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엉뚱하면서도 재치있고 유머러스하면서 슬픈 청춘 코미디다!"
과거의 실수로 체육관에서 허드렛일을 하며 살아가던 전직 프로 복서가 자신을 믿어주는 든든한 지원군을 만나 잊고 있었던 미완의 꿈 '판소리 복싱'을 완성하기 위해 생애 가장 무모한 도전을 시작하는 이야기를 담은 코미디 영화 '판소리 복서'(정혁기 감독, 폴룩스 바른손 제작). 3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촌동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판소리 복서' 언론·배급 시사회를 통해 첫 공개 됐다. 이날 시사회에는 한때는 복싱 챔피언이었지만 지금은 체육관의 허드렛일을 도맡아 살아가는 병구 역의 엄태구, 발랄한 에너지로 병구의 든든한 지원군이 돼 세계 최초 유일무이한 판소리 복싱을 함께 이뤄가는 신입 관원 민지 역의 이혜리, 투덜대면서도 병구를 위하는 박관장 역의 김희원, 그리고 정혁기 감독이 참석했다.
제20회 전주국제영화제, 제13회 미장센 단편영화제 등을 통해 관객과 평단으로부터 인정받은 26분 분량의 단편 영화 '뎀프시롤:참회록'(정혁기·조현철 감독)을 장편으로 각색한 '판소리 복서'는 세계 최초로 '판소리 복싱'이라는 유니크한 소재를 예측 불가한 스토리로 풀어낸 코미디 영화다. 우리나라 고유의 장단인 휘모리장단에 복싱 스텝을 결합한 기술을 가진 캐릭터를 전면에 내세운 '판소리 복서'는 기존 코미디 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흥과 전개로 색다른 재미를 선사하며 보는 이들을 배꼽 잡게 만든다.
이런 신개념 코믹 복싱 영화 '판소리 복서'는 매 작품 강렬한 연기를 보여주며 충무로에 존재감을 드러낸 엄태구와, 연기와 예능을 모두 사로잡은 연기돌 이혜리, 국보급 신스틸러 김희원이 뭉쳐 날것의 신선한 조합을 완성했다. 특히 '잉투기'(13, 엄태화 감독) '차이나타운'(15, 한준희 감독) '밀정'(16, 김지운 감독) '택시운전사'(17, 장훈 감독) '안시성'(17, 김광식 감독) 등 선 굵은 캐릭터를 맡으며 관객에게 눈도장을 찍은 엄태구는 '판소리 복서'로 생애 첫 코믹 연기에 도전, 기존의 카리스마 넘치는 이미지를 완벽히 뒤집는 반전 매력을 선사해 눈길을 끈다.
이날 엄태구는 "단편을 보고 너무 재미있게 봤다. 그리고 장편 시나리오가 내게 왔는데 너무 하고 싶어서 바로 작품에 출연하겠다고 말했다"며 "독립영화와 단편에서 어리숙한 캐릭터를 연기해봤다. 그렇지만 '판소리 복서' 속 병구는 또 다른 캐릭터로 다가왔다. 멜로는 처음인데 이혜리 씨를 보면서 최선을 다하려고 했다"고 머쓱하게 웃었다.
그는 "복싱 기본기를 배우기 위해 복싱 코치님과 함께 2~3달간 같이 연습했다. 복싱 기본기를 배운 뒤 장단에 맞춰 이 동작, 저 동작 연구했고 지금의 '판소리 복서'가 나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혜리는 "청춘들이 꼭 보길 바란다. 꿈을 꾼 사람들, 꿈을 잃어본 사람들, 꿈을 꾸고 싶은 사람들이 보면 좋은 영화지 않을까 싶다"며 "처음 시나리오를 봤을 때 '이게 무슨 이야기지?'라고 생각이 들었다. 엉뚱하면서도 재치있고 유머러스하면서 슬프기도 했다. 여러 감정이 많이 느껴져 꼭 작품을 하고 싶었다. 내게 출연 제안이 올 당시 엄태구, 김희원 선배가 출연이 결정됐다. 두 선배와 호흡을 맞추고 싶은 마음에 곧바로 출연하겠다고 결심했다"고 답했다.
이어 "장구 연습은 촬영 전 2달간 열심히 연습했다. 영화 속에서 장구를 잘 쳐 보이게 나왔으면 좋겠다. 엄태구와 멜로는 최고의 파트너를 만난 것 같다"고 수줍게 고백했다.
정혁기 감독 "사라져가는 것들의 아쉬움을 같이 공감하길 바랐다. 과거 학창시절 조현철 배우와 길을 걷고 있는데 그때 어디선가 장구 소리가 들렸다. 그 당시 조현철이 복싱을 배우고 있었는데 그 장구 소리에 맞춰 복싱 스텝을 맞추는 것을 보고 단편 모티브를 얻었다. 그리고 그때 작업이 재미있어서 장편 '판소리 복서'로 확장됐다"고 연출 의도를 전했다.
그는 "영화 속 판소리 OST는 '수궁가'를 참고했다. '수궁가'의 구절을 글자수, 음절에 맞춰 영화 속 상황을 1인칭 시점으로 맞춰 개사를 했다"고 영화 속 관전 포인트를 전했다.
'판소리 복서'는 엄태구, 이혜리, 김희원, 최준영 등이 가세했고 정혁기 감독의 첫 상업 영화 데뷔작이다. 오는 10월 9일 개봉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