수를 띄우면서 빠르게 불펜으로 전환했다. LG 류중일 감독이 "나였다면 브리검을 그대로 놔뒀을텐데"라고 말할 정도로 빠른 교체였다. 이후 김상수 오주원을 투입하며 LG 타선을 끝까지 무실점으로 막아 1대0 승리.
2차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이번엔 키움은 더 빨리 선발을 내렸다. 전날 단 2안타에 그친 LG 타자들이 선발 에릭 요키시의 공을 제대로 맞히면서 계속 점수를 뽑았던 것. 경기전 장정석 감독은 "승부라고 생각하면 5회에도 불펜을 가동하겠다"라고 했는데 3회에 안우진이 올라왔다. 정규시즌처럼 롱릴리프가 2∼3이닝을 막는 게 아니라 많은 투수들이 전력피칭을 하며 짧게 끊어가는 전략을 썼다. 요키시가 3점을 줬지만 이후 나온 불펜 투수들이 실점을 최소화한 덕분에 경기가 끝까지 접전으로 흘렀다.
LG는 선발 차우찬이 7이닝동안 단 1실점으로 막았다. 105개의 공을 던진 뒤 8회부터 필승조를 올렸다. 1차전처럼 선발이 내려간 뒤 점수를 내줬고, 결국 10회말 역전패를 했다.
1,2차전서 LG는 선발이 15이닝 동안 1실점을 했고, 불펜이 2⅓이닝 동안 5실점(4자책점)을 했다. 키움은 선발이 9이닝 동안 4실점한 반면, 불펜진이 10이닝 동안 1실점을 했다.
3차전도 LG의 선발과 키움의 불펜 대결이 될 가능성이 높다. 장 감독은 "시리즈를 앞두고 선발 투수들에게 5회까지 던진다는 생각으로 초반부터 전력피칭을 해달라고 주문했다"라고 밝혔다. 그만큼 불펜에 대한 믿음이 컸고, 그 믿음대로 불펜 투수들이 키움의 마운드를 받쳤다. 3차전 선발 이승호가 LG전 성적이 좋지만 큰 경기에서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모르기에 1,2차전처럼 승부처라고 생각될 때 빠르게 불펜이 투입될 가능성이 높다.
불펜진의 자신감이 떨어진 LG로선 선발 케이시 켈리가 되도록이면 길게 던져줘야 LG의 승리 가능성이 높아진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